과학계 유리천장 깬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사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과학계 유리천장 깬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사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개인의 운명과 세상의 방향을 결정지을 10가지 제언
팬데믹 다음 세상을 위한 텐 레슨
파리드 자카리아 | 권기대 옮김 | 민음사 | 1만8500원 | 388쪽 | 2021년 4월 16일 발행

‘과학계 유리천장을 깬 슈퍼우먼’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은 ‘이코노미조선’에 어떤 책을 추천했을까. 바로 외교 정책 자문가 파리드 자카리아가 쓴 ‘팬데믹 다음 세상을 위한 텐 레슨’이다. 김 전 장관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훑고 지나간 세계를 문명사적 시각에서 전망하는 파리드 자카리아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 편집장 출신인 자카리아는 앞선 2017년 6월에 “치명적인 질병이 세계 보건 위기를 가지고 올 것”이라고 경고한 인물이다. 그의 예측은 2년 뒤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2019년 말 시작된 코로나19는 모든 국경선을 빠르고 가차 없이 자르고 지나갔고, 모두에게 ‘가혹한 킬러’로 다가왔다. 코로나19로 일었던 잔물결은 요란한 파도로 둔갑했다. 자카리아는 “팬데믹이 초래한 경제적 손실은 대공황에 견줄 만하며, 정치적인 결과는 여러 해에 걸쳐 나라마다 다르게 펼쳐질 것”이라면서 “팬데믹이 사회와 우리 심리에 미친 영향은 그보다도 훨씬 더 오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세계화와 무계획적인 개발 그리고 자연 서식지 파괴라는 인간 활동의 반작용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제는 성장과 안전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안전벨트’를 매야 할 때라고 전한다. 또 정부의 규모를 따질 때가 아니라 ‘정부의 질’을 따질 때라며, 인프라를 단단히 잘 구축하고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저자는 팬데믹 이후, 불평등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내놓는다. 디지털 전환으로 빅테크 기업은 더욱 커지고 기술이 발전하며 인간의 일자리는 줄어든다는 것이다. 헬스케어 시스템이 잘 구축된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의 차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이, 부자와 빈자의 차이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카리아는 책 후반부에서 팬데믹 이후 외교·정치 지형도 예측했다. 그는 코로나19로 각국이 봉쇄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세계화가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동시에 미국과 중국의 ‘양강 체제’는 더욱 공고해지고, 두 나라의 갈등이 또 다른 냉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각국의 대응에 따라 팬데믹 이후 세상이 협력과 다원주의를 추구하는 세계가 될지, 극단적 민족주의와 이기심이 지배하는 세계가 될지 모른다는 말도 전한다. 

그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사람들이 힘을 합치면 혼자서 행동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고 더 튼튼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협력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것은 허황한 꿈이 아니다. 그것이 상식”이라는 것. 김 전 장관도 “위기를 겪는 지구촌에서 가장 절실한 것이 글로벌 협력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라며 “‘글로벌 거버넌스 시스템이 취약한 틈을 타 국가주의가 주도하고 있는 오늘날의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는 과제를 다시금 인지시킨다”고 말했다.

팬데믹 다음 세상을 위한 텐 레슨은 미국을 주로 다루긴 했지만, 팬데믹 시대에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더욱 시각을 넓혀 과학사 속 팬데믹을 살피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공부하고 싶다면 김 전 장관의 ‘팬데믹과 문명(2020)’을 함께 읽기를 추천한다.

안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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