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미래기술 연구센터 연구원들이 신규 개발한 생분해성 신소재의 물성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 LG화학
LG화학 미래기술 연구센터 연구원들이 신규 개발한 생분해성 신소재의 물성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 LG화학

LG화학이 ‘지속 가능성’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전 사업 영역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 폐플라스틱 자원의 선순환을 위해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부터 사용 후 수거, 재활용까지 아우르는 플랫폼을 구축했고, 국내외 사업장의 재생에너지 사용도 늘리고 있다. 이를 통해 ‘2050년 탄소 중립 성장’ 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친환경 플라스틱과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등 폐플라스틱 자원의 선순환을 위한 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사용 후 재활용(PCR) 화이트 고부가합성수지(ABS) 상업 생산에 성공한 바 있다. 이는 가전제품에 많이 쓰이는 ABS를 재활용한 것인데, 하얀색으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한 것은 LG화학이 최초다. 이전까지 ABS는 재활용하면 강도가 약해지고 색이 바래는 데다, 검은색과 회색으로만 만들 수 있었다.

썩는 플라스틱인 생분해성 신소재 개발에도 성공했다. LG화학의 신소재는 포도당 등을 활용한 바이오 100%의 생분해성 소재로, 폴리프로필렌(PP) 등 합성수지와 같은 물성과 투명성을 구현할 수 있는 유일한 단일 소재다. 기존 생분해성 소재 대비 유연성이 최대 20배 이상 개선돼 가공 후에도 투명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LG화학 관계자는 “기존 생분해성 수지의 경우 혼합 소재 특성상 불투명한 포장재 등으로 활용돼 온 만큼 친환경 포장재 업계에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2024년까지 생분해성 고분자 플라스틱(PBAT)도 상업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8년까지 2조6000억원을 투자해 충남 대산공장에 PBAT 공장 등 10개 공장을 단계적으로 건설할 예정이다. 나머지 9개 공장은 바이오 기반 원료부터 친환경 소재, 폐플라스틱 재활용, 온실가스 저감 위주로 조성된다.

LG화학은 친환경 플라스틱 생산에 그치지 않고 이를 사용 후 수거, 재활용까지 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업 모델을 만들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이너보틀과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를 재활용하는 ‘플라스틱 에코 플랫폼’ 구축에 나선 것이 그 시작이다. 이 플랫폼은 LG화학이 만든 소재를 활용해 이너보틀이 제품을 만들고, 전용 물류 시스템을 통해 수거한 뒤, 다시 LG화학이 원료 형태로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플라스틱 자원 선순환 등을 발판 삼아 LG화학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19년 배출량 수준인 1000만t(톤)으로 억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사업 성장성을 고려했을 때 2050년 LG화학의 탄소 배출량은 약 4000만t 규모로 전망되는데, 탄소 중립을 위해 3000만t 이상을 감축해야 한다. 3000만t은 내연기관 자동차 1250만 대가 1년간 배출하는 탄소량으로, 소나무 2억2000만 그루를 심어야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전 세계 모든 사업장에 ‘RE100’을 추진하고 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ESG 선도 기업으로서 재생에너지 전환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전 세계 사업장의 RE100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