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기(오른쪽) 회장의 얼굴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인상학적 특징 하나를 꼽으라면 유난히 위로 올라간 눈꼬리 주름이다. 성공 가도를 달리는 사람들 얼굴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전형적인 특징이다. <사진 : 한미약품>
임성기(오른쪽) 회장의 얼굴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인상학적 특징 하나를 꼽으라면 유난히 위로 올라간 눈꼬리 주름이다. 성공 가도를 달리는 사람들 얼굴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전형적인 특징이다. <사진 : 한미약품>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인데도 인상이 편히 읽히지 않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척 보는 순간부터 술술 인상이 읽혔다. 얼굴에 담긴 편안한 에너지 덕분이다.

임 회장은 올해 79세인데도 얼굴은 20대 청년 못지않은 탄력을 지니고 있다. 얼굴 정면은 남에게 보여주는 공생활이요, 측면은 사생활이다. 옆에서 보아도 탄력이 좋은 걸 보면 안팎으로 행복한 사람이자, 겉과 속이 한결같은 사람이다.

얼굴은 마음이고 생활이며 철학까지 보여주는 것이니, 임 회장의 마음과 생활과 철학이 이렇듯 건강하고 탄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탄력을 잃지 않는다면 그는 80대 중반까지도 현역에서 활발하게 진두지휘해 나가게 될 것 같다.

하늘의 복을 받는 마당인 이마는 훤하게 밝다. 양옆까지 탁 트인 이마는 큰 사이즈로 모자를 쓴 것 같다. 두상이 크고 둥글면 머리가 총명하다. 27세에 약국을 개업할 때 성병약으로 포지셔닝한 그의 남다른 전략과 한미약품의 글로벌 위상이 이 머리에서 나왔다. 이마 옆 부분인 변지역마가 넓으면 해외 운이 좋다.


위기 때도 R&D 투자 강화

복이 들어오는 대문인 눈썹과 눈썹 사이 명궁이 유난히 두둑하고 반듯한, 보기 드문 명궁이다. 명궁 운기에 해당되는 28세쯤에 밝은 미래가 약속돼 있었다.

눈썹이 잘 생긴 데다 차분히 누워 대인관계가 원만한데, 특히 형제들과 사이가 좋다. 아마도 일가친척을 보살피고 있을 것 같다. 눈썹의 좋은 기운으로 34세에 한미약품을 설립했다. 끝이 살짝 내려온 눈썹은 혼자서 많은 것을 감내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눈두덩이 널찍해 신뢰를 중시하며 기다리는 데 익숙하다.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될 만큼 임 회장이 추구하는 신뢰 경영의 뿌리가 여기서 자랐다.

웃을 때 작은 눈이 반짝인다. 안 보는 것 같으면서도 다 보며, 보이지 않는 것도 찾아내는 눈이다. 흔히 나이 들어 눈꺼풀이 처지면 각이 지기 쉬운데 그대로 곱게 내려왔다. 바닷속 심연까지도 뚫어보는 서치라이트 같지만 눈빛은 순하고 선하다. 넓은 눈두덩에 눈이 가늘고 길어 눈앞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단기 전략을 구사하지 않는다. 그는 성병약에서 복제약으로, 다시 글로벌 신약으로 가야 할 길을 잘도 찾아냈다. 회사가 어려울 때도 연구·개발(R&D) 투자를 줄이지 않고 오히려 투자를 늘려 마침내 대박 신화를 이끌어낸 힘이 이 눈에 있다. 눈 밑 와잠이 두툼해 좋은 자손을 뒀다.

임 회장의 얼굴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인상학적 특징 하나를 꼽으라면 유난히 위로 올라간 눈꼬리 주름이다. 40대 초반부터 성공 가도를 달리는 사람들 얼굴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전형적인 특징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성공한 사람의 인상을 분석한 결과 증명된 사실이다.

명궁이 유난히 솟고 넓은 탓에 연결되는 코뿌리가 상대적으로 가늘어 보인다. 이 부분에 해당하는 41~43세에 변화가 있었을 것인데, 40대를 관장하는 코가 반듯하고 관골이 좋아 밝은 미래를 보증한다.

콧방울이 빵빵하면 자기 것을 잘 챙기는 사람이다. 하지만 임 회장의 콧방울은 그리 빵빵하지 않다. 자기 것을 덜 챙기면서 기업을 키우고 직원들과 나눈다. 2016년 전 직원에게 1100억원 상당의 주식을 무상증여한 그의 통 큰 나눔이 바로 그 예다. 노후를 관장하는 턱이 잘 생겨 나눠줘도 말년은 계속 풍요로울 듯하다. 코끝이 살짝 내려와 미적 감각이 좋다. 사진박물관을 만든 것은 사진작가인 아내를 배려한 것이지만 예술에 대한 사랑이 한몫했을 것이다.


상생하는 에너지 지녀

탄력 있는 관골과 뺨이 둥근 턱과 균형을 잘 이루고 있다. 카리스마보다는 편안하게 상생하는 에너지다. 이가 가지런해 긍정적이며 일을 재미있게 하려 한다.

일자로 큰 입은 지퍼를 잠근 것처럼 말이 가볍지 않다. 겉으로 보이는 아랫입술은 얇지만 안으로 살집이 두둑한 것이 느껴진다. 입을 꽉 다물고 견뎌낸 시간의 흔적인 동시에 스태미나를 타고났다는 뜻이다. 장수(將帥)의 체력을 지니고 있기에 세계를 뛰어다니는 현장 경영을 해낸다. 입 양끝이 살짝 내려와 웃고 있는데도 시원하게 웃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혼자 책임을 짊어져야 했던 시간이 적지 않았다는 의미다.

미소선인 법령이 넓긴 한데 칼로 그은 듯 진하진 않다. 마음에 썩 들지 않는 것도 받아들이면서 사람과 일이 좋아 함께 가는 스타일이다. 대부분 나이 들면 법령이 뚜렷해지며 생각이 깊어져 이모저모를 골똘히 따지게 된다. 임 회장은 이를 극복한 사람이다.

임 회장의 턱 근육은 숟가락을 뒤집어 얹어 놓은 듯 앞으로 볼록 튀어나왔다. 이런 턱을 가진 사람은 ‘나는 누구보다 내 분야에서 일가견이 있다’는 자긍심을 지니고 있다.

젊은 시절 사진을 보면 턱이 벽돌처럼 탄탄하게 각을 이루고 있어 뚝심과 밀어붙이는 힘이 강했다. 파릇파릇 수염이 나 있어 처복이 있다. 이 턱이 연륜이 쌓여 둥글고 원만하게 부드러운 모습으로 변화했다. 턱에 살이 빠지면 사업이 어려워져 다른 길로 외도를 해볼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탄력이 좋았기에 70대 중반에 한국 제약 역사상 최대 규모 기술 수출로 주가 900% 폭등이라는 잭팟을 터뜨렸다.

둥글둥글 환하고 편안해 보이는 그의 얼굴을 언뜻 보면 종로 5가 작은 약국에서 시작, 오늘날 한국 최고의 글로벌 제약회사로 우뚝 서기까지의 길이 순탄했을 것만 같다. 하지만 그의 얼굴 곳곳에는 그가 얼마나 혼신의 힘을 다해 참고 인내하며 기업을 일궈왔는지 새겨져 있다.

인상은 인생의 지도다. 임성기 회장은 그가 걸어온 인생의 지도를 한 폭의 그림처럼 보여준다. 보기 드문 기업가다.


▒ 주선희
국내 첫 인상학 박사, 20여년간 대학교·정부·민간기업체에서 강의, 주요 저서 ‘얼굴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