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중견.중소기업의 정보화는 사각지대로 남았지만, 최근 몇몇기업은 정보화를 통해 근본적인 체질을 바꾸고 있다. 첨단IT인프라를 통해 표준화된 업무방식을 갖추고 더욱더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배터리 전문생산업체인 델코와 셋톱박스 전문업체인 가온미디어는 선진적인IT인프라 구축으로 글로벌경쟁력을 갖췄다.
 | 가온미디어 |  ERP 통해 원가 경쟁력 확보



 제 막 성장가도에 진입한 업체들이 신생기업의 태를 벗고 시장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시장경쟁에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이는 시장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데 늘 있기 마련인 성장곡선의 한계를 효과적으로 뛰어넘기 위한 것이다.

 경기도 성남에 본사를 두고 2001년 5월 설립된 젊은 벤처기업 가온미디어는 제1위의 디지털 멀티미디어기기 제조업체가 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에만 난립해 있는 100여 개의 셋톱박스업체들과 중국 제조업체들의 저가형 셋톱박스를 뛰어넘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가격전쟁보다 더 해결하기 어려운 것은 고객들 입맛 역시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저가경쟁으로 인한 수익률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이 원하는 신제품을 제 때 만들어야 하는 것이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가온미디어는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고 시장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관리부문이 취약한 내부업무 운영방식부터 먼저 정비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젊은 벤처기업이다 보니 내부 프로세스 관리부분이 취약해 이를 관리하고 제어할 관리 및 통제툴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회사 내부에서는 부서간 정보공유가 미흡하고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해 제품생산, 출하, 수금 처리에 혼선이 자주 발생했다. 이는 각 부서에서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영업은 별도의 시스템 없이 수작업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고, 구매·자재부서와 재무에서는 통합되지 않은 개별솔루션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떨어지는 업무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전사적인 통합 시스템이 필요했다.

 회사 관계자는 “업무별로 개별제품을 사용하다보니 부서마다 보유하고 있는 정보가 달라 생산품목 오류가 발생했고, 이에 따라 제품을 다시 제조해야 하는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를 잡지 않으면 원가 경쟁력확보는 요원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또 기존에 쓰던 시스템은 자재투입 계산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매월 제품생산을 마감한 후 일일이 수작업으로 계산해야 했다. 이렇게 수작업으로 계산하다보니 달이 바뀌고 20일이 지나서야 지난달의 자재비 산정을 마칠 수 있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었다.

 여기에다 수주, 매출, 재고관련 보고서까지 수작업으로 하니 보고서내용이 부정확해 의사결정에도 애를 먹었다. 무엇보다 물류, 회계를 통합하고 원가관리툴을 이용해 결산일을 단축시키는 것이 필요했다.

 회사 내부의 기존 업무방식을 분석한 후, 가온미디어는 자재비산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통합물류 및 회계 시스템뿐 아니라 경영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는 IT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점차 수익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새로 도입하는 시스템은 수익성 문제를 분석해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했다.

 지속적으로 이익률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이를 분석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도구가 미흡하다면 중소기업의 생명인 ‘속도경영’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판매 사무소 및 해외 제조시설 확충을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에 글로벌경영을 지원하는 요건도 갖추어야 했다.



 효과적인 프로세스 관리

 2003년 11월 가온미디어는 mySAP 올인원(All-in-One)에 기반을 둔 하이테크 솔루션인 비즈엑스퍼트(BizExpert)를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사’로 선정했다. SAP솔루션은 물류와 회계 기능을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고, 글로벌경영에 필요한 다국어 지원 서비스가 된다는 점이 선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가온미디어는 SAP의 도움으로 회사 예산, 비용 및 다양한 업무 프로세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확립했다. 프로젝트 준비, 비즈니스 청사진에 대한 워크숍, 프로젝트의 현실화 및 통합시험, 그리고 최종 준비작업 등 4단계에 걸쳐 프로젝트를 완료한 후 2004년 4월에 시스템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협력업체인 비즈테크컨설팅의 기존 구축경험을 토대로 프로젝트 기간은 예상외로 길지 않았다. 비즈엑스퍼트를 이용해 프로젝트 초기부터 구현될 모습을 미리 확인할 수 있어 프로세스 정립 및 의사결정을 신속히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스템이 가동되면서 가온미디어는 상세한 비용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예전에는 관리하기 힘들었던 수준의 원가정보를 제공하게 됐고, 각 사업부문의 수익성을 다양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다양한 보고서기능을 통해 수주, 재고, 운송중 재고, 매출, 미수금 등 전사 공통 정보를 효과적으로 공유할 수 있게 돼 업무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 물류와 회계 시스템의 통합을 통해 원가산정 기간도 예전의 20일에서 단 3일로 단축됐다.

 또 판매 및 생산 시스템의 연동으로 보다 현실적인 제품 납기일을 약속하고 납기에 대한 진행 상태를 통보할 수 있게 돼 고객만족도도 크게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 각 사업부문의 수익성 분석을 통해 최적의 제품라인업을 구성할 수 있고, 다양한 각도에서 수익성을 분석할 수 있어 수익성 개선에 한몫을 담당했다.

 가온미디어에 도입된 SAP 시스템이 글로벌경영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면서 가온미디어의 해외확장 계획도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단지 회사의 비용을 관리해 가격 경쟁력을 높인 것뿐만 아니라, 해외 판매 사무소와 제조시설 확충의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가온미디어는 시스템 구축 후 1년이 지난 지난해 ROI를 달성한 것으로 보고 경영효율성 향상을 위한 로드맵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가온미디어는 가격경쟁으로 인한 수익률 저하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신제품을 적시에 개발, 출시할 수 있는 경영인프라 갖춘 것으로 분석했다.



 | 델코 |  흩어져 있는 시스템 통합 ‘효율성 증대’



 코는 1985년 10월 경북 구미에서 설립된 배터리 제조업체로 자동차산업의 발전과 함께 기업 내·외부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대표적인 배터리생산업체다. 미국의 GM과 합작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완전무보수(MF) 배터리로 국내 배터리시장에 신개념 배터리시대의 장을 열었다.

 델코의 배터리는 전해액 회수를 극대화한 기체·액체 분리구조와 칼슘 합금으로 만들어져 수명이 다할 때까지 증류수 보충이 필요 없다. 방전이 거의 없어 액을 보충하지 않아도 되는 배터리로 사용이 편리한 것이 특징이다.

 1987년 칼슘 완전무보수 배터리 생산을 개시한 이래 국내 완성차업체는 물론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를 비롯한 전세계 시장에 공급해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잘 알려질 만큼 품질과 서비스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0년 이후에는 신규시장 개척에 더욱 주력해 최근까지 미주,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 등 전세계에 걸쳐 20여 개의 새로운 고객을 유치했다. 그에 따른 매출규모도 연간 2000만 달러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배터리 종주국이라고 불리는 미국시장에서 진출 10년 만에 거대 유통망인 ‘월마트’에 납품하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GM과 신규거래를 일궈내는 등 미국 내 매출 신장률이 74%에 달할 정도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다.

 델코는 경영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전사적자원관리(ERP)솔루션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운용해 왔다. 생산, 자재, 영업, 인사, 회계 등 기업 전 부문에 걸쳐 있는 인력, 자금 등 각종 경영자원을 하나의 통합하는 것이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IT 시스템을 통한 업무는 모든 산업분야에 걸쳐 필수요소다. 제조업의 경우 특성상 ERP솔루션을 도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델코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ERP패키지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과 달리 자체 개발한 ERP솔루션을 사용하고 있었다.

 패키지만으로는 델코가 원하는 업무환경에 잘 맞지 않아 2000년에 회사에 맞는 ERP솔루션을 자체개발하게 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스템 성능저하로 인한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연간 600만 개의 제품을 생산해 국내·외에 판매하는 회사로 성장하면서 시스템도 계속 늘어났다. 이에 따라 지난 2000년에 구축한 전산환경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드웨어의 용량은 물론 처리속도면에서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더구나 1992년 처음 개발한 시스템에 1997년 인사, 회계, 급여 등이 추가됐으며, 2000년에는 여기에 자재구매, 인사, 영업, 근태 등이 더해졌다.  또 제품주문도 늘어나 공장을 추가로 설립하는 등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이를 운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현장과 사무실, 서울사무소가 모두 무선환경을 이용하도록 돼 있었으며, 급여, 사원증, 출퇴근관리 등 모든 업무가 전산망을 이용해 이뤄지고 있어 기존의 전산환경은 이를 처리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사원증으로 사용하는 카드리더기에서 하루에만 수십만 건의 데이터가 발생하고, 이 데이터는 별도의 서버에 저장된다. 수백 명의 직원이 사용해야 하는 만큼 데이터의 트래픽은 물론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시스템의 성능이 충분치 않아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각종 데이터의 증가로 과부하

 델코의 경우 다양한 제품이 있지 않아 제품거래에 따른 업무 과부하는 발생하지 않지만 기간계 시스템 운용에 따른 과부하로 인해 속도저하 등의 문제가 생겼다. 이에 따라 효율적인 업무진행을 위한 최적의 성능을 갖춘 시스템이 필요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델코는 전반적인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성능, 신뢰성, 통합성 등을 갖춘 시스템을 통해 업무를 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게 됐다. 또 향후 기업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의 분산된 시스템과 새로운 시스템을 묶어 효과적으로 운용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델코가 새로 도입한 시스템 ‘IBM eServer i5 520’은 다양한 운영체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리눅스와 윈도우 등을 통합해 사용할 수 있다. i5 520 서버는 중소기업들이 대내·외업무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핵심 비즈니스나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는 성능과 용량을 갖췄다. 또 복잡성을 줄일 수 있으며, IT인프라를 단순화하고, 총소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 서버는 다양한 운영체제와 애플리케이션 환경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가격대비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으며, 단일서버에 여러 업무의 통합도 가능하다는 것이 한국IBM측의 설명이다.

 애플리케이션도 동시에 이용할 수 있어 여러 대의 서버를 운용하지 않아도 된다. 델코는 리눅스서버, 윈도우서버 등을 사용해 ERP와 기타 시스템을 운용했지만 i5 520 서버를 도입해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했다.

 이러한 시스템 통합으로 델코는 속도 및 성능향상은 물론 시스템 관리 측면에서도 큰 장점을 얻게 됐다. 예전에는 ERP와 근태관리, 다른 시스템의 지속적인 개발로 시스템 부하량이 늘어나면서 장비에 대한 관리와 업무처리가 더뎠지만 지금은 i5 520 서버를 도입함으로써 예전보다 효율적인 하드웨어 관리가 가능해졌다. 업무처리 속도도 약10배나 빨라졌으며 시스템 관리에 따른 시간과 관리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윈도우와 리눅스, 기간계 시스템을 통합함에 따라 최적화된 관리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하나의 서버에 시스템이 통합돼 있어 네트워크 운용자가 운용하는 서버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관리가 단순하고 스토리지 사용비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다 i5 520은 향후 5년이 지나도 시스템을 추가하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한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