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중소기업의 정보화는 사각지대로 남았지만, 최근 몇몇 기업은 정보화를 통해 근본적인 체질을 바꾸고 있다. 첨단 IT인프라를 통해 표준화된 업무방식을 갖추고 더욱더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 아이러브스쿨 |  관리 쉽고 비용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

근 방송을 통해 친구 찾기 프로그램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각박한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순수했던 동심을 떠올리며 흐뭇해지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네티즌들이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느낄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가 바로 아이러브스쿨이다.

사실 ‘아이러브스쿨’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 정도로 한때 온라인 커뮤니티의 정상에 군림했었다. 하지만 현재는 와신상담을 거쳐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최근 친구 찾기 열풍이 다시 불면서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아이러브스쿨은 이 기회를 발판으로 삼아 정상을 수복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서비스 개편을 위한 아이러브스쿨의 손길은 분주해졌다. 네티즌의 요구가 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로그인에 걸리는 시간이나 마우스를 클릭하고 페이지가 넘어가는 시간이 2초만 지나도 네티즌들은 사이트가 ‘느리다’고 불평을 터뜨린다.

아이러브스쿨은 비즈니스에 가장 밀접한 영향을 주면서,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IT 플랫폼부터 ‘혁신’을 단행하기로 했다. 핵심 시스템인 DB(데이터베이스) 플랫폼을 비용도 절감하고, 관리도 쉬운 ‘블레이드서버’로 전환하고 지난해 11월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아이러브스쿨은 이러한 네티즌의 요구를 잡지 못한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이러브스쿨 사이트를 운영하는 김현종 ILS커뮤니케이션 마케팅부장은 “로그인 속도와 페이지 로딩 속도를 개선해야 네티즌을 붙잡을 수 있었다. 그동안 사용해 오던 시스템은 이미 교체 주기에 달했기 때문에 아예 새로운 시스템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비용절감과 관리 용이성 확보

아이러브스쿨의 인프라를 개선하기로 결정하면서 세운 원칙은 비용 효율성과 관리 용이성의 확보였다. 닷컴 붐을 타고 일어난 포탈들이 폭증하는 접속량을 수용하기 위해 시스템을 무작위로 증설하면서, 곧 비효율적인 시스템 구성으로 ‘중복 투자’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 김 부장은 “먼저 효율적인 시스템 구성과 이로 인한 유연한 확장성이 새롭게 도입하는 플랫폼이 가장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점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서비스 개편을 통해 아이러브스쿨이 부흥의 전기가 될 발판을 마련하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회복세에 돌입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효율적인 인프라 투자가 아이러브스쿨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요인이 됐다.

여기에다 시스템을 증설할 때마다 매번 네트워크 환경을 새롭게 구성하거나 점점 더 복잡해지는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노력과 비용을 들이는 것을 피해야 했다. 이에 따라 오히려 초기 비용이 들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리가 용이한 플랫폼을 도입해 전체적인 운영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 아이러브스쿨의 판단이었다.

이 같은 다각도의 요건을 갖춘 서버 플랫폼을 검토한 결과 아이러브스쿨은 고성능 하이엔드 서버보다 저렴하면서도 높은 성능을 보유하고, 소형 서버보다 뛰어난 확장성과 관리 용이성을 갖춘 블레이드 플랫폼을 선택하기로 했다. 블레이드 서버는 특수 제작된 섀시에 10여 개의 서버를 한꺼번에 꽂을 수 있는 고집적형 서버다.

블레이드 서버는 이미 다양한 서버 벤더들이 출시하고 있었지만 특히 아이러브스쿨의 두 가지 원칙인 비용 효율성과 관리 용이성을 고려해 한국IBM의 블레이드센터 HS20을 선택했다.

블레이드 서버 도입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최대 접속자 집중 시간을 기준으로 1.5초가량 걸리던 기존 로그인 시간이 1초 정도로 앞당겨졌다. 또 페이지와 페이지 사이의 로딩 시간이 단축되는 효과도 나타났다.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공간은 IDC 임대비용과 운영비용 등의 절대 비용을 절감시키는 요인이 됐다. 특히 짧은 시간에 시스템 증설이 가능하다는 점은 예측할 수 없는 시스템 부하가 종종 발생하는 아이러브스쿨의 시스템 운영 환경에 가장 큰 이점을 제공한다.

| 인우기술 |  통화와 데이터를 인터넷망으로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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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 콜센터는 전화선 따로 인터넷망 따로 였다. 하지만 IP기반의 컨택센터는 인프라로 깔려 있는 인터넷망에 데이터와 함께 목소리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최근 인터넷망을 이용해 콜센터를 구축한 인우기술의 최양식 서비스사업본부 이사는 IPCC(IP 컨택센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인우기술은 SK·하나로텔레콤, 롯데·삼성카드, 인터파크 등의 고객 상담 업무를 아웃소싱하는 콜센터 전문 업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IPCC 도입을 결정, 지난 1월부터 300석 규모의 컨택센터 구축에 들어가 3월부터 가동했다.

IPCC는 인터넷프로토콜(IP) 기반으로 구축된 콜센터를 말한다. 주로 전화로 고객 상담이 이뤄지던 기존 콜센터에 인터넷 네트워크를 도입해 음성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한 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합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초기 금융권을 중심으로 도입되던 IPCC는 이제 각 산업분야로 급속히 파급되고 있는 추세다.

이는 비용절감 뿐만 아니라 IP컨택센터 솔루션이 기존 음성 전화교환기 솔루션이 할 수 없는 다양한 멀티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초창기에는 인터넷망에 목소리를 실으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통화품질 문제가 있었지만 지금은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씻은 것도 IPCC 도입이 늘어나는 이유다.

인우기술의 기존 콜센터도 이중화가 구축돼 있지 않았으며 음성, e-메일, 웹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합 지원하는 신기술 적용도 어려웠다. 또 고객별 상담이력 등 데이터의 실시간 처리도 어려웠다.

최양식 이사는 “고객별 차별화 서비스를 위한 CRM 시스템과의 연계와 센터 분산으로 인한 운영관리 및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IP기반의 컨택센터 구축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통신비 30% 절감

인우기술은 IPCC 도입 이후의 변화를 놀라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음성교환기(PBX)를 IPPBX로, 전화기도 IP전화기로 바꿔야 하지만 장기적으로 비용절감과 업무 효율성 증대를 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통신비뿐만 아니라 전용 회선비와 응답시간을 줄일 수 있어 비용 측면에서도 상당한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료는 30% 가량 절감해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콜센터에서 직접 고객별 DB의 실시간 처리가 가능하고, 고객 접수 사항들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또 전용 회선비와 응답시간을 줄이고, 상담원 교육 등도 쉽게 이뤄져 요즘 IT 업계 화두의 하나인 비용절감 목표를 실현할 수 있다.

향후 컨택센터의 확장 어려움도 해결된다. 원거리에 떨어져 있더라도 인터넷 회선을 이용, 하나의 콜센터처럼 연결함으로써 고객별 DB의 실시간 처리가 가능하다.

특히 IP기반의 컨택센터가 대세라는 점에서 인우기술이 차세대 기술을 확보해 향후 IP기반의 시대를 준비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인우기술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대 고객 영업 지원 강화, 회사 수익성과 이미지 제고를 동시에 실현하게 됐다.

| 인지컨트롤스 |  물류·회계 통합해 경영 투명성 높여

내 자동차 산업이 현재와 같은 성장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이들 업체들에게 핵심부품을 공급하는 수많은 중소기업들의 땀의 대가이기도 하다.

인지컨트롤스를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978년 설립된 이 회사는 자동차 엔진이 적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핵심부품인 서머 스탯과 워터 템프 컨트롤 등을 국산화해 국내외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169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는 최근 들어서는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엔진관리시스템, 온도·압력·속도 등을 제어하는 센서스위치, 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부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 입찰제와 글로벌 구매 정책의 실시, 자동차 시장 전면개방 등으로 인해 중소부품업체들의 경영환경은 급변했다. 고객 다각화와 시장 다변화, 세계화에 따른 품질 수준이 확보되지 않으면 이제는 살아남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인지컨트롤스는 해외시장 공략을 통한 매출신장과 원가절감 활동을 통한 이익증대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만 했다. 이를 위해 고객중심의 생산, 품질물류 시스템의 확립, 기술혁신기반의 경쟁력 구현, 전사적 통합 프로세스 구현 등이 먼저 이뤄져야 했다.

인지컨트롤스는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고 글로벌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위한 분석 데이터의 확보도 중요했다.

하지만 기존 전산 시스템은 회사의 전체 업무를 전산으로 최대한 옮겨 놓는 게 목표여서 시스템을 통해 도출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했다. 수익성 분석을 위해 원재료 구입을 파악할 경우에도 각종 원재료를 통합해서 관리한 탓에 제대로 분석할 수 없었다는 것.

기존 시스템은 물류와 회계가 일치하지 않아 조정 작업이 많았고, 재고자산에 대한 수량도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아 매월 재고를 실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들은 정확한 원가산출을 어렵게 하고, 원가 개선 및 관리의 정확한 방향을 제시하는 데 장애가 됐다.

이에 따라 인지컨트롤스는 우선 회계와 물류를 통합하고, 영업과 생산, 구매 등 팀별로 진행하던 연간 경영계획을 연계할 필요가 있었다. 또 계획과 실적이 함께 관리가 이뤄지도록 해 효용성을 높여야 했다.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인지컨트롤스가 선택한 것이 SAP의 ERP솔루션 도입이었다. 2004년 2월부터 진행된 구축작업은 4월에 완료돼 핵심역량을 구축하고 5월부터 본격적인 시스템 가동에 들어가게 됐다. 2차 프로젝트는 2005년 12월부터 진행돼 지난 3월에 끝났다.

시스템이 가동되면서 인지컨트롤스는 다양한 효과를 누리고 있다. 회계와 물류의 통합이 실시간으로 이뤄져 협력업체와 공장, 계열사, 고객간의 물류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됐다. 영업과 생산, 구매 등의 비용계획도 서로 연계할 수 있게 됐으며, 생산실적도 매일 정산할 수 있게 됐다.

정장환 영업본부 이사는 “회계정보화 과정이 통합화, 자동화 되면서 투명성도 높일 수 있게 됐다”며 “재고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져 전산재고와 실물재고 차이가 크게 줄어들어 재고 관리의 효율성은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