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윈-윈(Win-Win)하는 상호 협력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기존의 협력방식이 ‘생색내기용’이었다면 최근에는 자금 및 기술 등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는 식이다. 이는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및 영업 마케팅 능력을 증대시키는 것이 대기업은 물론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주는 원천이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동부그룹은 협력사의 경쟁력이 곧 계열사의 경쟁력이 된다는 점에서 다양한 상생 경영을 펼치고 있다. 동부는 협력사와 제품 생산, 기술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한편 협력사의 경영 개선 활동까지 지원하고 있다.

또 협력사와 경영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공유하고 시스템 경영 및 성과주의 경영, 6시그마 등 경영 컨설팅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연간 생산 계획을 협력사와 함께 공유하면서 협력사가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돕고, 협력사의 생산성과 불량률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협력사에 대한 물질적인 인센티브도 제공하고 있다. 협력사가 그룹 계열사에 기여하는 정도에 따라 ‘우수 협력사’로 선발,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러한 인센티브에는 협력사의 인재 양성을 위한 지원도 포함된다. 협력사의 주기적인 선발과 인센티브의 제공 여부 등은 엄격한 심사를 거친다.

각 협력사의 인사 채용 담당자들을 모아 우수 인재 고르는 방법, 노무관리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하는 한편 경영자의 후계 교육을 위한 노하우도 지원한다. 이 같은 기조 아래 각 계열사들은 업종 특성에 맞는 상생 경영에 나서고 있다.

동부그룹은 변화의 시대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시스템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동부그룹의 시스템 경영도 결국에는 중소기업과의 상생경영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동부건설

협력사 대상 저가심의제 실시

그룹 내 건설 부문 주력사인 동부건설의 협력업체 운영 기본방향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상생구조 구축’이다. 시공 역량이 우수한 협력업체를 발굴해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협력업체의 편의성 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조달 분야의 획기적 개선을 위해 ‘Y-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Y-프로젝트는 협력업체 육성 및 관리 프로그램 개발, 발주 방식 다양화를 통한 원가절감,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통한 효율성 제고, 조달 전 과정의 IT화를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공급업체 발굴, 상생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동부건설은 협력사를 대상으로 1년에 두 차례 협력사 사장단을 초청, 간담회를 실시하는 등 상호 간 상생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동부건설은 우수 협력사 제도를 통해 협력사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며, 저가심의제 및 우수 협력사 인센티브제도를 통해 동부건설과 동반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안 중 눈에 띄는 것은 ‘하도급 저가심의제’.  동부건설은 저가 하도급으로 공사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예방하고 입찰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견적 오류 등으로부터 협력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하도급 저가심의제 기준'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일반 공종의 경우 실행금액의 10억원 이상을, 철근·방수·습식·도배공사 등 아파트 입주자의 불만이 많은 공종에 대해서는 5억원 이상을 각각 저가심의 대상 공사로 결정했다.

또 입찰에서 실행 대비 견적 비율이 80% 미만, 1위와 2위의 금액차가 실행의 10% 이상이나 10억원 이상의 차이가 생기면 저가 여부를 검증하고 있다.

노임성 공종과 불만 다발 공종에 대해서는 저가심의 대상 업체 선정기준을 실행 대비 견적비율이 90% 미만이거나, 1위와 2위의 금액차가 실행의 10% 이상인 경우 차별화해 적용하기로 했다. 협력사가 대기업의 눈치를 보면서 저가 입찰을 함으로써 발생할 피해를 사전에 막기 위함이다.

동부건설은 우수 협력업체에는 수의계약과 입찰 지명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며, 저가심의제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외주팀 담당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저가심의위원회를 구성, 저가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우수 협력업체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협력업체 등록은 매년 8월경 시작된다. 동부건설의 우수 협력사 선정 방안은 총 103점 만점을 기준으로 현장 평가 80점, 본사 평가 20점에 3점을 가감하는 방식이다. 분기마다 진행되는 현장 평가와 연말에 진행되는 본사 평가, 여기에 견적부서와 안전부서의 가감점수를 합산한 점수가 높은 업체를 우수 협력업체로 선정한다. 평가 횟수는 5개 분기, 2개 현장 이상이다.

기존 협력업체에 대한 평가 주요항목은 신용등급, 현금흐름등급, 현장 시공 평가, 가격경쟁력 등이다. 평가 결과 일정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협력업체는 신규업체로 대체한다.

신규협력업체 발굴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각 사업부의 추천을 받기도 하고, 여러 자료를 바탕으로 우수 업체를 자체 발굴해 초청하기도 한다. 2006년 8월에는 동부건설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모집을 하기도 했다.

우수 협력업체로 등록된 업체에 대해서는 입찰 기회를 확대해 주거나 계약 이행보증서를 면제해 주는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협력업체의 공사 물량을 확보하고 장기적인 신뢰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2006년 373개였던 협력업체를 2007년에는 347개로 줄였다.

협력업체 정예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만큼, 동부건설은 협력업체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기 편리한 외주 시스템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004년 협력업체 포털사이트를 오픈한 후 중소기업의 각종 요구사항을 받아들여 2006년 말까지 개선하고 새로운 사이트를 오픈했다. 2007년에는 전자보증 시스템 및 전자실적증명 시스템을 도입하고, 외주 시스템과는 별도로 분리된 공사 관리 사이트를 새로 구축해 보다 편리한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외주 프로세스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도 꾸준히 강구하고 있다. 이미 전자입찰을 통한 전자계약으로 투명한 입찰을 실현하고 있으며, 가격경쟁력 분석을 통한 자동지명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협력업체와 이익을 나누는 활동도 활발하다. 동부건설은 원가절감효과가 협력업체에 돌아가도록 성과보상(Benefit-Sharing)을 실시하고 있다. 협력업체가 대안 공법 제안 등으로 원가절감을 실현하면 원가절감액의 50%를 협력업체에 지급한다.

이러한 상생 경영을 통해 동부건설은 보다 우수한 시공력과 품질을 보장받을 수 있고, 협력사 역시 우수 시공업체 인증서를 타 공사현장의 협력업체 등록을 위한 보증서로도 활용할 수 있다.

동부건설은 향후 협력사에 기술지원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며, 협력업체와 상생경영의 방향성을 일치시키는 등 의견의 폭을 줄여나가는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다.

동부일렉트로닉스

中企 반도체 설계업체의 칩 수탁 생산

파운드리 전문기업인 동부일렉트로닉스는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경우 미국의 퀄컴처럼 반도체 설계만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팹리스’와 웨이퍼의 가공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파운드리(수탁생산) 기업으로 이원화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생겨나기 시작한 국내 팹리스업체들은 높은 기술 수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생산을 위탁할 곳이 없어 대만 등 해외 파운드리업체에 시제품 등을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대만 업체들은 시장성이 불투명한 한국 업체들에게 생산 능력을 할애하지 않아 국내 설계업체들은 큰 애로를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동부는 2001년 파운드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EMLSI, 엠텍비전, 코아로직, 픽셀플러스, 실리콘화일 등 국내 주요 중소기업의 기술개발과 시제품 생산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첨단 반도체 제품을 국산화해 수입대체효과와 수출 증대에도 크게 기여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동부일렉트로닉스는 휴대폰 카메라 모듈을 설계하는 픽셀플러스가 CMOS 이미지센서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데 일조했다. 이는 국내 파운드리업체와 팹리스업체가 서로 협력해 그동안 대부분 수입에 의존했던 첨단 반도체 제품을 국산화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동부일렉트로닉스와 픽셀플러스는 지난 2001년부터 130만 화소급 CMOS 이미지센서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제품을 생산하는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또 최근에는 실리콘화일과 500만 화소 카메라폰 칩을 공동개발하기도 했다.

동부일렉트로닉스는 국내 10대 반도체 설계 회사 중 5개 회사와 반도체 생산 및 기술개발에 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동부일렉트로닉스는 2006년 3월 사명 변경과 함께 국내 유망 반도체 벤처기업과 지분투자, 생산라인 할당, 마케팅 활동 지원 등의 전략적 제휴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동부일렉트로닉스는 2006년 11월말 국내 DDI(Display Driver IC) 칩 설계전문회사인 토마토LSI의 지분 50%를 인수하고 전략적 제휴를 맺기도 했다. 이번 제휴는 라이프 사이클이 긴 반도체 제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동부일렉트로닉스와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기 위해 생산 능력 확보와 재무적 안정성이 필요한 토마토LSI의 사업 전략이 일치되면서 성사된 것이다.

이는 최근 동부일렉트로닉스가 매출 증대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반도체만을 전문적으로 수탁 생산하던 단순 파운드리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설계, 제품 양산, 패키징, 모듈 제작 등 다양한 반도체 관련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번 전략적 제휴는 팹리스업체들과 지분투자, 기술개발, 제품 양산, 마케팅 활동 등 설계에서부터 생산이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협력 체계를 구축한 ‘팹리스-파운드리’ 협력 비즈니스의 대표적인 모델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은 사업 초기에 필요한 자금, 기술개발, 마케팅 활동을 지원받을 수 있고, 동부일렉트로닉스는 안정적인 제품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는 ‘윈-윈’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부일렉트로닉스는 팹리스업체들의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중소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더욱 굳건히 하고 있다. 지난 2006년 11월 동부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국내 21개 팹리스 고위 임원 40여 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국내 팹리스업체들을 대상으로 향후 고객 서비스 방향과 세부 내용에 대해 소개하고, 팹리스업체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향후 발전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다.

중소기업을 ‘고객’으로 모신 동부일렉트로닉스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혀 국내 팹리스업체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동부제강

선진 공장관리 기법 등 전수

동부제강은 협력업체에 대한 물적 지원뿐만 아니라 인적 지원도 제공하고 있다. 안전관리 시스템 및 산업재해 예방 시스템의 구축 및 개선에서 협력사 교육에 이르기까지 대기업에 비해 열악한 협력업체들의 경영 환경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

특히 상생 경영 차원에서 영업 및 제품개발, 경영 노하우 전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협력관계를 다지고 있다. 거래 대리점의 영업사원 교육을 정례화해 신설비 및 신제품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는가 하면, 중소기업 경영진들이 공장 방문을 통해 선진 공장 관리기법을 탐방하고 생산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기회를 갖도록 하고 있다. 동부제강은 이러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상호이해 및 협력관계가 더욱 공고해진다고 판단해 중소기업 대상 교육 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동부제강은 신제품 개발과정에서도 거래선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방화문용 칼라강판을 중소기업과 공동으로 개발해 고급 건축재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회사 측은 제품 개발에 그치지 않고 동반 마케팅을 강화해 중소기업과의 협력관계를 실질적인 수익 창출 효과로 연결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법률전담부서가 부족한 중소업체들에게는 법률 지원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채권 관리 및 회수에 대한 자문을 해주는 등 실질적인 업무 지원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소기업의 젊은 인재들을 인턴사원으로 채용해 교육하는 프로그램인 중소기업 인재 경영교육 프로그램도 중소기업으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중소기업의 인재 육성을 지원하고 상호이해관계를 넓혀 지속적인 동반자적 관계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다.

동부제강은 2006년 11월 개설한 중소기업 대상 기술지도 및 무상 교육 프로그램을 2007년부터는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이 밖에 동부정보기술은 협력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술교육을 지원하는 ‘전략적 협력사 육성지원제도’를 운영 중이다. 전략적 협력사 육성지원제도는 협력사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지원하는 제도다. 이는 협력사 직원들의 업무수행 능력을 높이고 우수 인력을 육성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자사의 경쟁력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현재 동부정보기술은 이러한 정책의 일환으로 협력사의 체계적인 IT서비스 품질관리 활동을 지원하고 품질관리기법 전수를 위한 세미나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협력업체와의 유연한 인력운용을 위해 계약 방식을 프로젝트당 업무 수행 능력을 중시하는 ‘도급방식’의 외주계약을 확대하고 있다. 또 동부정보기술은 협력사에 대해 현금결제를 전면적으로 시행하는 한편 원활한 자금운용을 위해 월 2회 정기결제와 수시결제제도를 시행중이다.

<< 삼호개발  김행영 대표이사 >>

“동부의 덤핑방지 노력으로 수익기반 마련”

삼호개발이 동부건설의 최우수 협력업체로 선정된 것은 부산 경마장 공사의 성공적인 지반개량 공사 덕분이었다. 부산 경마장 공사는 산을 깎아 옮기는 수준의 지반개량이 필요했다. 필요한 절대공사기간은 거의 5년. 하지만 삼호개발은 3년4개월 만에 이를 끝마쳤다. 삼호개발은 공사기간을 줄였을 뿐만 아니라 우수한 품질로 다시 한 번 동부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동부건설은 부산 경마장 공사를 계기로 삼호개발을 최우수 협력업체로 선정했으며,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수의계약을 통해 또 다른 공사를 맡기기도 했다.

건설업은 구조적으로 일반건설업과 전문건설업으로 나뉜다. 일반건설업은 종합적인 계획에 따라 시설물을 시공하는 건설업이며, 전문건설업은 시설물의 일부 또는 전문 분야에 대한 시설물을 시공하는 건설업을 말한다. 전문건설업체들은 원도급 단계인 일반건설업체들의 하도급을 받아 시공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일반건설업체가 생산설비 및 전문기술이 부족하거나, 특수 장비 등의 상시 보유가 경제적인 측면에서 불가능할 경우 이를 보완하기 때문에 공생적인 관계가 유지된다. 삼호개발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점보드릴(초대형 터널 굴착기)을 들여오기도 했다.

이러한 전문건설업체와 일반건설업체와의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중소 규모의 전문건설업체 중에는 공사를 끝마치지 못하고, 도산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도급사의 경우 믿을 만한 전문건설업체와 파트너를 맺기를 바라는 게 사실. 이런 면에서 삼호개발은 당장의 이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원도급사에게 신뢰감을 주는 회사로 정평이 나있다.

삼호개발은 전문건설업체 중 유일한 상장기업이다. 1976년 창업해 전문건설업 외길을 걸어왔고, 현재 토목시공 분야에서 선두기업이기도 하다. 삼호개발은 동부건설뿐만 아니라 삼성건설, 포스코건설, 코오롱건설, 태영, 풍림 등 45개 일반건설업체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또 토목공사, 철근콘크리트공사, 포장공사 분야에서 최근 5년 동안 10위권 내의 시공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부채 비율도 2005년 기준, 동종업계 평균(164.9%)보다 훨씬 낮은 90.4%로 자산구조도 견실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호개발이 원도급사의 신뢰를 얻기 위해 펼치는 노력은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일단 직원들에 대한 기술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매년 연초에 실시되는 한마음교육은 벌써 20년이 넘었다.

전문 경영인인 김행영 대표는 “구체적인 시공방법 상에서는 무엇보다 축적된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재직기간이 오래된 직원들의 현장 경험을 통해 안정적인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건설업체의 경우 실질적인 자원 조달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노동력이라는 점에서 숙련된 기술자를 풍부하게 보유하는 것도 핵심이다. 이와 관련 삼호개발은 직원의 절반 이상이 1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장소장 등 책임자들은 15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우수한 전문 인력이다.

특히 삼호개발은 현장소장이 공사기간 중 한 번도 바뀌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다른 업체들의 경우 현장소장이 1년에 2번 이상 바뀌는 것을 감안하면 공사의 안정성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원격지에 있는 현장을 서울에서 관리할 수 있는 전산화도 안정적인 공사에 한 몫을 하고 있다. 김 대표 책상에 있는 컴퓨터에는 현재 진행 중인 공사현장 사진이 매주 업데이트된다. 기본적인 배수로 설치에서부터 콘크리트 타설 등 주요 현장을 사진으로 봄으로써 작업 지시뿐만 아니라 기술 축적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삼호개발의 신뢰를 쌓기 위한 이러한 노력에 대해 동부도 신뢰로 답한다. 김 대표는 “동부건설의 경우 덤핑을 원천적으로 막아 기술력 있는 전문건설업체들이 적절한 이익을 남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는 덤핑이었다. 4만2000여 개에 이르는 전문건설업체들이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공사를 수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덤핑수주는 결국 부실공사로 이어지거나, 공사 도중 자금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업체가 도산하는 원인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특히 동부건설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일반적인 경우 공사 도중 설계가 변경되거나 공법이 바뀌게 되면 이를 전문건설업체가 감당해야 했다. 하지만 동부건설은 설계나 공법 변경 등에 대해 적절한 비용을 분담해 중소업체들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중소 전문건설업체로서는 어떤 원도급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기업의 사활이 달려있다. 원도급사를 잘못 만나면 회사가 망한다”며 원도급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실리콘화일

동부 없었으면 회사 존재 못해

국내 카메라폰을 대중화하고 한국의 휴대폰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게 된 핵심 역할을 담당한 부품이 바로 ‘CMOS 이미지센서(CIS)’다. CMOS 이미지센서는 카메라폰 등에서 필름 역할을 하는 핵심부품.

이것은 카메라 렌즈로 들어오는 빛을 받아 전기적 신호로 바꿔 주는 반도체로 휴대폰, 디지털카메라, 디지털캠코더, 자동차용 센서, 로봇 의료기 등에 널리 쓰인다. CMOS 이미지센서는 2001년 만해도 국내 소수 벤처회사만이 시제품을 개발 중이었고 세계시장점유율도 10%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시장점유율이 약 35%로 급상승했다.

한국전자부품연구원(KETI)에 따르면 20년 이상 일본의 CCD(Charged Coupled Device) 센서가 이미지센서 시장을 독점해 왔으나 CMOS 이미지센서 시장이 급격히 성장해 2002년에 이미 물량으로는 CCD 센서를 넘어섰다. 2007년에는 매출액으로도 CCD를 추월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2008년에는 200만 화소급 이하의 카메라폰에서는 거의 100%가 CMOS 센서를 채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두 종류의 센서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CCD는 일반적으로 전용 생산 라인에서 특별하고 비싼 제조 공정으로 제작된다. 반면에 CMOS 이미지센서는 컴퓨터 칩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공정과 유사하게 만들어 진다.

이제 CMOS 이미지센서는 카메라폰, 의료용뿐만 아니라 최급형 DSLR(디지털 일안 반사식) 카메라에서도 CMOS 센서가 사용되는 등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력과 생산 능력 부족이라는 단점을 극복, 순수 국내 기술로 CMOS 국산화, 대중화에 성공한 것은 분명 ‘신화’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카메라폰 양산이 막 시작된 2002년까지만 하더라도 화질과 성능이 월등한 일본산 CCD 렌즈에 비해 국산 CMOS 렌즈는 화질 기능, 안정성 모든 면이 뒤떨어져 있었으나 불과 2∼3년 만에 역전했기 때문이다.

급성장하고 있는 CMOS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개발 전문업체인 실리콘화일은 2005년 국내에서 가장 작은 200만 화소급 센서를 개발해 주요 휴대폰 제조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실리콘화일은 100만 화소급 이상 센서로는 국내 최초로 영상의 본고장인 일본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현재 중국에서 200만 화소급 센서의 시장점유율은 60% 수준에 달한다. 또 영상 노이즈(Noise)를 대폭 낮췄으며 저전력을 구현하는 등 국내외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업체는 2006년 저전력 구현 및 가격경쟁력을 갖춘 300만 화소급 제품도 개발, 양산하기로 하는 등 최근 대기업이 CMOS 이미지센서 관련 시장 진출이 활발한 데 대응해 앞선 기술력으로 관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006년 11월에는 동부일렉트로닉스와 공동으로 국내 500만 화소급 CMOS 이미지센서 칩을 개발하기도 했다. 두 회사는 조만간 공정기술 및 시제품 개발 등 관련 절차를 마무리 짓고 2007년 초부터 이 제품을 본격적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연구·개발에 연간 35억원 투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CMOS 이미지센서를 개발한 것은 실리콘화일의 연구개발에 대한 막대한 투자에서 시작됐다. 실리콘화일의 연구 인력은 전체직원 70명 중 절반이 넘는 45명에 이른다. 인건비 등을 제외한 연구개발에 대한 순수 투자액은 연간 35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러한 실리콘화일의 세계적인 경쟁력의 이면에는 동부일렉트로닉스의 아낌없는 지원이 있었다. 동부는 2001년 파운드리(위탁 생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실리콘화일 등이 기술개발과 시제품 생산 등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이다. 최근에는 휴대폰용 CMOS 이미지센서 칩 사업을 한층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휴대폰뿐 아니라 디지털카메라, 자동차용 센서, 생명공학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신백규 실리콘화일 대표는 “팹리스업체와 파운드리업체는 떼놓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라며 “2002년 12월 설립된 실리콘화일은 동부일렉트로닉스의 지원이 없었다면 존재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설계는 파운드리업체의 지원 없이는 개발 진행이 어렵다며 동부와의 상생관계가 기술개발 및 양산에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설계는 2~3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리는 사업 분야다. 하지만 반도체를 설계한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를 생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업체를 확보해야 양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리콘화일도 동부일렉트로닉스와 긴밀한 협력을 거쳐 2005년에야 최소형 200만 화소급 CMOS 이미지센서를 개발하고 양산할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마케팅 측면에서 동부의 지원은 해외 진출에 커다란 도움이 됐다.

그는 “일본의 바이어들이 동부의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생산체제와 장기 기술 로드맵, 품질관리 체계에 대해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했다”며 “이를 통해 수출이 성사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생 경영을 통해 동부일렉트로닉스도 상당한 혜택을 입었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반도체 칩 등에 대한 기술개발 노하우와 생산능력을 보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리콘화일은 제품을 본격적으로 양산하기 시작한 2005년 13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2006년에는 23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2007년에는 600억원의 매출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실리콘화일의 미래 비전은 동부일렉트로닉스에 달려있는 것이기도 하다.

신 대표는 “대만과 일본의 맹추격, 한국 대기업의 공세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동부와 한 몸이 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