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광장’ 점령에 이어 ‘아랍 여심’을 사로잡은 뒤 명품 반열에 올라 ‘짝퉁’까지 나타난 브랜드가 있다.
외국 브랜드가 아닌 한국 시계 브랜드 로만손 얘기다.
틈새 시장 공략과 브랜드 육성으로 세계인의 손목을 점령한 시계업체 로만손의 마케팅 전략을 취재했다.

 설팅업체 IBM BCS의 ‘소비자 시장의 2010년 메가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새로움보다는 익숙한 것을 선호하는 고령화 사회의 특성 때문에 소비자 선택이 기존 브랜드 위주로 고착화된다고 한다. 지금도 브랜드가 경쟁력의 원천으로 확고히 자리잡고 있지만, 미래에는 브랜드 파워가 더 커진다는 의미다.

 현재 브랜드 가치 1위는 코카콜라다. 세계적인 브랜드 조사 전문 기관인 인터브랜드는 코카콜라 이름값으로 704억달러를 책정했다. 그렇다면 한국 기업은 어떨까. 100위권에 삼성만이 유일하게 25위에 올랐다.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108억달러였다.



 국산 명품 가능성 싹 틔워

 시계업체 로만손의 사례가 흥미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1988년 5명으로 시작한 기업이 자사 브랜드를 발족시킨 지 10여년만에 브랜드 가치만 689억원을 확보했기 때문이다(브랜드 컨설팅사 ‘옴니 브랜드’ 평가).

 ‘로만손’이란 브랜드의 힘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이런 사실은 2004년 매출 411억원의 구성에서 잘 드러난다. 매출의 75%가 수출 부문에서 이뤄진 것.

 현재 로만손은 세계 60여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러시아와 중동을 주력 시장으로 삼고 있다. 러시아에서의 위상은 로만손 ‘카피’ 제품이 나돌고, 러시아 여성들이 ‘여성의 날 가장 받고 싶어 하는 3가지 선물’ 중 하나로 보도됐다는 점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롤렉스 등의 명품급은 아니지만 매스티지(대중 명품) 분야에서 스위스 티소(Tissot), 일본 세이코·오리엔트 등의 브랜드보다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로만손측은 말한다. 로만손 마케팅팀의 오창록 팀장은 “시계산업으로 유명한 스와치그룹은 급성장하고 있는 로만손을 ‘아시아의 호랑이’라고 부르며 경계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로만손의 성공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성장세 때문만은 아니다. 로만손을 통해  ‘국산 명품’ 탄생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콩과 러시아, 중동에서 가짜 로만손 시계가 등장하고 있다는 얘기는 적어도 이들 시장에선 로만손이 가치 있는 브랜드, 즉 명품에 근접했다는 얘기로도 들린다. 



 중계거점·자유무역지역 공략 후 인근 지역으로 재수출

 김기문 사장이 소규모 시계회사의 영업직을 그만두고 두평 남짓한 사무실에 로만손을 설립한 것은 지난 1998년. 자본금 5000만원에 당시 종업원 수는 5명이었다.

 창업 초기부터 로만손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이유는 창업 당시 국내 시계시장의 상황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오리엔트가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데다 대기업의 자금력과 마케팅력을 바탕으로 한 삼성시계와 아남시계, 글로벌 업체 Timex와 손잡고 내수와 수출 시장을 공략하던 한독시계가 2위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었다. 이들 4대 기업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는 상황에서 후발 기업인 로만손이 시장에 진입한다는 것은 ‘바위로 계란을 치는 격’이었다. 

 로만손도 처음에는 다른 중소 시계업체와 마찬가지로 OEM(주문자상표 부착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어 팔았다. 그러나 유일한 거래선이던 일본에서 “품질은 스위스제, 가격은 홍콩제”등의 무리한 요구를 하더니 급기야 채산성을 이유로 수입선을 동남아 국가로 바꿔 버렸다.

 “OEM이라는 게 하청밖에 안되잖아요. 손에 남는 것도 별로 없고요. 어차피 물러설 곳도 없는데, 하나를 만들어도 내 브랜드를 만들자고 결심한 거죠.”(마케팅팀장 오창록)

 컨셉트는 매스티지, 판매 시장은 신흥 수출 시장, 브랜드는 로만손으로 결정했다. ‘ROMANSON’은 스위스 북동부에 위치한 휴양 도시이자 시계 공업도시인 ‘로만시온’에서 따왔다. 세계 시장에서 스위스 시계의 명성과 신뢰도가 높은 점을 브랜드 마케팅 전술 측면에서 활용하려는 의도였다. 시계산업의 본산인 스위스 이미지를 풍겨 해외 소비자들에게 고급·고품질이란 인식을, 국내 시장에선 세련된 외국 브랜드 이미지를 주면서 동시에 우리말 발음이나 표기에도 어려움이 없어 브랜드를 알리는 데 장점으로 작용했다.

수출 시장을 선정하고 개척하는 데는 대한무역공사(KOTRA)의 정보와 도움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로만손이 시장 개척에 나선 80년대 후반은 신흥 성장 시장(Emerging Markets)으로 일컬어지는 개도국 시장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시절이었다. 신규 시장이기에 후발 업체에 상대적으로 큰 기회가 주어지고 있었다. 로만손이 이 중 중동시장을 주목한 이유는 대부분이 석유 생산국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반면, 공산품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수출 시장으로서의 매력이 컸기 때문이다.

 여기에 두바이는 중동 지역의 중계무역 중심 도시로 중동뿐 아니라 아프리카에서 러시아까지 재수출되는 지역이다. 무역이 자유로운 중계 거점 지역 또는 자유 무역 지역을 우선 공략하고, 이를 통해 인근 지역으로의 재수출 방식은 저비용 고효율의 효과적인 방식이다. 이 전략은 이후 로만손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전형적인 마케팅 기법으로 정착한다. 

 로만손의 첫번째 성과는 1989년 5월에 참가한 ‘두바이 한국물산전’에서 일어난다. 100만달러 수출 계약. 이는 로만손의 해외 진출을 가속화한 결정적 계기였다고 김기문 사장은 회고한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로만손은 현재에도 1년에 10~15회에 걸쳐 권위 있는 시계 및 보석 관련 전시회 참가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지만, 로만손 브랜드를 알리고 직접 계약을 따내는 데 전시회만큼 좋은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초창기에는 김사장이 혼자 시계 샘플이 가득 든 가방들을 들고 다니며 시장을 개척했다. 그때 겪은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국제공항에선 밀수범으로 몰려 봉변을 당하셨답니다. 가방 3개에 시계가 가득 들었으니까 그럴 만도 했죠. 사장이 명함을 보여주며 ‘시계를 팔러 왔다. 견본품이다’라고 해명했지만, 세관원은 ‘샘플이 뭐가 이렇게 많느냐’며 믿어 주지 않았답니다. 거래내역서와 초청장 등을 보여주며 간신히 풀려날 수 있었는데, 그 일을 겪으며 ‘단 1개라도 히트 상품을 만들자’고 결심하셨다고 하더군요.”(진기주 국내영업팀장)



 공급권 요구 바이어에게 납치당하기도

 로만손의 인기가 올라가던 1990년 초반에는 2명의 중동 바이어에게 납치를 당하기도 했다. 바이어는 “왜 우리에게는 로만손을 대주지 않느냐. 사막에 파묻어 버리겠다”고 협박하며 “독점 공급권을 달라”고 요구했다. 김사장은 “그 말을 듣는 순간 겁이 나기는커녕 ‘내가 드디어 성공했구나’ 하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한다. 결국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한다는 조건으로 풀려날 수 있었다.

 납치 사건이 일어난 데는 로만손이 세운 ‘1국 1바이어’만 상대한다는 원칙이 원인이었다. 해외 시장 진출시 가장 큰 어려움 가운데 하나인 유통망 구축을, 로만손은 한 나라(또는 상권)에 한 곳의 에이전트만 선정한 후 독점 판매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판매의 모든 절차를 독점 대리인에게 맡기고, 그 대리인이 자체적으로 도·소매상의 판매망을 통해 각 지역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1국 1바이어 유통 전략은 판매에서의 과당 경쟁을 방지하고 에이전트와의 유대 강화를 통해 최고 수준의 대리점을 확보하는 장점이 있지요. 로만손의 희소가치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되고요. 대신 로만손은 대리점 판매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 옵션을 제공하고 판촉물, 포장재 등을 본사에서 일괄 지원해 주었습니다. 광고비도 50%를 본사에서 부담하는 등 현지 대리인에게 최대 지원을 아끼지 않았어요.”(김태환 해외영업부장)

 그러나 브랜드 파워, 유통망, 합리적인 가격 등을 갖췄더라도 품질이 따라주지 않으면 시장은 매몰차게 그 제품을 외면한다. 로만손은 창업 초기부터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해 품질을 높이는 한편, 현지 소비자의 욕구에 맞는 신제품을 다양하고 신속하게 개발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런 노력 끝에 김사장이 원하던 ‘히트 상품’이 개발 3년만에 탄생한다. 바로 중동 지역에서 로만손의 입지를 확고하게 만들어 준 ‘커팅 글래스(Cutting Glass)’다.

 “중동 지역 사람들은 화려한 보석을 좋아합니다. 이런 기호를 어떻게 맞출까 고민하다가 시계의 윗면 유리를 8면, 12면 등으로 절삭하자는 아이디어를 낸 거죠. 반사면이 다양해지면 반짝여서 보석 같은 이미지가 형성되니까요.”(오창록 마케팅팀장)



 끊임없는 연구 개발만이 살길 매출액 10% 이상 R&D에 투자

 정기적인 대리점 회의와 시장 방문 조사로 시장 변화와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함으로써 신속하게 대응, 신제품을 개발한다는 점은 로만손이 갖고 있는 장점 가운데 하나다.

 물론 로만손에도 좌절과 실패는 있었다. 중동 시장에 주력하다가 걸프전이 터지면서 투자 금액을 모두 날렸던 순간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김사장은 “영리한 여우는 굴을 여러개 파놓는다는 교훈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후 로만손은 수출선을 다변화해 현재는 러시아, 동남아시아, 남부 유럽 등 68개국과 거래하고 있다.

 커팅글래스 시계가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홍콩을 중심으로 저가 복제품이 나왔을 때도 위기였다.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김사장은 “특허권도 소용없었다. 제품도 사람처럼 영원한 생명력을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 끊임없이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 비싼 수업료를 치렀다”고 말했다. 현재 전직원의 15%가 연구개발 인력인 데는 이러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커팅 글래스처럼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아이디어 회의는 잇달아 히트 작품을 생산해냈다. 커팅 글래스에 이은 두번째 히트작은 코인다이얼 제품이었다. 코인을 시계에 접목시키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코인다이얼 제품은 로만손이 러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러시아 진출은 로만손의 브랜드 파워가 어느 정도인지 알려주는 사례다. 러시아측의 요청으로 로만손이 진출한 것. 하지만 당시 러시아는 일본 세이코가 시계시장을 장악하던 상황이었다.

 “일본을 꺾을 수 있는 해답은 러시아 사람들이 좋아하는 러시안 골드(핑크빛 금)를 시계에 입히는 것이란 결론을 얻었습니다. 문제는 분홍색 금빛 도금을 어떻게 낼 것인가였죠. 도금업체와 화학 반응에 대한 연구와 도금을 수없이 반복한 끝에 결국 러시안 골드를 낼 수 있는 황금 비율을 찾아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러시안 골드 팔찌형 시계는 로만손이 러시아 시장을 단번에 장악하는 최고 무기가 됐습니다.”(김태환 해외영업부장)

 로만손은 이후 소비자들에게 자사 상표의 이미지를 고양시키기 위해 최고급 제품 라인의 생산국을 스위스로 정했다. 로만손의 하위 브랜드인 엘베, 매리골드, 그리고 신규 브랜드인 트로피시 등은 스위스 현지에서 조립하여 전세계 시장에 수출된다.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스위스 상공회의소 인증까지 받았다.

 또 브랜드를 관리 보호하는 차원에서 해외 진출 초기부터 대상 국가에 상표를 출원하는 등 연간 1억여원을 들여 지적재산권 보호에 힘을 쏟고 있다. 로만손 출범 10년만에 옴니 브랜드로부터 689억원이란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은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한번 브랜드를 육성하는 데는 막대한 투자가 요구된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브랜드의 자산 가치를 높이기보다는 단기적인 판매 향상을 위해 기존 브랜드를 새로운 브랜드로 쉽게 대체함으로써 엄청난 노력과 비용을 지속적으로 낭비하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기존 브랜드를 관리하는 것이 신규 브랜드를 발매해서 매출을 향상시키는 것보다 기업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더 중요하다. 그렇게 확보된 브랜드 파워는 결국 기업의 미래를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로만손의 브랜드 경영 사례가 이를 말해 주고 있다.



 Plus INTERVIEW 김기석 (주)로만손 마케팅 총괄 부사장

 “패션 브랜드로의 도약 준비중”



 
로만손은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해외 시장에서 분전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선 해외 시장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시계산업 자체가 한계 산업이란 시각도 팽배하다. 지금까지의 성공에 안주, 안이하게 대처하면 수성조차 힘들다.

 현재 로만손은 토털 패션회사로의 비전을 정하고, 이를 위한 준비를 차분하면서도 발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특히 주얼리 브랜드 ‘제이 에스티나(J. estina)’를 발족하면서 업종다변화를 시도중이다. 마케팅 총괄을 맡고 있는 김기석(45) 부사장을 만나 로만손의 현안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해외 시장에 비해 국내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로만손이 주력했던 예물시계시장이 과거에 비해 축소된 데다, 외국 브랜드에 대한 수입이 풀리면서 시장 축이 해외 브랜드 쪽으로 몰렸다. 외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예상 밖으로 강하다. 내부적으로는 수입이 개방될 때 사전 전략을 세우고 대처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국내 시장을 부흥시킬 방안은.

 로만손 브랜드에 대한 리프레싱 전략을 세운 데 이어, 고객 니즈에 부응하는 패션 브랜드 트로피시(Trofish)도 출범시켰다. 트로피시의 경우 해외 브랜드에 대한 국내 선호도를 의식, 스위스에서 만들어 국내에서도 ‘스위스 메이드’로 나간다.

 핸드폰이 보급되면서 핸드폰이 시계 기능을 대치, 시계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됐다고 들었다. 시계산업이 사양 산업이란 말도 많은데.

 외환위기 이후 패션 브랜드의 절반 이상이 없어졌고, 사양 산업으로 소외됐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더 많은 브랜드가 생겨났다. 핸드폰이 시계 기능을 대치했다고 하는데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시간은 핸드폰으로 보고, 패션 코디로 시계를 찬다. 로만손이 패션 시계 ‘트로피시’를 만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년에도 ‘T/F 트로피시(가칭)’란 패션 시계 브랜드를 하나 더 만들어 패션 트렌드 시계시장을 주도할 계획이다. 7월에 개성공단에서 통일시계 2만개를 출시, ‘컨셉트 시계’란 새로운 시장을 여는 것도 시계 시장의 확대 전략 중 하나다.

 로만손 브랜드에 대한 미래는.

 고민중이다. 로만손은 매스티지급인데, 시장은 점점 더 고가의 명품과 저가로 양극화하고 있다. 대중성을 살릴지, 아니면 명품화 전략을 취할지 검토중이다. 로만손은 세계가 인정한 브랜드다. 국내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바젤전시회에서 ‘명품관’에 입성, 세계 명품 시계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어느 방향으로 가든 미래는 밝다고 본다.

 국내 시장 규모와 올해 매출 전망은.

 내수 시장은 1조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밀수도 있고 해서 정확한 통계를 잡을 수 없다. 올해 로만손의 매출 목표는 전년 대비 50% 성장이다. 로만손 이외에 패션 시계 트로피시 정착에 이어 주얼리 브랜드인 제이 에스티나도 안착하는 분위기여서 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할 전망이다.

 해외 시장 규모와 올해 수출 목표는.

 2003년말 기준으로 330억달러로 예측하고 있다. 올해 수출 목표는 2840만달러다.

 많은 기업들이 브랜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중이다. 로만손은 성공적인 브랜드 관리 업체로 유명한데, 비결을 들려 달라.

 초창기에는 통합 브랜드 전략을 사용하는 게 유리하다고 본다. 회사 이름과 브랜드를 통일시키면 커뮤니케이션 효율성이 높아진다. 브랜드 안착 이후에도 로만손 엘베, 로만손 지젤 등 제품군별로 컨셉트에 맞는 서브 브랜드를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차별적인 이미지를 주면 된다.

 브랜드 개발 효과를 수치로 표현한다면.

 브랜드가 고부가가치를 이끌어낸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 예로 1998년에 창립 10주년을 맞아 CI 작업을 했는데, 그 성과가 사업 실적으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로만손의 새로운 로고 이미지가 다져지면서 1999년 1·4분기 실적이 1998년 동기 대비 수출과 내수에서 각각 56%와 68% 증가했다.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국내의 경우 광고, 홍보와 각종 이벤트 등을 진행하는 한편 최근에는 연예인 협찬과 PPL을 실시중이다. 해외에선 각국 바이어들에게 시즌별로 광고안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광고비의 50%도 본사에서 지원한다. 구체적인 전략은 각국 특성에 맞춰 짜고 있다.

 최근 벌이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 개선 노력으로 어떤 것들이 있나.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 전략으로 최고가 제품을 스위스 현지에서 조립, 국내 및 해외로 판매하고 있다. 한국 원산지에 대한 부정적 효과를 극복키 위해 스위스 상공회의소 인증도 받았다. 스위스 VIEW사와 디자인 개발 제휴도 맺었다. 이밖에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연 1억원의 비용을 투자해 상표권, 의장권, 실용신안권 등의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해외 전시회에 정기적으로 참가하는 것도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좋은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기존의 시계 이외에 주얼리시장으로 진출했다. 이유가 무엇인가.

 로만손은 비전을 ‘토털 패션업체’에 두고 있다. 주얼리시장 진출은 이의 일환이다. 또 시계가 점점 패션화하면서 주얼리와 연관성이 커졌다. 인근 시장으로 확장하는 성정 전략을 사용한 케이스다.

 주얼리 브랜드인 제이 에스티나의 특징은 무엇인가.

 틈새 시장이다. 로만손의 성공 요인 중 하나인 틈새 시장 공략법을 제이 에스티나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가격대는 고가의 보석과 준보석 사이, 디자인 특성은 준보석과 액세서리 사이에 둔 독특한 스타일의 제품군인데 만족스러운 편이다. 지난해 매출은 80억원이었고, 올해 매출 목표는 200억원이다. 이런 성공에 힘입어 2006년에 또다른 주얼리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도 갖고 있다.

 올해 경영 목표는.

 브랜드 가치를 더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마케팅 전략과 광고 계획을 짜 놓았다. 예를 들어 러시아에선 스타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 두번째 목표는 MD 강화다. 기존의 생산자 중심의 마케팅으론 급변하는 소비자 니즈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 가격 및 출시 시기, 그리고 적기 공급을 위해 MD를 강화하고 있다.

최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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