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성을 살린 브랜드가 농촌을 살리고 있다.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농산물 공동브랜드는 소비자에게는 신뢰를, 농민에게는 농산물의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있다.
 ‘지평선’, ‘굿뜨래’, ‘이로카’. 어느 한적하고 고즈넉한 곳에 자리한 카페이름이 아니다. 고장의 농특산물을 차별화하기 위해 지역특성이나 상품이미지를 함축적으로 표현해 붙인 농·특산물 브랜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마다 지역 농특산물의 차별화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우수상표 출원과 함께 공동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품질향상은 물론 상품경쟁력과 소비자들의 신뢰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노력이다.

 ‘쌀 하면 어디’ 하는 식으로 잘 만든 브랜드이미지는 그 지역과 거기서 나오는 각종 농특산물의 이미지를 판가름하고 있다. 이러한 공동브랜드를 통해 소비자들은 지자체가 인정한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으며, 농민들은 제 값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전북 김제의 ‘지평선 쌀’은 우리나라 유일의 지평선이라는 비경과 전국 최고의 쌀 생산지라는 것을 보여준다. 충남 부여의 ‘굿뜨래’는 기름진 땅과 깨끗한 자연환경을 뜻한다. ‘해피 700’은 가장 쾌적하게 살 수 있다는 해발 700m를 뜻하는 강원도 평창의 브랜드다.

 특히 최근에는 아예 농산물 수출지역을 겨냥한 브랜드까지 등장해 이목을 끌고 있다. 경남도와 마산시가 공동으로 개발한 ‘이로카’는 주요 농산물 수출지역인 일본을 겨냥해 만든 것이다.



 | 김제 ‘지평선 쌀’|  벼고을의 드넓은 지평선 강조



 만경강과 동진강의 호남평야 한복판에 위치한 전북 김제. 우리나라 최고의 쌀 생산지이자 지평선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삼한시대부터 ‘벽골’ 즉 쌀이 풍부해 벼고을이라 부르며 번영을 누렸던 고장이다.

김제는 밭에 비해 논의 면적이 특히 넓은 쌀의 고장이다. 우리나라 전체 쌀 생산량의 2.5%를 차지하며, 이는 강원도 전체 생산량보다 많다. 아직도 이 같은 명성은 이어져 김제시는 한해 약120여만 톤의 쌀을 생산하고 있다. 게다가 김제에서 생산하는 지평선 쌀은 전국적으로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지평선’이라는 브랜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하늘과 땅이 만나는 지평선의 비경을 가진 것을 의미한다. 김제의 ‘지평선 쌀’은 이러한 지평선의 비경과 ‘쌀’의 고장이라는 특색을 나타낸 것이다.

 특히 이 쌀은 농림부에서 주최하는 으뜸농산물품평회에서 경기도 이천쌀 등 내로라하는 전국의 우수미를 제치고 3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면서 품질면에서 우수성을 입증했다.

 김제시청 관계자는 “김제는 전국 쌀 총생산량의 2% 이상을 생산하는 등 전국 지자체 가운데서 가장 쌀을 많이 생산하는 곳”이라며 “비옥한 간척지에서 섬진강의 맑은 물과 오염되지 않은 맑은 공기를 먹고 자란 쌀”이라고 말했다.

 현재 지평선 쌀은 김제시 단위농협에서 농가와 직접 계약해 재배하고 있다. 일반 이모작 쌀과 달리 최대한 농약을 적게 사용하는 친환경농법을 바탕으로 생산하고 있어 품질에서 타 브랜드 쌀보다 월등하다고 한다.

 특히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에 있는 광활면은 지명이 말해주듯 면 전체가 넓디넓은 옥답이다. 광활면을 비롯한 14개 모든 면은 경지정리가 거의 100% 이뤄졌으며 대부분의 논이 비가 오지 않더라도 농사지을 수 있다. 그 만큼 물이 많다는 얘기다. 김제의 상징인 벽골제가 이를 대변해 준다. 지금은 평평한 둑과 두 개의 수문만 남아 있을 뿐 못의 바닥이 모두 논으로 변해버렸지만 한때 동양 최대규모의 인공못이었다.

 김제시는 1999년 농경문화를 테마로 한 김제 지평선 축제를 개최했다. 결과는 예상을 뒤엎은 ‘대박’이었다. 지난해만해도 내·외국인을 합해 모두 53만 명이 다녀갔으며 지역경제 파급효과 또한 73억5000만 원으로 생산성 있는 축제로 공인받았다.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지리교과서에 수록되기도 했으며, 문화관광부가 선정하는 최우수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얻기도 했다.

 김제에서 열리는 지평선 축제는 쌀농사와 관련된 행사로 압축돼 있다. 행사 가운데 지평선 논길걷기, 황금벌판 우마차여행, 메뚜기잡기, 허수아비 만들기, 연날리기, 대장간 시연, 옹기제작 등은 외지인의 관광객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김제시는 지난해 12월에는 지역농특산물 온라인판매를 위해 ‘지평선쇼핑몰’을 오픈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 가운데 품질관리원의 인증을 획득했거나, 자체기준을 통과한 농특산물을 엄선해 판매하고 있다.



 | 부여 ‘굿뜨래’ |  고품질 확보위해 상품 엄선



 백제의 고대문화 중심으로 역사문화의 고장인 부여는 산수가 수려하고 선사시대부터의 숨결이 살아있는 곳이다. 부여군은 ‘굿뜨래’ 브랜드를 통한 디자인경영으로 글로벌무대에 나서고 있다.

 부여군의 공동브랜드인 ‘굿뜨래’는 부여의 기름진 땅과 깨끗한 자연환경인 ‘좋은(Good) 뜰’에서 생산된 최고의 제품을 뜻한다.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영어의 좋다는 의미인 ‘Good(굿)’과 자연을 상징하는 나무의 뜻인 ‘Tree(트리)’를 합성했다.

 굿뜨래 디자인은 최근에는 산업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 주최로 실시된 ‘2005 대한민국 디자인 대상’에서 디자인경영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국내 굴지의 기업과 경쟁해 지방자치단체가 수상하기는 처음이었다.

 부여군은 2003년 지역특화사업으로 공동브랜개발에 나서 굿뜨래를 개발해 2004년 1월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브랜드는 농산물과 가공식품 서비스업소 등 1∼3차 산업의 포장재와 현판으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현재 굿뜨래 브랜드에 참여하고 있는 농가는 45개 생산자단체의 2560여 농 가다. 연간 생산량만 해도 2만 톤을 넘는다. 지난해 이 브랜드를 통한 매출액은 800억 원. 주요 품목인 양송이버섯의 경우 국내 생산량의 45%를 부여에서 책임지고 있는 것을 비롯해 방울토마토 13%, 멜론 12.7%, 수박 8% 등 전국 생산량의 3%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품목이 8개에 달하고 있다. 군은 이들 품목을 포함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농특산물 25개 품목에 ‘굿뜨래’ 브랜드 사용권을 부여했다.

 부여군은 사용권을 부여한 농산물의 고품질 확보를 위해 엄격한 품질관리를 병행하고 있다. 전문가와 공무원으로 이뤄진 품질관리원 24명을 위촉해 디자인을 활용할 상품을 엄선하고 있는 것. 농산물 연합마케팅을 구축해 시장경쟁력도 높이고 있다. 또 국내에서 유일하게 음파를 사용해 수박불량품을 골라내는 최신선별기를 개발해 활용중이며 육묘용상토의 선별공급, 수출유망작목단지 조성, 특화작목단지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해외에서 개최되는 각종 박람회에 참가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판촉행사도 가지기도 했다. 지난 9월 초에는 농특산물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시·군단위로는 처음으로 미국 동부지역인 워싱턴과 뉴욕, 버지니아 일원에서 ‘농특산물 판촉 이벤트’를 벌여 12만 달러의 매출실적을 올렸고, 현지 업체와 50만 달러 상당의 팽이버섯 및 김치 수출협약도 체결했다.

 지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20개 국가에 걸쳐 총 39건의 수출상담활동을 실시했으며, 이에 따른 수출액도 2002년 80억 원에서 2004년 105억 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150억 원의 수출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부여군은 향후 고품질 생산기반사업 지원을 강화하고, 연합마케팅을 증대해 농특산물 유통활성화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또 문화관광자원의 개발을 통해 즐길거리를 확대할 예정이다.

 김무환 부여군수는 “굿뜨래 활성화를 통한 소득증대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됐으며,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해외경쟁력도 한층 높일 수 있었다”며 “브랜드 이미지 부각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도 창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경남 ‘이로카 ’|  일본 등 주요 수출지역 겨냥



 경남도와 마산시는 주요 농산물 수출지역인 일본을 겨냥해 공동브랜드를 개발했다. 지난 1월 확정된 공동브랜드인 ‘이로카(iroka)’는 색과 향을 나타내는 일본어로 ‘여자의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의미다. 이 브랜드는 경남의 신선농산물 수출의 78%를 차지하는 일본시장을 감안한 것이다.

 로고 등의 다자인은 일본인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일본현지 브랜드 느낌을 살렸다. 일본현지에서의 발음과 뜻을 고려한 것이지만, 미국과 유럽 시장을 겨냥한 영문 워드마크형 로고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다.

경남도와 마산시는 이 브랜드가 경남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으며, 이와 함께 해외마케팅에서도 시너지효과를 확산시켜 나갈 매개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로고와 패키지포장디자인, 캐릭터를 개발해 상표등록출원도 마쳤다.

 이로카 브랜드는 이제 첫걸음을 뗀 상태다. 일본에 전량 수출되는 파프리카 한 품목에만 우선 적용했다. 경남도는 지난해 2300만 달러어치의 파프리카 수출실적을 올렸으며, 올해 목표는 2400만 달러다.

 경남도는 농산물의 품질균일성 유지와 고품질의 상품화를 위해 브랜드를 엄격하게 관리하되, 파프리카에 우선 적용한 브랜드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킨 후 토마토, 꽈리고추 등으로  브랜드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해외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공동브랜드인 만큼 해외통상사무소를 비롯한 각종 국제식품박람회 및 해외 농산물수출상담회를 통해 집중 홍보할 예정이다. 또 고부가가치의 우수농산물로 이미지를 부각시켜 중국 저가농산물과의 차별화를 통해 수출시장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와 마산시는 이로카 사용기준 등을 상반기 중에 마련하고, 올 하반기부터 마산농산물 수출물류센터를 통해 선별된 수출농산물에 한해 적용할 계획이다. 신선 채소류 및 화훼류의 주산지인 경남도의 농산물수출 전진기지로 구축된 곳이 바로 마산농산물수출물류센터. 2004년 개장해 가동 중인 이 물류센터에서는 1일 최대 50톤의 물량선별이 가능하다. 또 최첨단 장비로 당도, 색상, 무게, 모양 등 세세한 부문까지도 선별이 가능해 상품의 질 향상은 물론 국제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여기에다 농산물의 해외수출을 위한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수출농산물을 산지에서 저온 시스템으로 운송해 선별, 포장, 예냉, 검역, 통관 등 원스톱 수출체계를 갖추고 있다. 물류센터 내 작업장도 최적의 온도가 유지되도록 해 균일한 품질관리와 대외신인도를 높여 나갈 수 있게 됐다.

 경남도는 농산물의 적극적인 수출을 위해 새로운 국제무역환경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농수산물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해 다각적인 수출드라이브 정책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심경자 경남도청 농산물유통과 농산물수출담당은 “이번에 개발된 이로카는 신선농산물의 해외수출시장 활로개척은 물론 마산농산물수출물류센터 활성화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했다.



 | 강원 평창 ‘해피 700 평창’|  고랭지 특성 관광으로 연결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평창군을 지날 때면 볼 수 있는 ‘해피(Happy)700평창’은 무슨 뜻일까. 해발 700m가 사람 살기에 가장 쾌적하다는 의미인 ‘해피 700 평창’은 강원도 평창군의 농특산물 브랜드이기도 하다. 

 또 고기압과 저기압이 만나는 지역으로 인간의 생활과 모든 동식물의 생육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으로 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평창지역에서 생산한 농특산물은 해피 700의 상표를 걸고 전국에 판매되고 있다. 고랭지라는 지역적 특성을 브랜드화해 짭짤한 수확으로 연결하고 있는 것이다.

 평창군은 지난해 말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수한 농특산물에 대해 군수가 그 품질을 인증하는 품질인증상표 조례를 공포하고, 올해부터 청정 농특산물과 전통식품에 브랜드 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품질관리를 위해 농정업무 관련 공무원을 비롯해 생산자단체와 소비자단체 회원들로 이뤄진 농특산물품질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품질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거쳐 브랜드 사용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소비자들이 믿고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평창에서 생산한 농축산물과 임산물을 원료로 한 제조·가공품, 전통식품에 대해서도 품질을 인증,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도록 인증상표를 부착하도록 했다.

 군은 인증된 농산물이라도 유효기간 1년이 지나거나 품질관리에 하자가 발생하면 사용승인을 취소하고 브랜드이미지 손상에 대한 손해배상까지 청구해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군은 상표등록을 한 358개 품목 중 공산품과 서비스를 제외한 감자와 배추 등 농특산물 86품목을 기본적인 대상품목을 정하고 향후 소비자들의 반응에 따라 품목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평창군은 군수가 인증하는 브랜드로 농특산물이 판매될 경우 차별화된 가격을 받아 농업경쟁력 향상은 물론 평창의 청정 고품질농산물의 대외적 홍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메밀꽂 필 무렵’을 이용한 효석문화제,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각종 노력과 함께 대표 브랜드인 `해피 700’에 맞춰 해발 700m고지에 자연과학관 설립을 추진하면서 관광자원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자연과학관의 경우 자연과 과학의 만남을 주제로 가족단위 관광객을 유치, 평창군 일원을 관광벨트화 하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평창군이 내세우고 있는 해피 700 이미지와도 맞아 떨어져 관광홍보효과도 함께 기대하고 있다.

장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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