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품이 웰빙 바람을 타고 사랑을 받고 있다. 건강식품이 활기를 띠면서 농민들은 단순 농작물 재배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얻고 있다.
 종 질병이 식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건강식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웰빙 바람과 맞물리면서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 수입농산물의 높은 파고를 헤쳐 나가기 위해 농민들도 건강식품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불안정한 가격과 품목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제대로 된 시장은 형성되지 못했다. 또 유기농 매장에서만 팔리기 때문에 아직 일부 유기농 식품 이용자들만 먹는 정도다.

 유아용 스낵을 만드는 유기농 전문식품회사인 산들촌은 아이들이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유아용 과자를 만들어 주목받고 있다. 충남 부여의 조계연씨는 홍삼, 마늘 등을 먹인 팽이버섯으로 건강음료를 개발했다. 경기도 고양시 최성천씨는 생토마토를 간 주스를 만들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 산들촌 |  식품 첨가물 최소한으로 줄여



 공 첨가물 없이 과자를 만들 순 없을까. 최근 한 방송사가 과자제조업체들의 식품 첨가물 사용실태와 피해를 방송하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유기농으로 만든 과자를 사 먹이고 싶지만 종류도 많지 않을뿐더러 신뢰감 또한 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구입할 수 있는 친환경 농산물로 만든 어린이들이 먹을 수 있는 과자는  90% 이상이 수입산이다.

 일반과자는 조리와 가공 단계에 무슨 인공·화학 첨가물이 들어갔는지 모르 고 먹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대규모 제과업체들은 소비자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하면서도 첨가물 사용에 집착하고 있다. 인공 첨가물이 들어가야 간편하게 원하는 맛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친환경 전문 식품업체인 산들촌이 인공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은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정훈 사장은 국내산 친환경 농산물을 주원료로 아이들이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과자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아토피를 앓고 있는 조카가 있어요. 그 아이는 아토피 때문에 먹는 것이 굉장히 까다로웠습니다. 먹거리가 별로 없었죠. 먹을 만한 것도 수입산이 거의 대부분인데 그 마저도 유기농 제품이 아닌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가 이 사업에 뛰어든 이유다. 그래서 그는 아이들이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과자를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한과관련 업체에서 제품 기획을 하면서 이미 식품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이러한 과자를 만들 만한 공장을 찾았다. 지금 산들촌의 의뢰를 받아 식품 첨가물 없는 과자를 생산하는 풍전나이스 제과공장은 대기업에 과자를 납품해온 전문 생산업체.

 정 사장이 풍전나이스를 찾아 식품 첨가물 없는 과자를 만들어보자며 조른 것은 2004년 10월. 성공 가능성이 없다는 회사측을 설득해 기존 생산라인을 한 달에 며칠씩 빌려 실험에 들어갔다.

 처음 실험 목표는 감자스낵 만들기였다. 무엇보다 모양을 내는 게 가장 어려웠다. 유기농 감자 2톤씩을 10여 차례 중숙기에 넣길 반복했지만 팽창제 없이는 모양이 만들어 지지 않았다고 한다.

 가열 온도와 시간, 수분 함량을 바꾸기를 반복했다. 수십 톤의 감자를 버린 1년 가까운 연구 끝에 시제품을 완성했다.

 현재 풍전나이스는 평소엔 롯데제과에 납품하는 콘칩과 자체 브랜드로 노래방 새우깡을 만들다가, 한 달에 세 차례 산들촌의 과자 3종류를 번갈아 만든다.

 이들이 생산하는 ‘우리 아이 착한 감자’는 국산 무농약 감자를 사용한다.  일일이 감자를 깎아 중숙기에서 우리 밀가루, 강원도산 메옥수수 가루만 섞어 쪄내는 방식. 설탕 외에 일반과자를 만들 때 사용하는 탄산나트륨, 중탄산암모늄 등 식품 첨가물은 일체 들어가지 않았다. 일반 과자 생산에 흔히 들어가는 팽창제도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중숙기에 쪄진 감자는 컨베이어밸트로 이동해 화장지처럼 얇게 펴져 롤 형태로 감긴다. 이것을 15시간 정도 숙성시키고 건조와 2차 숙성 과정을 거쳐 기름에 튀긴다. 다 튀긴 감자는 일반 감자스낵에 비해 쪼글쪼글하고 ‘심심’ 할 정도. 맛을 더 내기 위해 화학조미료나 감미료를 치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은 튀기는 기름과 설탕이 문제다. 스낵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름에 튀기기는 것이 필수인데, 값이 싼 팜유를 쓸 수밖에 없는 것은 기름탱크 등 관련 설비를 모두 교체해야 하는데 전용공장이 없어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설탕의 문제도 여전하다.

 “튀김 기름으로 팜유보다는 현미유나 유자씨 기름 등이 좋은 것은 알고 있습니다. 자체 생산라인이 완성되면 설비를 갖추고 더욱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 겁니다.”

 산들촌은 내년에는 전용공장에서 더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부지는 확보한 상태이며 조만간 공장건립에 들어갈 계획이다.



 | 조은버섯 |  보약먹인 버섯 음료



 삼, 한방 마늘을 먹고 자란 팽이버섯이 화제몰이에 나섰다. 충남 부여의 조은버섯 영농조합법인이 만드는 버섯이다. 미국 특허등록으로 친환경 농산물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법인의 조계연 대표는 제품의 다양화 없이 일반 버섯 생산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현실을 직감하고, 보다 체계화한 조직력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생산하고 있다.

 그는 이제 10년차 버섯 농부. 지난 1996년 회사를 설립하고 버섯 생산에 몰두했다. 800여 평의 공장 안에 배양실, 종균배양실, 실험실, 포장실, 예냉처리실 및 저온창고 등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

 우선 그는 기계화 재배로 안정적인 생산과정을 만들고, 깨끗한 지하암반수와 예냉처리를 통해 소비자들이 믿고 찾는 버섯을 생산하고 있다. 무농약 재배를 통해 자란 이 버섯은 국내 버섯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FDA의 성분분석 검사필을 받았다. 지금은 백화점, 마트, 농산물 시장 등 국내 주요 유통업계에 버섯을 공급하면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물에 씻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습니다. 밑동만 잘라내고 씻지 말고 바로 먹어보면 그 쫄깃한 맛을 느낄 수 있어요. 올리브유에 살짝 볶아 먹어도 맛이 좋아요.” 그는 홍삼새송이나 홍삼느타리를 우려낸 물을 아침저녁으로 마시고 있다고 한다. 그가 가장 먼저 꼽는 건강유지비결이다.

 특히 그는 새로운 가공법을 통해 홍삼팽이버섯, 한방팽이버섯, 마늘팽이 버섯 등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고품질 버섯 생산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버섯을 음료로 응용한 건강 버섯음료를 개발해 쓰임새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조 대표는 지난 2003년부터 음료 개발을 위한 연구에 들어가 2004년 7월 특허를 출원하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갔다. 이 버섯음료에는 11가지 몸에 좋은 성분을 가미했고, 성인과 달리 입맛이 까다로운 아이들이 먹기 좋게 맛에도 신경을 썼다.

 “버섯이 몸에 좋지만 보통 아이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죠. 그렇다고 이런 소비자들을 포기할 수 없었어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취향대로 버섯을 만들고 새 제품을 개발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버섯음료 생산시설은 제약회사에서 음료를 생산할 때 사용하는 설비로 버섯을 비롯해 11가지 농산물을 넣고, 48시간 정도를 끓여 음료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월 10톤 정도를 생산할 수 있다.

 버섯음료에 이어 버섯분말도 생산하고 있다. 버섯분말은 팽이, 새송이, 느타리, 표고, 양송이 등 5가지 버섯을 건조시킨 후 분쇄하고, 여기에 청국장 분말을 약간 가미해 제조한 것이다. 조미료 대체용이라는 것이 조 대표의 설명이다.

 특히 진짜 웰빙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보통의 건강식품들이 맛을 내기 위해 설탕을 사용하지만 조 대표는 천연 농산물만 갖고 맛을 낸다. 11가지 농산물 외에는 어떤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는다.

 조 대표는 최근에는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 3월8일부터 15일까지  미국을 방문, ‘LA 한인 비즈니스 EXPO’에 참가해 각종 버섯과 버섯음료 등을 선보였다. 전시회를 마친 이틀정도는 홀로 시장 조사 및 수출시장 개척에 나서기도 했다.

 “미국 현지조사에서 수출 가능성을 보고 왔어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올해 안에 수출길이 트일 것으로 보입니다.”



 | 백송애그리텍 |  버리던 토마토로 부가가치 창출



 기도 고양시 일산. 의류 할인매장들이 들어선 신도시 시가지를 벗어나면 벌써 봄냄새가 물씬 풍긴다. 아파트단지들이 무수히 들어차 있지만 바로 그 옆은 농촌마을이다. 비닐하우스도 여러 동 보인다.

 그중에서 5200평의 유리온실이 눈에 먼저 띤다. 유리온실에는 토마토가 주렁주렁 달렸다. 땅에서 키우는 게 아니라 코코넛 열매를 빻아 만든 배지에서 자란다. 영양분은 햇빛에 따라 자동적으로 공급된다.

 군데군데 놓여 있는 조그만 통에는 병충해를 잡을 수 있는 천적이 자라고 있다. 무농약으로 키우는 친환경 토마토라는 얘기다. 어쩐지 빨갛게 익은 토마토는 눈에 띠지 않는다. 방금 전 수확을 했기 때문이라고 이 유리온실 주인인 최성천(42) 백송애그리텍 영농조합법인 대표가 말했다.

 유리온실이라 한 여름인 7~8월만 빼고는 연중 토마토를 생산한다. 주로 봄, 가을에 생산량이 가장 많은데 1일 생산량이 6톤, 1200만원어치에 이를 때도 있다. 지난해 이 유리온실에서만 수확한 토마토만 450톤. 7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최 대표는 15년 전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직장을 다니다가 부친이 짓던 농사를 이어받은 것이다. 처음에는 오이나 가지를 키웠다. 그러다가 방울토마토로 전환했고, 6년 전부터 완숙토마토를 키우고 있다.

 “처음부터 양액재배를 했어요. 일반 농산물과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친환경이 돼야했죠. 하지만 맨땅에서 재배하는 토마토는 병충해가 심해 무농약으로 재배하기 어렵습니다. 양액재배는 일손이 덜 가는 편인데다, 소득도 다른 작물보다 나아요.” 처음 토마토 양액재배를 할 때에는 기술이 없어 유럽과 일본 등지에 견학을 다니기도 했다.

 초기 투자금액은 38억원. 정부보조와 금융기관 대출로 메꿨다. 하지만 농산물 가격이 불안정해 이자를 갚지 못한 적도 있었다. 1997년에는 홍수로 무릎까지 물에 잠기는 바람에 이후 3년은 온갖 고생을 했다. 요즘 가장 큰 고민은 일할 사람이 없다는 것. 그의 농장에서 일하는 인부들은 모두 외국인 연수생들이다.

 최 대표는 2002년부터는 생토마토만을 갈아 음료를 만들었다. 작고 못생겨서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토마토는 따로 구매자가 없으면 폐기처분 했는데, 버리기 아까워 이를 활용한 것이다. 형인 성국씨가 주스를 만들어보자며 아이디어를 주었다고 한다.

 그가 만든 토마토 주스는 생토마토만 갈아 만든다. 그래서 주스라기보다는 걸쭉한 토마토 즙에 가깝다. 다른 주스들처럼 열에 가열하지도 않는다.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적인 토마토주스는 물에다가 토마토페이스트와 액상과당, 설탕을 넣고 구연산 등의 산미료로 상큼한 맛을 추가시킨다. 게다가 상온으로 유통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고온살균을 해야 한다. 또 이 토마토페이스트라는 것은 토마토를 으깨서 가열 등의 공정을 거쳐 농축시킨 것인데, 생 토마토보다 영양소의 손실이 훨씬 많다.

 그래서 그는 다른 토마토주스와는 달리 설탕 등 인공 첨가물은 넣지 않는다. 다만 천연과당을 넣어 약간의 단맛을 냈다. “생토마토만 갈아 만든 주스는 그렇게 입맛을 당기지 않았어요. 그래서 여러 가지 당도의 주스를 만들어 가장 반응이 좋은 당도를 선정했어요.”

 유기농 매장에만 공급하고 있는 토마토주스는 현재 전체 매출액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에는 40% 수준까지 늘린다는 생각이다. 그냥 버렸던 토마토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더욱 위생적인 주스를 만들기 위해 자동화설비를 갖춘 가공공장도 지었다.

 “더 깨끗하고 위생적인 환경을 만들었어요. 4단계의 정수를 거친 물로 씻어 세척한 토마토를 출하하게 됐습니다. 더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게 될 겁니다.”

장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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