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중소기업의 정보화는 사각지대로 남았지만, 최근 몇몇 기업은 정보화를 통해 근본적인 체질을 바꾸고 있다. 첨단 IT인프라를 통해 표준화된 업무방식을 갖추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더욱더 높이고 있다.

 | 레인콤 |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면 어디나 보안 보장



 인콤의 김 과장은 바이어와의 중요한 상담을 위해 미국 출장을 떠났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그는 사무실 밖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 편이다.  지난 주말에 중국에서 도착해 쉴 틈도 없이 곧바로 미국으로 떠났다.

 미국에 도착한 김 과장은 호텔에서 노트북을 꺼내 미처 처리하지 못한 일들을 처리하기로 마음먹었다. 호텔 내의 인터넷을 통해 회사의 보안접속 포털사이트에 접속하자, “지금부터 통신하는 모든 데이터는 안전하게 암호화 되어 통신이 이루어집니다”라는 안내 메시지가 뜨고, 사용자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회사에서 보던 화면과 동일한 사내 경영정보 시스템이 나타난다. 여기에는 결재할 문서, 회사 게시판 그리고 미처 읽지 못한 메일 리스트가 나타난다. 미결 사항들을 마저 처리하고, 업무에 필요한 보고 사항은 담당 임원에게 메일을 보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사무실 밖에서 이런 일들을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최근에 원격지 보안 접속 솔루션을 도입한 뒤로는 사무실이 아니라도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면 어디서나 이처럼 업무를 볼 수 있게 돼 한결 편리해졌다. 특히 주 5일 근무가 시행되고 난 뒤로는 직원들이 집에서도 필요한 경우 회사 시스템에 접속해 긴급한 일들을 처리할 수 있게 돼 대고객 서비스를 한층 강화하게 됐다. 출장지 호텔에서도 회사 시스템에 접근해 업무를 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레인콤은 글로벌한 MP3P 업체로서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해외 각국으로 영업 및 개발 인력들이 활동하고 있다.  사업영역의 확장으로 해외출장이 잦아져 통신비용 절감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 또 체류기간도 길어짐에 따라 해외에서도 회사 업무를 봐야했다.

 이를 위해 레인콤이 지난해 8월 도입한 것이 원격지 보안 접속 솔루션인 시스코의 SSL(Secure Socket Layer)-VPN(Virtual Private Network)솔루션이다.

 SSL이란 인터넷 보안통신의 표준 프로토콜로 자리 잡고 있는 기술로 미국, 일본 등지에서는 이미 보편화 돼 있으며, 국내에서도 전자상거래 업무에는 이미 많이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SSL관련 기술이 더욱 발전해 인터넷을 통해 사내의 보안된 영역에서 통신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보안통신이 가능하도록 발전했다.

 이러한 기술이 바로 SSL-VPN이라는 솔루션으로 등장한 것이다. SSL-VPN솔루션을 설치한 뒤로는 가정, 호텔, 공항, PC방, 협력사 그리고 이동 근무자와 같이 회사 밖에서 사내 시스템에 접속하고자 하는 모든 사용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안전하게 업무를 보는 것이 가능하다.

 SSL-VPN 전용 장비를 설치하게 되면, 인터넷에 접속돼 있는 원격지의 PC에서 별도의 전용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고도 사내에서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보안을 보장해 주고 있다. 특히 철저한 사용자 인증과 사용자의 권한에 따른 접근 통제가 이루어지고, 전송되는 모든 데이터는 SSL을 이용해 암호화 된 채로 전달되기 때문에 데이터보안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뿐만 아니라 값비싼 전용선 대신 저렴한 인터넷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비용절감 효과도 대단히 크다.

 예전 같으면 원격지에서 사내 시스템에 접속하는 것이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극히 제한적으로 방화벽을 열어주는 경우가 있었지만 보안이 취약해 질 수 있는 문제점이 있었다.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았으나 SSL-VPN솔루션의 등장으로 이러한 문제점들이 일거에 해소된 셈이다.

 흔히 보안을 강조하다보면 반대급부로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던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었다. 즉 과다한 투자, 과도한 관리자의 부담, 불편한 사용자 환경 등이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원격지 보안 통신 솔루션 측면에서만은 과거의 이러한 일반적인 진리가 바뀌어져야 할 시점에 온 것이다. 보안과 편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형주 정보 전략팀 차장은 “무조건 솔루션만 도입한다고 보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 권한에 따른 정확한 접근통제 규칙을 정하고, 권한이 없는 사용자가 시스템에 접근해 보안상의 문제점을 야기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정보를 보안된 환경에서 획득하고 가공해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한 시대에 와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 페이퍼코리아 |  효율적 업무 프로세스로 ‘경영 혁신’



 2003년 11월 본격화된 페이퍼코리아의 ERP프로젝트는 2004년 5월부터 실제 가동에 들어갔다. 단순한 회계프로그램만 깔려 있던 전산시스템은 모든 직원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사내 인트라넷으로 바뀌었으며, 시스템을 통해 무분별한 자원 낭비도 막을 수 있게 됐다.

 최용실 경영지원팀 과장은 “판매·생산·구매부서의 통합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매·계획기간을 단축시켜 원가를 절감할 수 있었고, 거래처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그동안의 성과를 평가했다.

 페이퍼코리아는 업무 프로세스의 혁신을 통해 명확한 의사결정이 가능케 됐으며 생산성 강화로 인한 TCO(총소유비용) 절감 효과도 거두게 된 것이다. 여기에다 각종 생산 관련 지표를 표준화해 실시간 분석이 가능해짐에 따라 생산성도 대폭 향상됐다.

 회사 측은 솔루션 도입을 통해 의사결정이 강화돼, 재고 회전율이 증대되고 수주 처리 시간이 단축됐으며, 자산 활용도를 제고할 수 있어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부가적인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또 ERP 구축을 통해 프로세스 개선 뿐 아니라 경영혁신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최 과장은 “최근 ERP운용과 투자대비 효과를 평가하고, 글로벌 표준을 통한 내부혁신을 위해 프로세스 개선 운동을 계속 펼쳐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1944년 고려제지로 출발한 이래 세풍제지를 거쳐 2002년 인터넷기업인 버츄얼텍에 인수되면서 새롭게 출범한 페이퍼코리아는 2005년 매출액만 1624억원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제지업체 중 하나다.

 신문용지는 대부분 캐나다 등지에서 펄프를 수입해 가공했지만, 최근에는 저렴한 국산 폐지를 수거해 재가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장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원가절감과 품질관리다. 특히 IMF 외환위기 이후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페이퍼코리아는 부실기업 이미지를 씻기 위해 공장설비 현대화 등을 통해 경영혁신에 나섰다.

 페이퍼코리아는 지난 2003년 10월, 군산에 현대화 설비를 갖춘 최신식 공장을 구축함으로써 경쟁력을 한 단계 높였다. 이와 함께 내부 역량 강화라는 또 하나의 과제에 도전했다. 바로 선진적인 IT자원을 도입해 내부 업무 운영 혁신을 통해 안과 밖을 모두 단속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페이퍼코리아는 매출에 직결되는 회계와 물류, 인사 등 업무에 각각 구축된 서로 다른 플랫폼 및 솔루션 등의 IT자원을 통합하고, 이를 통해 경영정보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보장하는 데 투자를 집중했다.

 특히 부서간의 활발한 데이터공유를 통한 업무 효율성 개선을 위해서는 전사적인 통합시스템이 필수적이었다.

 그동안 생산·구매·물류·품질·영업·재무 등 회사 내의 핵심 업무에 부서별 특성에 맞게 설계된 솔루션들이 서로 연계되지 않아 업무 프로세스가 복잡하고, 일부 업무는 수작업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최 과장은 “이전에는 ERP의 전단계인 MRP(생산관리시스템)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었지만 재무와 회계, 구매와 유통 등 회사 매출에 직결되는 데이터가 일원화되지 않아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는 등 선진적인 정보화 시스템 도입이 시급한 상태였다”고 회고했다.

 이 같은 기준에 부합하는 솔루션이 바로 SAP ERP라는 결론을 얻게 됐다.  그는 “SAP솔루션은 국내외에서 다양한 구축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매우 안정적인 시스템으로 제지업종이라는 특수성까지 보장할 수 있었던 것이 선정 이유였다”고 밝혔다.



 | 대상 |  튼실한 하드웨어로 안정성 확보



 미료의 대명사처럼 굳어진 ‘미원’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미원을 만드는 식품전문기업 ‘대상’을 아는 사람은 미원만큼 많지 않다. 그만큼 대상은 철저하게 브랜드를 살리는 마케팅을 전개하면서 지금은 청정원으로 변모한 미원과 순창고추장 등 각 식품 분야별 선두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이런 대상의 승승장구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사업 환경은 180도 달라졌다. CJ 같은 경쟁사들의 추격이 거센 것은 물론이고, 웰빙 열풍에 편승해 소규모 식품제조업체들도 대상의 전략을 벤치마킹하면서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도전자의 입장보다 선두를 지키는 것이 어려운 법. 마케팅전은 엄청난 자금이 필요하면서도 정작 이로 인한 효과는 크지 않아 신제품 개발 등 본연의 연구는 점차 어려워졌다. 이에 대상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무엇보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실시간 정보를 바탕으로 한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했다. 업무 프로세스를 시스템화지 않으면 빠르게 바뀌는 비즈니스 환경에 적응할 수 없어 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하는 기업으로 변해야 했다. 이러한 새로운 돌파구로 찾은 것은 ERP의 도입.

 노장섭 ERP- Core 팀 과장은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시켜 기업 내부 운용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것은 물론, 철저하게 분리됐던 제품별 관리도 통합해 영업정보와 재고, 유통, 협력사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해 의사결정에 효율적으로 활용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ERP는 대상의 미래를 담는 그릇으로 향후 더욱 심화되는 경쟁 속에서 살아가기 위한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대상은 재무·영업·물류·관리·생산·품질 등 전 부분에 걸쳐 ERP를 도입했으며 데이터웨어하우스(DW)와 엔터프라이즈 포털(EP)까지 확대 구축했다. 1여년의 프로젝트를 거쳐 지난 1월 시스템을 공식 오픈했다. 포털 하나로 대상 직원들이 모든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사용자 환경을 개선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런 대상이 ERP 구축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 중 하나는 다름 아닌 ERP 구성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기본 플랫폼의 선택.

 ERP가 고속도로라면, 고속도로를 뚫는 작업은 가장 기본. 그러나 고속도로가 정체돼 제 역할을 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이러한 ERP 고속도로 정체를 없애는 것이 바로 하드웨어 인프라에 달려 있다.

 기존에 사용하던 서버는 HP의 장비. 이미 사용연한을 넘겨 교체 주기에 달한 장비가 대부분이었고, ERP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대상은 HP는 물론 IBM, 썬 등의 제품 가운데서 원하는 성능과 안정성을 제공하는 서버를 찾기 시작했다.

 모든 면에서 합격점을 받은 서버는 다른 아닌 한국IBM의 유닉스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파워프로세서를 탑재한 ‘IBM eSever p5 595’였다. 조건은 안정성과 동종업계 업무 처리량보다 1.5배 많은 처리량.

 노장섭 과장은 “대개 기업들이 ERP를 구축하면서 3년 후 비즈니스까지 예측해 시스템 용량을 설정하는데, 대상은 5년 후 비즈니스까지 예측하고 다른 기업의 약 1.5배 정도 더 많은 처리능력을 요구했다. 그만큼 대상의 비즈니스는 언제 시스템이 폭주할지 몰라 순간적인 처리능력이 뛰어나고, 안정적적이어야 했다”고 말했다.

장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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