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사극, 해양 액션
국가 한국
러닝타임 128분
감독 김한민
출연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진구, 이정현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이 추천한 영화는 ‘명량’이다. 김영훈 회장은 국내 굴지의 연탄 회사인 대성산업공사를 설립한 고(故) 김수근 대성그룹 창업 회장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어릴 적 꿈은 과학자였지만 공부를 잘하면 법대에 가야 한다는 당시 사회 분위기를 따라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다. 1981년 미국 미시간대에서 법학과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김 회장은 3년 뒤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배웠고, 신학대학원에도 진학했다. 그는 하버드대에서 신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현지에서 전도사로 활동했다. 목회자의 길을 걷고 싶었지만 1988년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대성산업에 입사해 지금까지 경영자의 길을 걷고 있다. 도시가스 등 에너지 사업에 주력해온 대성그룹은 최근 태양광, 미생물을 이용한 가스 생산 등 에너지 신사업을 통해 제2 도약에 나서고 있다.

김영훈 회장 집무실 한쪽에는 전동 승마기, 국궁, 전통 등이 놓여 있다. 전시용이 아니다. 김 회장은 가끔 전동 승마기에 앉아 옆방 회의실 과녁을 향해 국궁 시위를 당긴다. 그는 “흔들리는 배 위에서 백발백중 적군을 쓰러뜨린 충무공을 따라 하려고 활을 연마한다”고 한다. 힘껏 당겨야 멀리 가는 화살처럼 일할 땐 끝까지 밀어붙여야 한다는 것이 그가 국궁에서 배운 경영철학이다.

그는 경제·안보와 직결된 에너지 사업이 매일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것과 같다고 보고 이순신 장군을 ‘등대’로 삼았다.

2014년 7월 개봉된 ‘명량’은 우리나라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했다. 누적 관객 1761만5437명으로 역대 박스오피스 1위다. 영화는 1597년 8월 임진왜란 6년 위대한 전쟁으로 불리는 ‘명량대첩’을 그렸다. 기나긴 전쟁으로 백성의 삶은 참담했고, 누명을 쓰고 파면당했던 이순신 장군은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돼 두려움에 가득 찬 백성과 전의를 상실한 병사 그리고 12척의 배를 가지고 조선의 바다를 지켜야 했다. 구루지마(류승룡)가 이끄는 330척의 배를 보고 모두가 패배를 직감하는 순간에도 이순신 장군은 지형을 이용한 치밀한 전술을 생각했고 결국 승리로 이끈다. 관객들은 인간이 가진 한계를 이겨내고, 두려움을 용기로 바꿔 이뤄낸 승리에 깊이 감동한다.

‘최종 병기 활’을 만들었던 김한민 감독이 연출했고, 배우 최민식이 이순신 장군 역을 맡아 열연했다.


Plus Point

이순신 장군 다룬 다른 영화는

‘명량’ 이전 이순신 장군을 다룬 영화는 모두 4편이다. 첫 번째 영화는 ‘성웅 이순신’으로 1962년 만들어졌다.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개발했을 때부터 노량해전에서 전사할 때까지의 이야기를 다뤘다. 김영훈 회장은 이 영화를 보고 이순신 장군에 빠졌다고 한다. 9년 후 ‘성웅 이순신’은 같은 제목으로 다시 제작됐다. 당대 스타였던 김진규와 김지미가 출연했고, 10만 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됐다. 당시 영화 15편을 만들 수 있는 1억5000만원을 제작비로 투입한 대작이었다. 그러나 14만70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김진규는 1977년 ‘난중일기’란 작품으로 이순신이란 이름에 다시 도전했다. 약 2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지만 흥행엔 실패했다. ‘난중일기’ 이후 이순신을 다룬 영화는 한동안 제작되지 않았다. 그러다 2005년 나온 영화가 ‘천군’이다. 박중훈과 김승우, 황정민이 출연한 ‘천군’은 시간여행 영화다. 남북한이 함께 개발한 핵무기가 있고, 이를 빼돌리려는 북한 장교와 그들을 쫓던 남한 장교 일행이 과거로 돌아가 이순신 장군을 만나는 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