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붕 ‘최재붕의 메타버스 이야기’ 저자 성균관대 기계공학 학·석사, 캐나다 워털루대 기계공학 박사, 현 성균관대 서비스융합디자인학과 교수 사진 김흥구 객원기자
최재붕 ‘최재붕의 메타버스 이야기’ 저자 성균관대 기계공학 학·석사, 캐나다 워털루대 기계공학 박사, 현 성균관대 서비스융합디자인학과 교수 사진 김흥구 객원기자

“코로나19를 계기로 내가 알던 표준이 변하고 있다. 신인류가 선택한 표준 문명인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에 빠르게 올라타야 한다.”

전작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에서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쓰는 디지털 신인류의 등장을 조명한 저자가 후속작 ‘최재붕의 메타버스 이야기’를 출간했다. 메타버스란,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미래의 땅을 의미한다. 이미 글로벌 10대 기업 중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구글), 메타(옛 페이스북), 엔비디아는 메타버스를 지배하는 Z 세대(1997~2010년생)를 잡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새해에도 주목해야 할 트렌드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코로나19 이후에는 20배 속도로 빠른 디지털 전환이 일어났다. 불가능하다 생각했던 재택근무, 원격수업, 원격의료에 대한 꽉 막힌 생각도 장벽을 허물었다. 강제로 경험하게 된 디지털 문명의 세상은 그간 사람들이 통념상 알고 있던 일상, 정상, 표준이송두리째 바뀌는 ‘뉴 노멀’을 가져온다. 단지 스마트폰을 잘 쓴다, 못 쓴다의 문제가 아니라 문명이 통째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저자는 “메타버스 기술이 아니라 메타버스 세계관이 초래할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며 “지금은 과거처럼 세계 최초 기술로 성공하는 게 아니라 애플이나 테슬라처럼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해 ‘좋은 경험’을 제공해야 성공하는 시대”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시시각각 진보하는 미래, 메타버스 시대에서 중요한 건 무엇일까. 세상에 아이폰을 내놓으며 혁신을 이끈 스티브 잡스가 지난 2011년 애플 아이패드2 발표 자리에서 휴머니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 말에 답이 있다. “기술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애플의 DNA다. 교양과 인문학이 결합된 기술이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 결과를 낼 것이다.” 다가오는 메타버스 시대에는 기업들이 단순히 기술적으로 뛰어난 하드웨어를 만들어 파는 것뿐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를 융합해 ‘좋은 경험’을 선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팬덤 문화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결국 오늘날 많은 기업이 찾으려고 노력했던 디지털 대전환의 핵심은 경영철학의 재점검과 대전환을 의미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1장 ‘사피엔스, 코로나를 만나다’에서는 역사 선상에서 마주친 새로운 문명의 기록과 메타버스를 둘러싼 미·중 전쟁, 새로운 기회와 일자리에 대해 논한다. 2장 ‘디지털 문해력이라는 무기를 가진 자들’에서는 검색하는 인류인 슈퍼 사피엔스의 등장으로 인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3장 ‘디지털 신대륙에 상륙하라’에서는 메타버스, 크립토,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조명한다. 특히 디지털 문명의 창조자인 밀레니얼 세대(1981~96년생)가 게임으로 만든 세계관부터 어려서부터 스마트폰을 쓰기 시작한 Z 세대가 창조한 메타버스 세계까지 디지털 신세계의 확장 역사를 볼 수 있다. 

메타버스와 함께 확장하는 신(新)거래 시스템인 NFT 마켓에 대한 이야기도 확인할 수 있다. 4장 ‘열광하는 대상이 곧 법이고 규칙이다’에서는 성장하는 K콘텐츠, 유튜브 너머 웹 3.0 시대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등 메타버스 세계에서 뜨고 있는 팬덤 경제에 대해 논한다. 5장 ‘모든 것은 사람으로 돌아온다’에서는 소비자의 마음을 살 수 있는 것이 생존의 조건이 되는 사회로의 진화 현장을 전한다.

전효진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