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탄생 이래 가장 역동적인 우주 시대가 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무인(無人) 우주선 오리온이 지난 12월 11일(현지시각) 달 궤도 비행을 마치고 25일 만에 지구로 무사 귀환하자 외신은 앞다퉈 이같이 보도하며 우주 자유여행 시대가 가까이 다가왔음을 알렸다. 나사는 유인 달 탐사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반세기 만에 시작한 아르테미스의 첫 번째 단계가 성공했다고 보고, 오는 2024년 진짜 사람을 다시 달로 보낼 아르테미스 2단계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이후 2025년 진행될 3단계 계획에서는 네 명의 우주인이 달 궤도에 진입한 후 이 중 두 명이 달에 착륙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은 이미 나사와 협력해 실질적으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관련 임무를 수행 중이다. 2022년 8월 발사한 다누리호에 실린 여섯 기 탑재체 중 영구음영지역 카메라를 이용해 2025년 아르테미스 3단계 프로그램에서 이뤄질 달 착륙 후보지를 찾는 것이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달에 존재하는 물의 첫 채취도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등 우주과학을 비롯해 다가올 3년 안에 혁신을 가져올 과학계 키워드 37개를 우리나라 대표 국립과학관인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엮어 책으로 냈다. 이 책은 천문학자, 식물생명공학자, 컴퓨터공학자 등 국립과천과학관에서 근무하는 ‘덕후 기질’의 이과생들이 각자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글을 개인적 견해와 함께 쉽게 풀어 썼다.

파트1 ‘지속가능한 우주탐사’에서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비롯한 우주망원경과 아르테미스 달 탐사 프로그램, 최신 소행성 소식 및 블랙홀 등에 대한 자세한 해설이 담겼다. 그간 우주 탐사는 정부 주도로 이뤄졌지만, 오늘날에는 민간 기업 역시 우주 개발 및 탐사에 참여하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의 도래도 소개한다. 

파트2 ‘산업화 초읽기 확장되는 과학’에서는 물리학의 미래인 데이터사이언스, 인공지능(AI)과 로봇의 현주소, 디지털 신호로 읽는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 인공 태양을 만드는 핵융합의 최전선 등 오늘날 과학기술로 실현 가능한 여러 스핀오프 기술에 대해 소개한다. 

파트3 ‘새로운 소재, 무한한 기회’ 분야에서는 암모니아처럼 단순하고 익숙한 분자에서 도시의 유전인 미래 플라스틱, 신축성 소재로 만든 웨어러블 디바이스, 신경세포 모방과 고분자 전자 소재 등 활용 범위가 확장된 신소재 개발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담겼다.

파트4 ‘일상을 지키기 위한 세포 정복’에서는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 푸드테크 중심에 선 대체육, 골수 이식과 관련된 오해를 푸는 장이 열린다. 파트5 ‘지구에서 공존하기 위한 절박한 외침’에서는 지구과학과 기후과학 관련, 기후 재앙을 막을 수 있는 한계 시점에 대한 논의를 나눈다. 지구상에서 가장 값비싼 광물인 다이아몬드를 채취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자원이 소비되고 온실가스 배출이 일어나고 있지만, 무엇이 그토록 다이아몬드를 가치 있게 만드는지 과학적 관점에서 논한다.

파트6 ‘오늘날의 문화가 된 과학’에서는 청소년 중심의 대중 과학계가 점차 성인층을 대상으로 확장되고 있는 소통하는 과학의 다채로운 변화에 주목한다. 

이 밖에도 번외본으로 2021~2022년 노벨상 수상 관련한 후일담도 들어볼 수 있다. 멸종한 호미닌(인간의 조상 종족)과 인간 진화에 관한 비밀이 담긴 게놈(유전체)에 대해 중요한 발견을 해 202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스반테 페보 교수에 대해서 저자 중 한 명은 “여기저기 휘둘리는 과학자가 아니라 덕후 기질을 지킨 진정한 과학자의 성공”이라고 평하며 글을 맺는다. 새해 덕후의 성공을 응원하는 저자들이 진심을 담아 전하는 과학 트렌드에 대해 들어보자.

전효진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