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트렌드 코리아 2023’ 공동 저자  현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장,  유튜브 채널 ‘트렌드코리아TV’ 진행 사진 김난도
김난도 ‘트렌드 코리아 2023’ 공동 저자 현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장, 유튜브 채널 ‘트렌드코리아TV’ 진행 사진 김난도

“평균이 무의미해지는 시대, 소비 방식과 취향의 카테고리가 세분화되며 목적성 인간관계가 떠오르는 2023년이 다가온다.”

2023년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의 해가 밝았다. 코로나19의 감염병 위협은 재택근무 이행의 본격화뿐 아니라 지금껏 당연시했던 것들에 근본적 의문을 품는 시발점이 됐다. 2023년 한국 사회는 더욱 개인을 중시하는 문화로 변모하면서 취향 등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거나 목적성이 뚜렷한 인간관계가 주를 이루게 된다. 불황형 소비의 특징인 가성비와 합리성 추구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장을 포함해 전문가들이 매년 소비 트렌드를 예측하는 ‘트렌드 코리아 2023’은 △취향의 세분화 △불황형 신(新)소비 전략 △목적성 인간관계 △떠오르는 알파 세대 등 네 가지 축에서 다음과 같이 10대 소비 트렌드를 정리했다.

 

취향의 세분화

양극화를 넘어 N극화 현상이 일어난다. 평균의 실종으로 당신만의 대체불가한 전략이 중요해졌다. 재택근무, 하이브리드 워크, 자율출근제 등의 용어가 혼재되며 노동 시장 판도도 ‘오피스 빅뱅’으로 바뀌고 있다. 절차적 공정성을 추구하는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는 연봉 인상이나 성과급 외에도 맞춤형 복지를 중요시한다. 역으로 말하면 디테일한 복지 혜택을 잘 챙겨주는 기업일수록 실력 있는 직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의미다.


불황형 신(新)소비 전략

자신의 지출을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편집하는 일명 불황 관리형 소비자를 뜻하는 ‘체리슈머’가 급부상한다. 이들은 유동성이 많았던 시대엔 욜로(YOLO)와 플렉스 소비를 했다면 전례 없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경기 불안이 닥치자 태도를 180도 바꿔 창의적이고 똑똑한 소비를 주도적으로 한다. 무조건 아끼는 것이 아닌, 스몰 럭셔리를 넘어서 타이니 럭셔리를 추구한다. 매력적인 콘셉트와 테마가 있다면 그곳이 어디든 사람들로 붐빈다(공간력). 소모적인 비용의 경우 N분의 1로 나눠 결제하는 이른바 ‘N띵’ 문화도 이끈다. 매월 정기 결제 비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들 사이에선 ‘구독료 다이어트’를 통해 필요할 때마다 재결제해 사용하는 징검다리식 구독 서비스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사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상품, 결제 방식이 유연한 상품 등 다채로운 뉴 디맨드 전략(New Demand Strategy)이 주목받고 있다. 


목적성 인간관계

코로나19를 계기로 직접 만남이 줄어들면서 인간관계에 각종 색인을 뗐다 붙였다 하며 효용성을 극대화하는 ‘인덱스 관계’가 도래한다. 취향은 더욱 세분화되고, 특정 대상에 대한 팬심으로 뭉친 인간관계는 더욱 돈독해진다. 현실도피적이지 않으면서도 덕후와 팬슈머보다 진일보한 행복한 과몰입을 즐기는 사람들, 이른바 디깅모멘텀(Digging momentum) 시대와 어른이 되기를 늦추는 네버랜드 신드롬은 계속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떠오르는 알파 세대

진정한 ‘디지털 네이티브’인 알파 세대가 사회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2011년 이후에 태어난 알파 세대는 1980년대생 밀레니얼 세대 부모에게서 태어나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사고한다. 누구나 쉽게 인플루언서가 되는 ‘틱톡’을 즐기며 ‘자본주의의 키즈’ 후예답게 소비와 투자를 아우르는 경제 교육을 받는다. 이들을 위한 인공지능(AI)이 접목된 선제적 대응 기술도 중요해진다.

전효진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