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왼쪽) 효성그룹 회장이 2019년 8월 20일 전북 전주 효성첨단소재 전주 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 투자 협약식이 끝난 뒤 문재인 대통령에게 탄소섬유를 활용해 만든 전기자동차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조현준(왼쪽) 효성그룹 회장이 2019년 8월 20일 전북 전주 효성첨단소재 전주 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 투자 협약식이 끝난 뒤 문재인 대통령에게 탄소섬유를 활용해 만든 전기자동차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지속 가능 경영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이해 관계자 모두와 조화롭게 성장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합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올해 1월 발간한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에서 사람·환경·상생 등에 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보고서는 효성그룹이 2018년 6월 지주회사 ㈜효성과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4개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내놓은 첫 번째 보고서다. 투명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기업의 경제·사회·환경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조 회장의 선언이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 배출전망치(BAU)보다 20.5% 감축하는 걸 목표로 하는 ‘그린 경영 비전 2030’은 효성의 대표적인 지속 가능 노력 중 하나다. 조 회장은 성공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각 사업회사에 그린 경영 담당자를 두고 그들로 하여금 온실가스 배출량과 배출권 사업 관리, 화학 물질 규제 대응 등의 업무를 총괄하도록 했다.

효성 울산 공장과 구미 공장은 그린 경영의 하나로 폐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메탄)를 중합 열매 보일러에 공급한다. 이러면 보일러에 주입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전주 공장은 질소 발생 장치의 유휴 압축 공기를 공정용 저압 공기로 재활용한다.

또 울산 공장과 용연 공장은 공장과 주차장에 태양광 집전판을 설치했다. 이 설비는 온수 생산과 내부 전열용으로 쓰인다. 용연 공장의 경우 생활 폐기물 소각열로 발생하는 고압 폐열 스팀을 다른 공장에 공급하거나 외부에 판매하기도 한다.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라”는 조 회장의 지시는 효성이 최근 출시한 신제품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효성티앤씨의 ‘크레오라 리젠’과 ‘마이판 리젠 로빅’이 대표적이다. 모두 100% 재생 폐기물로 만든 재활용 섬유다. 신축성과 강성이 뛰어나 운동복·속옷은 물론 배낭·작업복·수영복 등에도 사용된다. 효성은 폴리에스터를 시작으로 나일론, 스판덱스 등으로 재활용 라인업을 확대해가고 있다.

협력사와 상생도 조 회장의 주요 관심사다. 일단 효성의 협력사가 되려면 해당 기업도 지속 가능 경영 철학을 확립해야 한다. 예컨대 효성중공업은 협력사 등록 시 경영 영역의 세부 평가 항목으로 인권·환경·안전·재무 등 CSR(사회적 책임) 관련 내용을 뒀다. 합격 기준에 미달하는 회사는 협력사 목록에서 제외된다.

효성첨단소재는 모든 임가공 협력사의 구매, 환경, 안전 품질을 직접 관리한다. 협력사의 원가·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려 이들 기업의 지속 가능한 생산 활동을 유도하는 것이다. 조 회장은 “이해 관계자와 소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효성그룹 주력 5개사의 영업이익은 3년 만에 다시 1조원을 돌파했다.

유엔(UN)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기구인 UN지원SDGs협회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UN지속가능개발목표경영지수(SDGBI)’에서 효성을 국내 상위 그룹(49위)에 편입했다. UN지원SDGs협회가 조만간 발표 예정인 ‘UN 플라스틱 저감-기후 변화 대응 친환경 인증(GRP)’에서도 효성은 높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