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회장은 국내 판매에만 머물던 ‘아모레퍼시픽’을 글로벌 톱 화장품 브랜드로 키워냈다. <사진 : 조선일보 DB>
서경배 회장은 국내 판매에만 머물던 ‘아모레퍼시픽’을 글로벌 톱 화장품 브랜드로 키워냈다. <사진 : 조선일보 DB>

부친에게 가업을 물려받은 기업가 가운데도 자수성가형 인상을 지닌 인물이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바로 그 경우다. 서 회장 얼굴을 보면 턱이나 뺨에 비해 이마가 좁은 편이다. 대개 부모로부터 재물을 물려받은 사람들은 이마가 훤칠하게 넓다. 그런데 서 회장 경우는 다르다. 넓지 않은 이마를 가졌기에 직관에 따르기보다는 현장을 직접 뛰며 사업을 챙긴다. ‘앉아서 구만리’형이 아니라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타입이다. 중국 사업을 위해 중국에 120번 이상 다녀왔다는 일화가 이를 뒷받침한다.

눈썹 윗부분 미골에 두둑하게 근육이 올라있는 걸 보면 곱상한 얼굴과 달리 매우 적극적인 성격이다. 이런 인상이 전형적인 자수성가형이다. 실천력이 뛰어나고 역동적인 에너지를 지닌 사람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이마의 머리를 약간 내린 헤어스타일은 거만하지 않은 품성을 드러낸다. 이른바 ‘금수저’ 티를 내지 않는 사람이다.

이마와 다르게 그의 얼굴에서 유난히 넓어 보이는 부분은 안경다리가 지나가는 눈가 부위다. 그만큼 머리 두상이 크고 잘 발달돼 지능과 지혜가 출중하다. 이 부분에 살집이 있으니 부부 사이도 원만하다.


큰 눈, 아름다운 것 좋아해

좋은 가문에서 태어나 귀는 길고 둥글어 남의 말을 잘 경청한다. 눈썹이 연하며 끝이 흐트러져있는데 이런 사람은 혼자 사색하는 것을 좋아한다. 독서와 명상을 즐기는 그의 습관은 눈썹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좋은 머리로 혼자 사색하며 답을 찾아낸다. 경청을 하면서도 그 내용이 자신의 머릿속 생각과 부합하지 않으면 쉽사리 받아들이지 않는다.

눈두덩이 넓고 살집이 있어 스태미나가 강하다. 서 회장은 명상을 해서인지 눈빛이 맑다. 눈은 마음의 창이므로 성품도 맑다. 포도알 같은 눈을 가진 사람은 현실 감각이 뛰어나 돈 냄새도 잘 맡는 편이다. 눈이 커 화려하고 아름다운 것을 좋아한다. 여성의 아름다움에 기여하는 산업인 화장품 사업은 그에겐 천직이다. 그는 이 사업을 매우 즐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지 않는가. 국내 판매에만 머물던 ‘아모레’를 글로벌 톱 브랜드로 키워낸 비결은 일을 ‘즐기는 데’에 있다.

눈에 큰 쌍꺼풀이 있는데. 이럴 경우 35세에서 40대 초반까지는 일이 술술 풀리지 않는다. 34세에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지만 수년간 사업 환경이 만만치 않았고 고난도 있었을 것이다. 필자가 40세 즈음의 서 회장을 만났을 때는 관골과 턱이 날씬해 운기가 왕성해보이지 않았다. 코도 날이 선 듯 날카로워 매부리코 모양을 하고 있었다.

서 회장의 운기와 인상이 바뀐 시기는 41세에서 43세 사이다. 미간 부분인 명궁이 약간 들어가 변화가 찾아왔다. 이때부터 코와 관골, 턱에 살이 붙으며 인상이 달라졌다. 코와 관골이 매우 좋아 운기 변화가 긍정적인 쪽으로 흘러간다. 서 회장이 아모레퍼시픽으로 사명을 바꾸고 사장으로 취임한 해가 2006년, 그의 나이 44세 때다. 얼굴이 전체적으로 살이 붙고 코도 두툼해져 재물운이 들어왔다.

특히 관골이 널찍해 명예와 책임을 중히 여긴다. 유난히 잘생긴 관골 덕에 이 기운이 평생 이어져 명예운이 따른다. ‘포브스’ 선정 올해의 아시아 기업인(2015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선정 2017 글로벌 CEO 세계 20위, 아시아 2위 등은 우연이 아니다. 40대 중반에는 사람을 많이 만나며 운기가 매우 활발해졌다. 44세부터 코 아래 부분에 해당하는 50세까지 사업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중국 시장에서 비약적 성공을 거두며 아모레퍼시픽이 황제주로 등극했고, 서 회장은 국내 주식부자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코끝 부분 준두와 콧방울의 비율이 1 : 2 : 1로 조화를 잘 이루고 있어 공격과 방어에 능한 기업가다. ‘바람 부는 날 까치집을 짓는다’는 그의 신조처럼 어떤 풍파에도 적극 대처하는 힘이 콧방울에 있다. 이 부분이 잘 발달하면 자기 것을 챙길 줄 아는 사람이다. 코끝은 인중을 약간 잠식할 정도로 내려와 있다. 이런 사람은 문화 예술적 감각을 지니고 있다. 아름다움 추구라는 화장품의 기본 콘셉트 외에 화장품의 용기, 이름 그리고 최근 입주한 용산 사옥의 꾸밈까지 예술적 안목이 남다른 감성과 격(格)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코가 잠식해 인중이 짧아 보이는 50대 초반에 녹록지 않은 일들이 생겼을 것이다. 인중이 짧으면 아들보다는 딸을 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중의 양옆이 넉넉해 재물운은 여전하고 인중 주변 54~55세 운기는 괜찮다.

미소선인 법령 옆에 턱에서부터 올라온 주름이 하나 더 있어 법령이 두 개로 보인다. 이 부분에 해당하는 56~57세에 어려움을 겪을지 모른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최근 사태가 이 부근에 반영돼 있다. 이 시기에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아시아·중동·유럽 등 새로운 시장 확대에 나선 배경이다. 뺨에 살이 두둑하고 잘 발달돼 있어 이 고비를 지나면 사업은 더 안정될 것이다.

입이 잘 다물어져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입이 무거워 절대로 비밀 누설을 하지 않는다. 입술이 얇아 치밀하고 세심해 화술이 좋다. 독서로 쌓은 지식의 넓이와 깊이, 발로 뛴 현장 경험 그리고 타고난 화술을 지니고 있어 웬만한 말솜씨로는 그를 대적하기 힘들 것 같다. 치아가 가지런하고 반듯해 매사 긍정의 힘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중국 외 신시장 확대

서 회장의 턱은 유난히 살집이 풍성하며 약간 앞으로 돌출돼 있다. 밀어붙이는 힘이 강하며 ‘1등’을 추구하는 기질이 여기 담겨있다. 턱수염이 파릇파릇해 여전히 젊은 기개를 지니고 있다. 널찍한 턱은 그만큼 받쳐주는 인재를 많이 거느리는 것을 의미한다. 서 회장은 올해 회사 내 인재선발팀을 신설, 창의적 장인을 육성하겠다고 했다. 신년사에서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능력을 특별하게 가꾸며 일할 수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하고자 하는 세상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앞장서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그의 특별한 인재경영은 잘생긴 턱의 기운이 심어준 것이다.



▒ 주선희
국내 첫 인상학 박사, 20여년간 대학교·정부·민간 기업체에서 강의, 주요 저서 ‘얼굴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