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드라마
국가 미국
러닝타임 128분
감독 피터 위어
출연 로빈 윌리엄스, 로버트 숀 레오나드


손태승(60)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추천한 영화는 피터 위어 감독의 1989년 작품 ‘죽은 시인의 사회’다. 손 회장은 1987년 한일은행에 입행해 32년간 은행 경력을 차곡차곡 쌓아 행장까지 오른 ‘정통 뱅커’다. 이 기간 그는 외환위기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한빛은행(우리은행 전신)이 탄생하고, 우리금융지주가 세워졌다가 해체되고, 민영화 추진으로 계열사가 매각되는 등 많은 일을 겪었다. 그는 숱한 위기 속에서도 발군의 능력을 발휘해 2003년 44세에 우리은행 최연소 전략기획부장 자리에 올랐다. 2017년 12월 행장이 된 이후 지난해 11월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에 성공하면서 우리금융지주 초대 회장까지 겸직하게 됐다.

탄탄대로를 걸어온 그가 ‘내 인생의 영화’로 ‘죽은 시인의 사회’를 꼽은 이유는 무엇일까. 손 회장은 “‘카르페 디엠(carpe diem‧현재를 즐겨라, 이 순간에 충실하라)’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명대사”라며 “이 말처럼 매사에 힘들었던 순간을 즐기면서 그 순간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현재의 나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영화는 개교한 지 100년이 넘은 미국 명문 사립학교인 웰튼고교가 배경이다. 이 학교의 교장은 학생들에게 늘 명문대 진학을 위해 공부에 끊임없이 매진할 것을 강조한다. 그런데 이 학교에 새로 부임한 영어교사인 존 키팅은 수업 첫날부터 입시에 얽매이지 않는 파격적인 수업으로 공부에 지친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완성도와 중요도를 평가해 ‘시의 위대함’을 측정하라는 교재의 서문을 찢어버리라고 하거나, 책상 위에 올라가 바로 서서 사물을 다른 각도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고 설파하는 식이다.

그가 수업 첫 시간 학생들에게 가장 먼저 강조한 말이 바로 ‘카르페 디엠’이다. 학생들은 점차 입시 공부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각자 접어두었던 꿈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한다. 연극배우를 꿈꿨던 학생 닐 페리는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극 무대에 선다. 닐의 아버지는 결국 닐을 군사학교로 전학시키겠다고 통보하는데, 충격에 빠진 닐은 그날 밤 부모가 잠든 사이에 권총으로 자살한다. 키팅 선생은 이 사건의 책임을 지고 학교를 떠난다.

영화의 절정으로 꼽히는 마지막 장면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학생들은 한 명씩 책상 위로 올라가 교실을 떠나는 키팅을 바라보며 진심을 담아 그에게 존경을 표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교사를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갖게 됐다는 의미다. 입시에 매몰된 교육이 아니라 삶의 자세를 가르치는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영화다.


Plus Point

‘인생의 스승’ 이야기 다룬 다른 영화 ‘굿 윌 헌팅’

인생의 스승에 관한 영화 중 ‘죽은 시인의 사회’ 다음 명작으로 꼽히는 것은 구스 반 산트 감독의 1998년 작품 ‘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이다. ‘굿 윌 헌팅’은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한 청년이 사려 깊은 스승을 만나 자립에 성공하는 과정을 그린다. 주인공 윌 헌팅(맷 데이먼)은 한 번 기억한 것은 절대 잊지 않고, 복잡한 연산도 순식간에 해내는 천재다. 하지만 불우한 성장 환경과 어린 시절의 학대로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버렸다. 그런 윌은 심리학 교수인 션 맥과이어를 만나면서 달라진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 역을 맡은 로빈 윌리엄스가 윌의 스승 역으로 또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