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1월 20일 서울 영등포역에서 열린 ‘영등포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 및 도시 정비를 위한 공공주택 사업 추진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1월 20일 서울 영등포역에서 열린 ‘영등포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 및 도시 정비를 위한 공공주택 사업 추진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멀리 그리고 넓게 보는 자만이 지속 가능한 내일을 꿈꿀 수 있습니다. 우리가 추진 중인 사업을 유엔(UN) 지속가능개발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등 글로벌 스탠더드와 연계하겠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이끄는 변창흠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국내 주거 안정과 지역 혁신을 넘어 인류 보편의 사회·경제·환경 이슈에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LH의 2020년 핵심 과제를 UN SDGs와 맞물려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DGs는 UN이 사회·환경·경제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2015년 9월 채택한 국제 사회 목표다. 17개 분야 169개 세부 목표로 구성돼 있다. UN은 2030년까지 시행되는 SDGs에 매년 3조3000억~4조5000억달러(3850조~5880조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다. 국내 공기업 최고경영자(CEO) 중 올해 신년사에서 UN SDGs를 언급한 사람은 변 사장이 유일하다.

LH는 창립 10주년이던 지난해 ‘공공임대주택 비전 2030’을 선언하면서 5대 핵심 가치로 △적극적 주거권 보호 △최적 성능, 최소 주거비 실현 △사회 공동체적 가치 구현 △지속 가능한 도시 공간 조성 △첨단 기술 선도와 글로벌 이슈 대응 등을 제시했다. 모든 이가 행복하게 머물 수 있는 주거지를 만들고, 그 주거지를 활용해 도시 재생이나 기후 변화 같은 글로벌 이슈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는 ‘도시와 주거지를 포용적이고, 안전하고, 복원력 있고, 지속 가능하게 보장한다(Make cities and human settlements inclusive, safe, resilient and sustainable)’는 내용의 UN SDGs 목표 11과 일맥상통한다. 이 목표에 따르면 UN은 2030년까지 적정 가격의 안전한 주택과 공공 서비스를 보장하고 빈민가 환경을 개선한다. 또 공기 질과 폐기물 관리에도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 도시 인구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한다.

UN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기구인 UN지원SDGs협회는 LH의 이런 노력을 높이 평가해 지난해 10월 발표한 ‘UN지속가능개발목표경영지수(SDGBI)’에서 LH를 국내 지수 일반 그룹(95위)에 편입했다. 김정훈 UN지원SDGs협회 사무대표는 “국민의 공공 주거권을 책임지는 LH의 미션이 UN의 지속 가능한 주거 환경 조성 목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LH의 지속 가능 경영을 이끄는 변 사장은 서울대에서 경제(학사), 도시 계획(석사), 행정(박사) 등을 공부한 도시 재생 전문가다. 졸업 후에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연구위원), 한국도시연구소(소장), 세종대(교수), 서울주택도시공사(사장), 국가균형발전위원회(위원), 도시재생특별위원회(위원) 등을 두루 거치며 실력과 경험을 쌓았다.

변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LH는 지난해 국민·영구·행복주택 등 건설 임대 3만8003가구, 매입 임대 2만3685가구, 전세 임대 4만1483가구 등 총 10만3171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신규 공급했다. 특히 ‘생애 주기별 맞춤형 임대주택 공급’을 위해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에게는 전년보다 1만6000가구 늘어난 7만4644가구를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