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B787-9 여객기. 사진 대한항공
대한항공 B787-9 여객기. 사진 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작년 8월 이사회 내 거버넌스위원회를 ‘ESG위원회’로 개편한 대한항공은 친환경 항공기 도입, 사회 공헌 활동 강화, 이사회 개편 등을 통해 ESG 전 분야에 걸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한항공은 7월 3500억원 규모의 ESG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채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친환경 항공기 추가 도입에 활용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 B787-9 드림라이너 10대를 보유 중이다. 이 항공기는 기체의 50%가 탄소복합소재로 제작돼 동급 기종 대비 좌석당 연료 효율이 20%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 적다. 대한항공은 B787-9 추가 도입뿐 아니라 연료 효율이 25% 높은 B787-10 모델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기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펼치고 있다. 2019년 기내에서 제공하던 플라스틱 빨대와 커피 스틱을 모두 종이 제품으로 교체한 이유다. 이를 통해 연간 줄일 수 있는 플라스틱 제품 수만 645만 개다. 이를 일렬로 이으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직선거리의 세 배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도 신경을 쏟고 있다. 작년 1월 31일 중국 우한에 전세기를 투입해 고립돼 있던 교민 367명을 수송해 왔다. 당시 조 회장이 직접 전세기에 탑승해 교민 수송을 도왔다. 조 회장은 안전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자원한 승무원을 격려하고, 자신도 국적 항공사 대표로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전세기에 탑승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2006년부터 지속 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하며 지속 가능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이사회 개편을 통해 지배구조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작년 3월 대한항공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했다.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6명 등 총 9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해 경영의 투명성도 높였다.

올해 출범 1주년을 앞둔 ESG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ESG 전략 및 정책 수립, ESG 추진 현황 관리 및 감독 등 ESG 관련 최고 의사 결정 역할을 한다. 균형 있는 의사 결정을 위해 이사회의 다양성도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첫 여성 사외이사로 기업금융 분야 전문가인 박현주 이사를 선임했다. 이미 직원 45%가 여성이며 관리자 38%도 여성이란 게 대한항공의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작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ESG등급에서 통합등급 A를 획득했다. ‘B+’를 받았던 전년 대비 두 단계 상향됐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E(환경), S(사회책임), G(지배구조)에서 각각 A, A+, B+ 성적표를 받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투명 경영에 지속해서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등급이 올랐다”라며 “앞으로도 ESG 가치를 실현하는 데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우영 조선비즈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