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6월 21일 울산 효성화학 용연공장 부지에서 진행된 ‘효성-린데 수소 사업 비전 선포식 및 액화수소플랜트 기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효성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6월 21일 울산 효성화학 용연공장 부지에서 진행된 ‘효성-린데 수소 사업 비전 선포식 및 액화수소플랜트 기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효성

“효성이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가 중요합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올해 4월 이사회 내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효성은 최근 친환경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꾸준한 사회 공헌과 여성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는 등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66년 창립 이래 줄곧 섬유, 화학, 중공업 등 전통적인 ‘굴뚝 산업’에 주력해왔던 효성도 ESG 경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늘자 변화에 나선 셈이다.

우선 정부의 탄소 중립 정책에 맞춰 수소 산업 육성에 나섰다. 효성중공업은 글로벌 가스·화학회사 린데와 함께 울산에 연간 1만3000t의 액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플랜트를 짓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로, 2023년 5월 가동이 목표다. 효성첨단소재는 수소차 연료탱크에 쓰이는 탄소섬유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4배 가볍고 10배 단단해 수소차의 연료탱크로 각광받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1조원을 투자해 2028년까지 탄소섬유 생산량을 연 2만4000t으로 4배 늘릴 계획이다.

친환경 소재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폴리에스터 섬유 ‘리젠’을 개발해 국내 대표 친환경 섬유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5월엔 버려진 어망(漁網)을 재활용한 나일론 섬유 ‘마이판 리젠오션’을 출시했다. 친환경 패션 스타트업 플리츠마마 지분 투자에 나서면서 리젠의 쓰임새도 확대하고 있다.

사회 공헌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고(故) 조홍제 효성 창업주의 ‘산업을 중심으로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는 산업 보국(産業 報國)정신을 바탕으로 애국 선열에 대한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6월에는 충남 계룡시 육군본부를 찾아 ‘나라사랑 보금자리’ 사업에 1억원을 전달했다. 나라사랑 보금자리 사업은 생활이 어려운 6·25 및 월남전 참전 국가 유공자의 주거 환경 개선을 돕는 프로젝트다. 효성은 2012년부터 지금까지 370여 명의 참전 용사에게 주거 공간을 제공했다.

지배구조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조 회장은 2018년 지주회사 체제를 선언하고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이사회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올해 3월에는 이사회 의장직에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을 선임했다. 재계에선 여성 환경 전문가를 그룹 의사 결정 단계 가장 높은 곳에 배치한 것을 두고 ESG 경영에 대한 조 회장의 의지로 해석했다.

효성 5개 사는 지난해 ESG 평가에서 종합 A등급을 받았다. 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이러한 내용을 언급하며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더 노력해 환경 보호와 정도 경영, 투명 경영을 선도하고, 협력사들과 동반 성장을 추구함으로써 사랑과 신뢰받는 효성이 되도록 하자”라고 말했다.

김우영 조선비즈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