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전 세계의 빈방과 투숙객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실제 방을 안 갖고 있으면서도 수많은 방을 소개한다는 측면에서 숙박업계의 이베이(eBay)인 셈이다. 에어비앤비는 이미 세계 192개국 2만6000여 도시에 진출해있는데, 더 놀라운 건 성장세다. 에어비앤비는 2011년 1억1200만달러(약 1232억원)의 투자 자금을 유치하며 13억달러(약 1조4300억원) 규모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런 속도라면 세계 최대의 숙박업소인 힐튼호텔 추월은 시간문제다.

에어비앤비는 2008년 비싼 샌프란시스코의 월세를 고민하던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비아가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디자인 콘퍼런스 참가자들에게 요금을 받고 거실을 빌려준 것에서 시작됐다. 현재 직원 수 300여명 남짓한 벤처 숙박기업이 급성장한 열쇠는 인터넷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와 스마트폰을 통해 전 세계를 언제 어디서나 연결하는 초연결(Hyperconnectivity) 시대라는 점을 활용한 것이 주효했다. 에어비앤비는 사업을 전개할 때 철저하게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이용자를 ‘연결’하는 데만 집중했다. 모르는 사람에게 집을 빌려주는 두려움을 없애는 데는 페이스북을 이용했다. 페이스북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그 사람의 인간관계를 겨냥한 것이다. 결제 안정성은 글로벌 결제 대행업체 페이팔(PayPal)을 이용해 확보했다. 자체 기능을 넣기보다 기존에 구축된 인프라를 통해 사람들이 쉽고 편하게 서로 숙박을 중계하는 데 주력한 것이다.


성공기반은 ‘초연결’

글로벌 혁신 컨설팅 기업 IXL은 이런 혁신을 ‘커넥티베이트(Connectivate·Connect와 Innovate의 합성어)’라고 명명했다. 모든 정보가 디지털화되고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디바이스를 통해 접근성이 높아져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초연결’이 이뤄지면서 시간·지리적 제약을 뛰어넘는 새로운 서비스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국내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모 회사의 햄버거가 광고와는 딴판이다”는 비난성 글이 올라온 적이 있다. 이 글은 회사 측의 항의로 곧 삭제됐지만, SNS 등을 통해 퍼져나가 기업 이미지가 크게 악화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포레스터 리서치’의 조시 버노프(Josh Bernoff) 부사장은 이런 현상을 ‘대형 파도(Ground Swell)’에 비유한다. 먼 곳에서 발생한 폭풍 때문에 생기는 대형 파도처럼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전파되는 정보는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파도는 기업 입장에서 위험 요소이지만 득(得)이 될 수도 있다. 이를 적극 활용하는 회사는 고객의 피드백을 무제한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는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받으면 확신을 갖고 제품을 발전시킬 것이고, 비판을 받으면 실수를 빨리 깨닫고 교정할 수 있다.

연결을 통한 혁신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확장되고 있다. ‘집카(ZipCar)’는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자동차를 최단 30분부터 길게는 며칠씩 빌려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도 언제든 필요할 때 쓸 수 있도록 만들어 미국·캐나다에서만 65만명의 회원을 모았다. 집카의 차량 공유 모델은 허츠(Hertz)·에이비스(Avis) 등 메이저 렌터카 업체로 확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