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역사를 돌아보면 전기 자동차는 가솔린과 디젤 자동차보다 먼저 탄생했던 것이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세계 최초의 가솔린 내연기관 자동차는 독일에서 1885년도에 탄생했지만, 최초의 전기차는 이보다 1년 빠른 1884년 발명가였던 토머스 파커가 영국에서 개발했다. 비공식적으로는 로버트 데이비드슨이 1873년에 완성했다는 자료도 찾을 수 있다. 발명왕 에디슨도 전기차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최초의 택시도 전기차였다. 1896년 미국에서 아메리칸전기자동차 회사가 전기 승용차 200여 대를 만들어 마차 대신 영업을 한 것이 택시의 시작으로 ‘거리의 자동차’라는 뜻의 ‘리무진 드 빌(Limousine de Ville)’로 불렸다. 1899년의 전기차 ‘라 자메 콩탕트(La Jamais Contente)’는 시속 100㎞를 넘은 총알차였고, 1912년에는 전기 자동차가 그 어떤 방식의 차량보다 많이 팔리며 생산과 판매의 정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축전지 성능이 미약했고 차량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이었다. 여기에 헨리 포드가 최초 대중차 ‘모델T’를 출시하고 1920년대 미국의 대량 원유 발견으로 휘발유 자동차가 대세를 이루면서 전기차는 세상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전기차 혁신은 자율주행차로 이어져

이제 21세기의 기술과 환경의 변화로 전기차가 다시 돌아왔다. 현재의 산업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다시 한번 뒤를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전기차가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려면 과거 전기차의 모습과 특성을 샅샅이 살펴야 한다. 과거를 돌아보면서 미처 생각지 못한 디자인 등에 대한 혁신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전기차의 발전과 함께 혁신할 수 있는 것이 자율주행 자동차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대중화되면 장애인과 노약자도 운전이 가능해지고 도심의 주차난도 크게 개선된다. 특히 운전이 안전해져서 미국의 경우 연간 3만 명의 교통사고 사망자가 줄어들고, 전 세계적으로는 10년 사이에 1000만 명가량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멋진 자율주행 자동차는 현존하는 기술들의 결합, 융합으로 나타난다. 자동차의 기존 기술들에 레이더 센서와 비디오카메라, GPS(위성항법장치), 자동차를 조종할 수 있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자동차로 탄생하는 것이다. 즉 지금까지의 자동차 산업은 기계 공학과 역학의 메카닉스(mechanics)였다면, 이제는 전자공학인 일렉트로닉스(electronics)가 합쳐져, 전혀 다른 산업인 메카트로닉스(mechatronics)가 된 것이다.


▒ 서진영
자의누리 경영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