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회장(왼쪽 세 번째)은 조직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고 창조와 도전을 즐기는 이노베이터다. <사진 : 블룸버그>
박현주 회장(왼쪽 세 번째)은 조직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고 창조와 도전을 즐기는 이노베이터다. <사진 : 블룸버그>

‘박현주 펀드’. 나이 마흔에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화한 펀드 성공으로 단번에 한국 금융사에 새로운 역사를 써냈다. 이후 ‘펀드 대통령’이라는 명예까지 얻어낸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샐러리맨의 우상이 된 그의 인상을 읽는 것은 참 흥미롭다.

생긴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대로 만들어지는 게 인상이다. 박현주 회장 인상도 예외가 아니다. 젊은 시절 얼굴과 요즘 얼굴을 비교하면 변한 부분이 꽤 있다. 딱 한 곳 변하지 않은 곳은 바로 명궁이다. 눈썹과 눈썹 사이가 넓은 명궁은 자유 의지가 강한 예술가 얼굴에 주로 나타난다. 조직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고 창조와 도전을 즐기는 이노베이터다.


신뢰감 주는 산(山) 모양 눈썹

대학 시절부터 증권사를 드나들었고 대학원생 때 연구소를 창업한 그는 동원증권 입사 4개월 만에 대리, 32세에 최연소 지점장을 맡아 1위 점포를 만들었다. 남들보다 빨리 이사 자리에 오르더니 39세에 미래에셋을 창업했다. 어쩌면 샐러리맨 초기부터 조직 탈출을 꿈꿨을 것이다. 그에게 일은 예술이며, 사업은 자기만의 감성으로 멋지게 연출하고 싶은 무대였다.

젊은 시절과 달라진 부분은 눈썹이다. 젊었을 때 눈썹 꼬리는 차분하게 내려오지 않았다. 앞 눈썹이 서 있어 전투적이었고, 그 모습대로 30대에 승승장구했다. 요즘은 높이 솟았다 내려오는 산(山) 모양으로 일가(一家)를 이룬 사람의 눈썹이 됐다. ‘나는 파도를 잘 넘어온 사람이야’라며 자신의 업계에서 완숙 경지에 이르렀다 생각하는 사람이다. 어느 자리에서든 수장 자리를 굳건하게 차지하는 눈썹이다. 필자가 최근 만난 어느 의사 눈썹이 그런 모양이었다. 필자는 그 의사에게 절대 신뢰를 가질 수 있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에게도 이 눈썹이 보였다.

귀가 잘생긴 걸 보면, 박 회장은 좋은 가문 후손이다. 세속적인 기준으로 보면 훌륭한 가문이 아니라 할지라도 부모가 좋은 DNA와 귀한 덕목을 물려줬다. 농사꾼인 아버지는 독서력과 성실함을 물려줬고, 어머니는 대학 시절 1년치 용돈을 한꺼번에 주며 ‘돈의 운용’ 지혜를 깨우치게 해줬다는 일화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넓고 훤한 이마와 잘생긴 두상은 그의 영특함을 대변하며, 눈썹 산에서 수직으로 이마 뼈가 솟아 직관이 남다르다. 약간 비탈진 M자형 이마는 자수성가형이다. “금융업은 딱딱한 숫자로 하는 비즈니스가 아니다. 인간과 세상을 이해하는 게 숫자보다 더 중요하다”는 철학도 이 이마에서 나왔다. 이마를 드러내는 헤어스타일은 높은 격을 보여주며 자신의 격 또한 지켜달라는 표현이다. 이마 양 옆이 넓어 해외 운이 좋다. 미래에셋이 글로벌 증권사를 지향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이유가 수장 이마에 담겨있다.

35세에서 40세까지가 눈 운기에 해당된다. 지금은 눈이 부드럽지만 예전에는 예리한 매의 눈이었다. 눈이 옆으로 길어 큰 그림을 그린다. 이 눈으로 황금기에 들어섰다. 까만 눈동자는 현실 감각이 좋아 시장 판도를 정확히 읽어낸다.

코와 광대뼈가 단단해 48세까지는 탄탄대로를 달렸다. 관골이 좋은 사람은 사람 만나기를 즐기고, 명예를 소중히 여기므로 약속을 잘 지켜 주변으로부터 신뢰를 얻는다. 만약 상황이 나빠지면 나서지 않는다. 코끝이 둥글어 공격에 능하고 승부사적 기질이 있다. ‘배려 깊은 자본주의’ 철학도 이 둥근 코끝에서 나왔다. 그즈음 모 경제연구소 간부들과 경제인 인상에 대한 인터뷰를 했었는데 모두들 ‘박현주 신화’에 대해 찬양일색이었다. 필자가 곧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을 얘기하자, 그들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이번에는 필자가 틀릴 것이라고 했다.

필자가 그리 얘기한 것은 49, 50세 운기에 해당하는 콧방울이 코끝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해서였다. 인상학적으로 공격에는 능하지만 수비가 약해 그즈음 운기는 내려가게 돼 있었다. 또 50대 초반에 해당하는 인중이 문제였다. 지금은 인중 살이 올라 재물이 든든해졌지만 당시는 말할 때 입이 약간 들려진 듯해 인중이 짧아보였다. 짧은 인중의 장점은 민첩하고 순발력이 있다. 매 눈으로 과녁을 찾으면 빠른 의사결정으로 기회를 잡는 패스트 무버다. 하지만 운기가 나빠지면 실수로 연결된다. 인사이트 펀드 수익률 곤두박질로 ‘박현주 신화’가 ‘박현주 리스크’가 되면서 몇 년간 ‘박현주’ 브랜드는 최대 위기를 겪어야 했다.


융통성 뛰어나 빠르게 시장 대응

박 회장은 미소선인 법령이 뚜렷하지 않다. 융통성이 좋아 변화무쌍한 자본 시장 물결을 잘 탄다. 그 후 턱살이 보태진 50대 중후반 다시 안정을 찾았다. 지난해 KB대우증권 인수에 성공, 국내 4위에서 1위 메가 증권사로 껑충 뛰는 반전 드라마를 만들어 낸 것이다.

과거엔 작아 보였던 입이 지금은 좀 커진 듯하다. 많은 사람을 만나 웃음으로 근육 운동을 많이 해서인지 젊을 때 날렵했던 뺨에 살이 붙고 인중이 두꺼워지고 입도 커졌다. 입술이 들려 있어 언변이 좋지만 그래도 60대 초반은 조심하며 보내야 한다. 입꼬리가 올라가 64~65세 운기는 기대해볼 만하다. 2020년 자기자본 10조원 목표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턱은 젊은 시절보다 좋아졌지만 한쪽이 약하니 튼실하게 만들어나가야 한다. 60대 이후 얼굴경영, 마음경영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기다. 자본은 적게 가지고 출발했지만 그는 주변 사람의 지혜를 듣고 성공이란 물을 길어 올렸다. 성공한 사람이니 자기 말을 적게 하고 젊은 시절보다 더 많이 들어야 한다.

미래에셋 육영재단과 미래에셋 박현주 재단 등을 통해 박 회장은 사회공헌을 하고 있다. 둥근 콧방울 힘을 살려 지속적으로 베푼다면 턱 탄력이 더 좋아질 것이다. 능력이 탁월한 사람은 아랫사람에게 만족하기 힘들다. 더 믿어주고 밀어주다 보면 아랫사람들도 잘 받쳐주게 되고, 그 기운으로 턱살에 탄력이 붙는다. 단전 관리로 뱃심을 키워 담대하게 처신하면 잘생긴 관골만큼 턱이 발달한다. 그렇게 되면 관골에서 턱에 이르는 얼굴선이 둥글게 부드러워진다. 회사도 사업도 원하는 만큼 굴러가게 될 것이고, 신화는 계속 진행형이 될 것이다.


▒ 주선희
국내 첫 인상학 박사, 20여년간 대학교·정부·민간 기업체에서 강의, 주요 저서‘얼굴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