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드라마
국가 미국, 영국
러닝타임 134분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라미 말렉, 루시 보인턴, 귈림 리


전광우(70)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이 추천한 영화는 2018년 작품인 ‘보헤미안 랩소디’다. 전 이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세계은행(WB) 수석연구위원을 거쳐 금융위원장(장관)까지 역임한 경제 전문가다. 딜로이트코리아 회장, 국민연금 이사장도 지내는 등 민·관 요직을 두루 경험했다. 전 이사장은 최근에 “경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일침을 가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한국에서 개봉한 지 85일 만인 1월 23일 현재 관객 988만 명을 동원했다. 이전의 국내 음악영화 흥행 1위 ‘레미제라블(2012)’의 기록(592만 명)을 가볍게 깼다.

전 이사장은 “영화에서 주인공은 아카펠라·오페라·하드록을 독창적인 방식으로 구성하고 당시 방송사로부터 ‘길이가 길다’고 외면받던 6분간에 걸친 파격적인 음악으로 도전해 성공한다”며 “창의적 리더십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 영화는 1970~80년대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4인조 영국 록밴드 ‘퀸(Queen)’과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어머니 방금 사람을 죽였어요’로 시작하는 대곡 ‘보헤미안 랩소디’는 퀸의 대표곡이자 영화 제목이다. 동성애와 마약중독 등 불안정했던 인간 머큐리의 인생 역정에 비해 영화는 잔잔하게 진행된다. 퀸 음악이 가진 매력과 영화 마지막을 장식하는 ‘라이브 에이드’ 공연 장면이 인상적이다. 영화 대사처럼 “소외된 사람을 위한 노래를 만들겠다”던 퀸의 노래는 그들의 음악에 대한 관심을 뛰어넘어 인간적인 감동을 안겨준다. 영화에서는 퀸의 대표곡들이 쉴 새 없이 울리는 동시에 퀸과 동시대 음악인인 밥 딜런, 믹 재거, 데이비드 보위 등 유수의 음악가들이 거론된다. 음악 팬이라면 가슴 설렐 만하다.

미국 드라마에서 주로 활동하던 라미 말렉이 주연을 맡아 프레디 머큐리와 비슷한 외모를 세계에 알렸다. ‘엑스맨’ 시리즈로 유명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연출했다. 싱어는 1965년 미국 태생으로 ‘유주얼 서스펙트(1995)’를 통해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이 영화에서 반전의 주인공을 연기한 케빈 스페이시는 이후 할리우드 대표 연기파로 부상했고, 최근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하우스오브카드’의 주인공으로도 성가를 높였다.


Plus Point

밴드 다룬 다른 영화는

유명한 밴드의 탄생과 종말은 그 자체로 드라마틱한 영화 소재다. ‘도어즈(더 도어즈)’ ‘백비트(더 비틀스)’ ‘러브앤머시(비치보이즈)’ 등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도어즈는 할리우드 배우 발 킬머의 도발적인 외모가 요절한 더 도어즈의 보컬 짐 모리슨과 흡사하다는 평을 받으며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과 함께 주목받았다. 외설과 예술을 넘나드는 광기 어린 도어즈의 공연 장면을 잘 표현한 편이다. 백비트는 더 비틀스 태동기, 고향 영국 리버풀에서의 활동을 소재로 했다. 요절한 ‘제5의 멤버’였던 서트클리프와 존 레넌의 우정을 다뤘다. 이 영화를 위해 얼터너티브 뮤지션들이 일회성 ‘백비트 밴드’를 결성하고 삽입곡을 녹음해 화제가 됐다. 러브앤드머시는 영국 비틀스의 동시대 미국 라이벌이었던 비치보이스를 다뤘다. 펑크록의 시초인 영국 밴드 ‘섹스피스톨즈’를 다룬 영화 ‘시드와 낸시’도 유명하다.

실제 밴드를 다룬 것은 아니지만 ‘올모스트 페이머스’도 밴드 관련 영화 순위에 자주 오른다. 197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록에 빠진 10대 소년이 가상의 록그룹 ‘스틸워터’ 투어에 동행하면서 겪는 성장통과 첫사랑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