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드라마, 전쟁
국가 미국
러닝타임 138분
감독 랜들 월리스
출연 멜 깁슨, 매들린 스토우


조용병(62)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추천한 인생 영화는 ‘위 워 솔저스(we were soldiers)’다. 베트남 전쟁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조 회장은 대전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신한금융그룹 내에서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며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

조 회장은 ‘위 워 솔저스’에서 배우 멜 깁슨이 연기하는 할 무어 중령의 ‘라스트 맨’ 리더십에 주목한다. 실존 인물인 무어 중령은 1965년 베트남 전쟁 초기 아이 드랑 계곡 전투에 투입된다. 파병 직전 무어 중령은 장병들에게 이렇게 연설한다.

“여러분 모두의 무사귀환을 약속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여러분과 하느님 앞에 이것만은 맹세한다. 우리가 전투에 투입되면 내가 맨 먼저 적진을 밟을 것이고 맨 마지막에 적진에서 나올 것이며 단 한 명도 내 뒤에 남겨두지 않겠다. 우리는 죽어서든 살아서든 다 같이 돌아올 것이다.” 조 회장은 “무어 중령의 진정한 리더십에 깊이 감동해 이 영화를 세 번 봤다”고 했다.

무어 중령은 격전의 현장에서 ‘라스트 맨’ 리더십을 체현한다. 그는 작전 중 복귀 명령을 내린 상관의 요구에 “부하들을 놔두곤 못 간다”라고 답한다.

현장에서 조직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것은 선언만으로 되지 않는다. 냉철한 현실 인식과 정확한 판단이 뒷받침돼야만 가능하다. 무어 중령은 본부에서 내려오는 설익은 지시를 그대로 이행하는 대신, 현장에서 느끼고 파악한 것에 근거해 철수 이전에 실행해야 할 것들을 빠르게 결정한다. 무어 중령은 아군이 철수하기 위해 헬기를 타려고 할 때 적군이 총공세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간파하고, 밀려오는 적들에게 폭격을 가할 것을 본부에 요청해 결국 성공한다.

경영자들 중에도 ‘라스트 맨’ 리더십을 실천하는 이들이 있다. 히타치그룹의 가와무라 다카시 전 회장이 그중 한 명이다. 그는 칠순을 앞 둔 어느 날 사상 최대의 적자를 낸 히타치그룹 사장으로 취임해 역대 최대 이익을 내는 V 자 반등을 이끌었다. 위기의 순간 전쟁터와 같은 기업 경영에 뛰어들어 마지막까지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그의 모습은 무어 중령을 떠올리게 한다.


plus point

조직과 개인의 신념을 다룬 또 다른 전쟁 영화

2002년 개봉작 ‘위 워 솔저스’의 감독 랜달 웰러스와 주연 배우 멜 깁슨은 14년 후 ‘핵소 고지’라는 영화에서 다시 만난다. 이번엔 랜달 웰러스가 각본을 맡고 멜 깁슨이 메가폰을 잡았다.

‘핵소 고지’와 ‘위 워 솔저스’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전쟁 영화인데, 주인공의 종교적 신념이 드러난다는 공통점이 있다. ‘위 워 솔저스’에서 무어 중령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고, ‘핵소 고지’에서는 주인공 데스몬드 토마스 도스가 개신교 분파인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의 신자다. 도스는 실존 인물로 종교적 신념에 따른 집총(총을 드는 것) 거부자 가운데 대통령 무공훈장을 받은 최초의 미군이다. 살상·집총을 금하는 교리에 따라 제2차 세계대전에 의무병으로 참전한 그는 오키나와 전투에서 무기 없이 75명의 부상병을 구한다. 그는 적과 싸움을 거부했지만, 총알과 포탄이 난무하는 전장에서 누구보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동료들을 구하는 데 헌신했다. 영화를 보면, 종교적 신념에 따른 집총 거부가 반드시 병역 거부를 뜻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자기 신념에 따르면서도 국가가 인정한 ‘전쟁영웅’이 된 그의 실화를 통해 ‘종교적 병역 거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대한민국의 현실을 반추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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