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체 가구 중 맞벌이 가구 비중은 46.3%로 전년 대비 1.7%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전체 가구 중 맞벌이 가구 비중은 46.3%로 전년 대비 1.7%포인트 늘었다.

한국의 워킹맘은 고단하다. 육아휴직, 근로시간 단축제 등 각종 지원 정책에도 여전히 일과 육아의 병행은 쉽지 않다. 많은 워킹맘이 퇴사를 고민하면서도 가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일을 놓지 않고 있다. 큰돈을 버는 것도 아닌데 가족과 자녀를 위해 직장으로 나간다. 위기에 내몰린 워킹맘에게 가족과 부모의 가사·육아 분담은 경제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핵심 지원군이다. 열악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워킹맘이 늘어나는 배경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12월 8일 ‘2019 한국 워킹맘 보고서’를 통해 워킹맘의 현실을 통계로 짚어냈다. 고등학생 이하 자녀를 두고 서울을 포함한 경기도와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워킹맘(만 25~59세 여성 취업자)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응답자의 95%가 ‘퇴사를 고민해본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들이 퇴사를 고민한 주된 이유는 자녀가 아프거나 방학을 해 보살핌이 필요할 때와 같이 자녀와 관련된 것이 가장 많았다. 이 밖에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업무가 과중할 때와 같은 직장 관련 이유도 많았다.


자녀 초등학교 입학 때 퇴사 최대 고비

워킹맘이 퇴사를 가장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기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다. 특히 초등학교 이상 자녀를 둔 워킹맘의 경우 자녀의 출산(42%·복수 응답), 어린이집 입소 시기(38.9%)보다 초등학교 입학(50.5%) 시 퇴사나 이직을 많이 고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의 학교 수업, 방과 후 일정까지, 부모 손이 많이 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퇴사 고비를 극복하고 직장 생활을 지속할 수 있었던 방안으로는 가족의 도움(54.4%)이 컸다. 이 중에서도 부모의 도움으로 극복한 경우가 34.3%로 가장 많았다. 나머지는 학원(7.4%)이나 방과후·돌봄 교실(7%), 가사 도우미(6.8%) 등 외부 도움을 받았다고 답했다.


월 200만원 벌기도 힘들지만 살림에 보탬 된다면

워킹맘 4명 중 3명은 직장 생활을 지속하길 원했다. 응답자의 75%는 ‘현재 다니는 직장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고 했다. 이들이 전업주부의 길을 거부하는 데는 경제적 이유가 컸다. ‘가계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가 44%로 가장 많았고 ‘자아 발전을 위해’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워킹맘은 7.6%에 불과했다.

특히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워킹맘을 일터로 나가게 하고 있었다. 워킹맘의 76.5%는 ‘배우자에게 의지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가치관 항목에 동의했다.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대해서도 66.2%가 동의했다. 49.9%는 부모에게 현재 경제적·비경제적으로 지원하고 있었는데, 특히 경제적 지원이 컸다.

그러나 워킹맘의 소득 수준은 이런 의지를 실현하기에 다소 부족했다. 워킹맘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251만원에 그쳤으며, 육아 후 재취업 및 경력 단절로 인한 계약직·시간제 등의 근무 형태가 반복되면서 월 200만원 미만도 28%였다.


주도적 가계 관리…재테크도 적극적

맞벌이 부부 가운데 워킹맘이 배우자의 소득까지 모아서 한꺼번에 관리하는 경우가 78.3%에 달했다. 생활비를 포함해 카드비와 보험료, 대출 이자 등 각종 금융 거래도 워킹맘 본인 통장으로 하는 경우가 64.5%로 전업주부(35.3%)보다 높게 나타났다.

자녀를 위한 투자와 저축을 하는 워킹맘은 90%였다. 자녀 등록금이나 유학비 마련 목적(7.1%)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워킹맘의 78.6%는 목돈이 필요할 때에 대비해 비상금을 갖고 있었는데, 평균 101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업주부(70.7%)보다 비상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았으나 금액은 전업주부(평균 1103만원)보다 적었다.


개인 시간 2시간…‘워라밸’ 절실

워킹맘에게 가장 필요한 건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는 ‘워라밸’이다. 하루 평균 여유 시간은 워킹맘 중 40%가 1시간 51분이라고 답했다. 전업주부의 경우 70% 이상이 하루 평균 3시간 이상이라고 답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바쁜 워킹맘이 주로 쇼핑하는 곳은 온라인 쇼핑 사이트였다. 퇴근 이후인 오후 9시부터 밤 12시까지가 워킹맘이 가장 선호하는 쇼핑 시간(47.5%)이었다. 워킹맘 가구가 최근 3개월 동안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산 물품은 식료품(65.1%·복수 응답)과 생필품(60%)이었다.

오현정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워킹맘이 직장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이루려면 사회나 직장에서 워라밸 실천을 위한 분위기 조성과 이를 뒷받침할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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