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튼 크리스텐슨 미 하버드대경영대학원 교수는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현 상황을 이렇게 진단합니다.

“한국 기업의 생존은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으로 전혀 접근해보지 못한 신시장을 창출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현대차는 한때 저가 차량으로 미국에서 유럽·미국·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을 압도했으나 프리미엄 라인인 에쿠스를 출시한 뒤로부턴 존속적 혁신 경쟁만 이어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이 둔화하고 있는 지금, 삼성전자는 전혀 삼성을 모르는 개발도상국에도 진출해 싼값에 휴대폰을 팔아야 합니다.

안드로이드 기반 체제인 삼성은 가격 경쟁력 우위가 있어 연간 여러 개의 새 휴대폰 모델을 만들 수 있으며, 매년 평균 한 개 정도 제품을 출시하는 애플보다 유리한 고지에 올라와 있습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파괴적 혁신을 단행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비소비 계층(non-consumption population)’을 공략하라고 조언합니다.

“선진국 중심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전략에 올인하지 말고 자사 제품을 한 번도 구매하지 않은 ‘3차원의 공간’에서 새 고객들을 창출해야 합니다. 한국 기업들은 단기적인 사업 모델도 수정해야 합니다. 예컨대 은행에서 대출금을 특정 기간 내 갚기 위해 단기적으로 회수 가능한 사업을 펼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진정한 혁신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Clayton Christensen 미 하버드대경영대학원 교수, 2011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선정‘가장 영향력 있는 50대 경영사상가 1위’, 저서 <혁신기업의 딜레마>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