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리더에 필요한 덕목. 과거엔 재무·회계·마케팅 등과 관련된 지식을 뜻하는 ‘하드 스킬’이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조직 관리에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직원들과 공감하는 능력이 중요해지며 ‘소프트 스킬’이 중요해졌습니다. 그리고 최근엔 IT 기술 혁신이 기업의 과제로 등장하며 비즈니스 리더가 가져야 할 소양도 바뀌었습니다. 제프리 가렛(Geoffrey Garrett) 와튼 스쿨(Wharton School) 학장은 그것을 첨단 기술과 관련된 ‘뉴 하드 스킬’이라고 표현합니다. <위클리비즈>가 뉴 하드 스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과학자 아니더라도 기술 이해해 적용할 줄 알아야

“과거의 비즈니스 환경과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첨단 기술이 등장하면서 혁신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좋은 비즈니스 리더가 꼭 괴짜 과학자일 필요는 없지만, 이런 종류의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이해하고 이 중에서 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것들을 찾아내 적용할 줄 알 정도의 지식을 갖춰야 합니다.

이제는 마케팅 전략을 줄줄 외우고, 재무제표를 잘 분석하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책을 읽고, 교실 안에서 토론하고, 계산기를 두드리면서 기업을 경영하는 데 필요한 것을 배우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교실 밖에서 무엇인가를 배워야죠. 뭔가를 저질러야 배움이 따라옵니다. 스타트업 기업에 가서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벤처 캐피털에 가서 어떤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성공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익히는 것이 뉴 하드 스킬입니다.”


기술 기업 구글 CEO도 와튼 출신

와튼 스쿨은 전통적으로 금융 분야에 강한 MBA입니다. 그래서 더 뉴 하드 스킬을 강조합니다.

“금융처럼 특정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는 것이 요즘 비즈니스 리더에게 필요한 덕목의 전부는 아닙니다. 와튼 스쿨의 경우 이 때문에 10년 전부터 뉴 하드 스킬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최근 구글 CEO 선임된 선다 피차이(Sundar Pichai)도 와튼 스쿨을 거쳤습니다.

와튼 스쿨 출신들을 보통 금융 관련 회사나 관련 직종에서 많이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금융 회사라고 해도 JP모건, 골드만삭스처럼 규모가 크고 오랜 역사를 가진 곳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모펀드(PEF)나 벤처 캐피털도 금융회사입니다. 이런 회사들이 어디에 투자할까요? 요즘은 (기술 기업인) 스타트업에 가장 많이 투자합니다. 금융 회사에도, 일반 기업에도 전문적인 경영 지식과 함께 뉴 하드 스킬을 가진 인재들은 항상 필요한 것입니다.”


스타트업 기업 성장할 땐 MBA 출신이 활약

이전부터 MBA에서 배울 수 있던 것 중에서도 관련되는 것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 분석입니다.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와 숙박 공유 서비스 업체 에어비앤비를 생각해봅시다. 이 기업들은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해 주는데, 여기에는 엄청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기업이 성장할수록 데이터양이 많아지고 데이터 분석은 점점 어려워집니다. 데이터를 읽는 것은 IT라기보다는 경영 관련 재무 기술에 가깝습니다. 이전부터 MBA에선 재무 쪽에서 많이 가르치는 것들이죠.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창업자 가운데에는 공대 출신이 많지만, 스타트업 기업이 규모를 키우는 단계에 접어든 후에는 MBA 출신이 활약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첨단 기술과 관련된 분야를 공부한 학생들이 MBA 과정을 이수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도 역시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