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개선하겠다고 말하지만 변하지 않는 근태불성실형 직원, 잘되고 있다며 중간보고를 안 하다가 막판에 문제가 터져 밤새 사고수습에 나서게 하는 폭탄형 직원, 회의 자리에선 조용하다가 화장실-복도통신에선 소문의 진원지가 되는 빅마우스 직원 등 골칫거리 구성원은 어떤 형태로든 조직에 있게 마련이다.
늘 개선하겠다고 말하지만 변하지 않는 근태불성실형 직원, 잘되고 있다며 중간보고를 안 하다가 막판에 문제가 터져 밤새 사고수습에 나서게 하는 폭탄형 직원, 회의 자리에선 조용하다가 화장실-복도통신에선 소문의 진원지가 되는 빅마우스 직원 등 골칫거리 구성원은 어떤 형태로든 조직에 있게 마련이다.

시키면 ‘알겠습니다’ 대답하고는 해오는 것을 보면 한숨 나오게 하는 허언증(虛言症) 직원, 늘 개선하겠다고 하면서 놀라운 회복탄력성(?)으로 ‘원점회귀’하는 근태불성실형 직원, ‘늘 잘되고 있다. 걱정 말라’며 중간보고를 안 하다가 막판에 문제가 터져 밤새 사고수습에 나서게 하는 폭탄형 직원, 회의자리에선 조용하다가 화장실-복도통신에선 소문의 진원지가 되는 빅마우스 직원 등 골칫거리 구성원은 어떤 형태로든 조직에 있게 마련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말 그대로 고질이란 점. 이들을 겪어본 리더들은 “고문관 구성원이 조직에 있으면 성질이 나빠지든지, 도를 닦게 되든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다”고 한숨을 쉬곤 한다.

이름하여 고문관 부하다. 원래 고문관이란 자문(諮問)에 응해 의견을 말하는 직책을 맡은 관리를 뜻한다. 조직에선 엉뚱한 사오정 같은 문제 부하를 가리키는 나름의 전문용어로 쓰인다. 혹시 리더인 당신은 ‘해보니 사람은 절대 안 바뀌더라’며 팔짱끼고 투명인간으로 취급하고 있지는 않는가. 아니면 보이게 안 보이게 구박덩어리로 학대하고 있지는 않는가. 이들 고문관은 조직에서 소문나 있는 경우가 많아서 부서 방출·이동도 쉽지 않다. 보낼까, 남길까, 속 끓이며 진퇴양난이다.


조직의 골칫거리 ‘고문관 직원’

이들 고문관에 대처하는 백전노장 리더들의 현장 노하우를 들어보면 기기묘묘하다. 모기업의 한 팀장은 능력문제면 교육을 하겠지만, 지각 등 근태의 문제일 경우엔 단체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이원화한다고 말한다. 요즘 젊은 직원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상사보다 동료의 매서운 질책’이란 정서적 면을 파악한 고육지책이다. ‘너 때문에 우리가 피해봤다’는 원망의 눈길을 받는 게 열 번의 불호령을 받는 것보다 무서워하더라고 그는 자신있게 말한다. 집에서도 아버지보다 무서운 게 형의 부라린 눈길이다.

또 다른 팀장은 ‘이른바 군기가 빠져 기본적 실수가 반복될 때’는 담당업무를 인정사정없이 몰수해 다른 동료나 팀장에게 배당하니 절로 문제가 해결되더라고 소개했다. 말 한마디 안 하고 표정 한번 안 바뀌고 리더의 의도를 알아차렸다는 것이다. 조직 생활을 해본 사람은 알지 않는가, ‘일을 많이 시키는 것보다 더 무서운 협박은 일을 빼앗는 것’이란 사실을.

하지만 이는 반짝 대증(對症)적 요법일 뿐이다. 문제 직원의 변화를 위한 근본적 대처방법은 본인의 자발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그들을 해결대상이 아니라 ‘이해대상’으로 바꿔 생각해보려는 ‘리더의 시각전환 결심’이 먼저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능력부족 혹은 삐딱선을 탄 지 이미 오래인데 무조건 리더가 ‘긍정적 시각’을 가진다고 안 될 일이 되겠냐고. 물론 마음을 읽어준다고 없는 능력이 생기진 않는다. 그러나 그 고문관 부하가 ‘문제되는 행동을 고치려는 마음’은 품게 된다.

필자의 지인 이야기다. 슬하에 형제를 뒀는데, 형은 모범생으로 공부도 잘하고 흠잡을 게 없었다. 반면 동생은 성적도 나쁘고 사고뭉치였다. 집안에서 부르는 별명도 ‘짱돌’이었다. 그럴수록 짱돌은 ‘모난 돌’이 돼 더 사고를 치더란다. 고심 끝에 부부가 취한 것은 ‘짱돌’을 ‘희망’이라 부르며 프레임 전환을 한 것이었다. 아직 기대에 미치진 못하지만 앞으로 기대에 이를 것이란 희망. 짱돌은 과거를, 희망은 미래를 본 ‘시제의 변환’일 뿐이었다. 하지만 작은 시각의 차이가 큰 변화를 초래해 아이의 행동과 태도가 180도 변했다.

‘우리 ○○이 변했어요’라는 기적을 체험하고 싶다면 리더의 시각전환, 각성이 먼저다. ‘네가 그러면 그렇지’의 필패(必敗) 시각을 가지면 정말 사고를 치게 돼있다. 문제 자녀 뒤에 문제 부모가 있듯, 문제 직원 뒤에는 문제 상사가 있게 마련이다. 당신은 혹시 문제 상사의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문제 색출하기보다 변화 동기 이끌어내야

나이젤 니콜슨 런던 경영대학원 교수는 “관리자의 노력만으로는 문제 직원을 변화시킬 수 없다. 결국 자발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리더의 생각을 강요하는 대신, 내면으로부터 해결책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설명이다. 부정적인 감정이 가득한 수사관이 돼 문제를 색출하기보다 심리상담의가 돼 변화 동기를 이끌어내야 한다.

첫째, 문제 직원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라. 그 직원을 움직이게 하는 동기는 무엇인가, 방해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장애물을 제거한다면 그 직원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상황파악을 위해 필요한 것은 최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문제 직원의 동료, 부하, 예전 상사로부터 다각도로 다양한 정보를 얻는 것도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직원 본인과의 사적 만남을 통해 열정장애요인을 허심탄회하게 들어보는 것이다.

둘째, 합의 가능한 목표 리스트를 작성해보라. 이는 문제 상황에 대한 전반적 그림을 그려본다는 의미다. 직원의 불성실한 행동은 문제의 원인인가, 결과인가 자세히 살펴보라. 그의 장점을 활용해 업무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적합하고 현실적인 목표에서 어디까지 양보하고 기다릴 수 있는가 합의점을 고려해보라.

의외로 직원들은 성과의 기준에 대해 동상이몽을 꿀 수 있다. 성과의 내용과 기준을 분명히 설명해주고, 당장 급한 것과 천천히 기다려줄 수 있는 것을 구분해 가능한 결과들의 목록을 작성해보라.

셋째, 직원과 대면하라. 피해야 할 소통방식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결론 없이 맴도는 실속 없는 대화를 하는 것이다. 초보 영업사원처럼 자기말만 되풀이하며 강요하는 것도 문제다. 판사나 성직자가 돼 판정만 하려 드는 것과 직원의 개성은 파악하지 않고 흑백논리 프레임으로 보는 것도 고쳐야 한다.

이처럼 시각을 바꾸고 소통의 문호를 열며 용을 썼는데도 고문관의 변화가 안 보인다면? 리더로선 밑져야 본전이다. 그 문제 직원을 대하는 지극정성의 태도를 보고 부서의 나머지 직원들이 감동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 김성회
연세대 국문학과 석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경영학 박사, 언론인 출신으로 리더십 경영자로 활동, 주요 저서 <성공하는 CEO의 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