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Amazon)’이 2012년 2분기 영업 이익률 0.83%라는 저조한 성적을 냈다. 2009년 4.6%에서 2010년 4.1%, 2011년 1.8%로 3년 연속 하락한 데 이은 낮은 실적이다. 반면 같은 기간 주가는 수직 상승해 2009년 1월 28달러에서 이달 2012년 8월 22일 243.1달러까지 올랐다. 이익률 급락에도 주가는 3년 반 만에 800% 넘게 급등한 것이다.

영업 이익률이 하락하는 데도 주가는 급등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존이 버는 족족 미래를 위한 공격적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마존의 매출은 매 분기 전년 동기 대비 30% 넘게 늘었다. 2009년 245억달러, 2010년 342억달러, 지난해 480억달러로 급상승 커브를 그렸다.

글로벌 인터넷 쇼핑 챔피언인 아마존이 투자를 늘리는 것은 ‘전체 쇼핑 통합 챔피언’ 자리를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미국 인터넷 쇼핑 시장 점유율은 25%에 이른다. 하지만, 아마존은 기존 인터넷 쇼핑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당일 배송’이란 승부수를 던졌다. 아침 9시 이전에 상품을 주문하면 당일 저녁 전에 받아볼 수 있는 ‘당일 배송’ 요금은 1건에 3.99달러(약 4600원). 아마존의 제품 가격이 일반 소매점보다 싼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경쟁력 있는 요금이다.


‘당일 배송’ 물류 시스템에 적극 투자

아마존은 이 서비스를 이미 뉴욕·시카고·시애틀 등 10개 도시에서 시작했으며 미국 전역 확대를 위해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아마존이 LA·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서부 연안 지역에만 향후 3년간 5억달러를 투자해 10개 넘는 물류 센터를 계획한 것은 이런 목적에서다. 이와 별도로 텍사스주(2억달러), 테네시주(1억5000만달러), 버지니아주(1억3500만달러), 뉴저지주(1억3000만달러) 등에도 거금을 들였다. 물류 센터의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키바 시스템’이라는 로봇 회사를 7억7500만달러에 사들였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아마존 경쟁력의 원천인 속도를 더 높이기 위한 미래 투자라는 반응이 시장에선 지배적이다. 예컨대 아마존 이전에도 인터넷 서점은 여럿 있었지만, 아마존은 ‘가장 빠르게’ 책을 찾아 살 수 있다는 차별화 포인트로 세계 1위 인터넷 서점이 됐다.

아마존의 시장 가치가 높게 평가받는 다른 이유는 아마존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아마존 웹서비스(이하 AWS)’를 성공시킨 선례(先例)가 있어서다. AWS는 다른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고 인터넷 서버를 대신 운영해주는 서비스다. 단순히 이 정도라면 1990년대 ‘닷컴 버블(인터넷 기업 거품)’ 시기에 나온 인터넷 서버 운영 업체와 거의 같지만, 아마존은 기존 업체들이 서버 운영에 2~3시간 걸리던 것을 10분 만에 처리해 속도 혁명을 이뤄냈다. 아마존이 이를 위해 가동하는 서버는 약 45만대로 추정된다.

아마존이 내부 연구를 통해 “인터넷 화면이 뜨는 속도가 0.1초 느려지면, 1%씩 고객 반응이 나빠진다”는 결론을 내리고 속도 향상을 위해 ‘클라우드(cloud) 컴퓨팅’에 주력한 결과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컴퓨터 여러 대를 연결해 하나의 컴퓨터처럼 운영하면서, 필요할 때 가상(假象) 컴퓨터 여러 대를 만들어 사용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아마존은 이 서비스를 2002년부터 시작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게 2~3년 전임을 감안하면 7~8년 앞서 선점한 것이다.

현재 클라우드 서버 시장에서 아마존의 입지는 단연 독보적이다. 이미 넷플릭스·인스타그램·핀터레스트 같은 대형 인터넷 기업들은 아마존의 AWS를 바탕으로 자사 서비스를 운영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화성 탐사 프로젝트를 AWS에서 돌리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스마트TV용 동영상을 전달하기 위해 AWS를 쓰고 있다. 모건스탠리와 UBS 등은 “아마존이 2011년 한 해에만 AWS로 12억달러 매출을 올렸고 2012년에는 20억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의 또 다른 원동력은 제프 베조스(Jeffrey Bezos) CEO다. 미국 IT업계에서는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을 IT 혁신을 베조스가 이뤄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조스는 아마존 조직 내부에서 엄청난 인기와 영향력을 행사한다. 애플에서 스티브 잡스가 그랬던 것처럼 그는 ‘예언자’ 같은 존재다.



‘제2의 잡스’ 로 불리는 베조스의 리더십

일례로 아마존에는 ‘저스트 두 잇(Just do it)’이라는 상(賞)이 있다. 뛰어난 실행력으로 좋은 결과를 낸 직원에게 주는 상인데, 상품은 달랑 나이키 운동화 한 켤레지만 수상하는 직원들의 자부심은 엄청나다. 베조스가 직접 엄선해 시상하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최고 연구원(Chief Scientist)을 지낸 안드레아스 위겐드 스탠퍼드 교수는 “베조스는 아마존의 록스타와 같은 존재다. 그의 열정과 에너지가 순식간에 주변으로 전염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불황기에 아마존이 무리한 투자를 한다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베조스는 흔들림이 없다. 일시적인 이익 감소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으며 비즈니스 영역을 인터넷(온라인)에서 ‘실제 세계(오프라인)’로 확장하기 위한 토대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신념에서다.

베조스는 1995년 아마존 서비스를 시작한 후 5년 동안 줄곧 적자 상태에서 회사를 경영한 경험이 있다. 베조스는 당시 “이익을 내기는 쉽지만 위대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 당장 수지를 맞추기보다 소비자가 좋아하고 주변에 추천할 만한 서비스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의 경영 철학은 ‘속도 중심 조직론’이다. ‘피자 2판 규칙’이 대표적이다. 이 규칙은 ‘라지(large)사이즈 피자 2판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6~10명이 가장 적절한 팀 크기’라는 게 골격이다. 프로젝트 조직을 최대한 작게 운영하면서 모두가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피자 2판으로 식사를 함께할 수 있는 규모 이상으로 커지면 팀이 관료화될 수 있다. 이런 조직에선 혁신이 나올 수 없다”고 했다.

아마존을 ‘인터넷 쇼핑의 최종 종착지가 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베조스는 이미 달성했다. 그는 2011년 내놓은 ‘킨들 파이어’ 태블릿PC를 통해 아마존이 음악·동영상·응용프로그램(앱)까지 판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베조스의 시선은 이미 아마존을 ‘모든 온·오프라인 쇼핑의 최종 종착지이자 최대 강자(强者)’로 만드는 쪽을 향하고 있다.

/ 정리 :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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