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인도 경제는 2008년에 6.7%, 2009년엔 7.4% 성장했다. 2010년 1·2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각각 8.6%와 8.8%에 달했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는 인도 경제 규모가 2015년부터 평균 5년 간격으로 이탈리아와 프랑스·독일·일본을 차례로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하는 구매력 평가지수(PPP) 기준으로 볼 때 2009년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미국·중국·일본에 이어 세계 4위다.

인도는 민간 주도형 경제다. 중국이 국가 주도형인 것과 대비된다. 인도가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큰 상처 없이 질주한 것도 민간소비 등 내수 중심의 경제구조 덕분이었다. GDP 대비 민간소비의 비율이 60%에 달하는 반면, 수출은 15%에 불과하다. 그래서 “인도엔 글로벌 금융위기가 없다”는 말까지 나왔다.

인도의 민간소비 증가는 젊은 중산층의 구매력 향상과 소비 패턴 고급화에 기초하고 있다. 인도의 중산층은 2008년에 2억명을 넘었고, 2015년에는 3억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런 젊고 적극적인 소비 계층을 ‘소비 벌레(spend bug)’라고 부르기도 한다. 고도의 경쟁력을 갖춘 인도 기업들 또한 성장의 중요한 축이다. 타타와 릴라이언스, 인포시스, 페이티엠 등은 이미 인도를 넘어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중산층 늘어나며 소비재 수요 급증

인도의 성장을 이끄는 동력은 자동차를 필두로 하는 소비재 산업이다.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자동차와 TV, 냉장고, 에어컨 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009년 세계 자동차 시장 규모는 0.3% 줄었지만, 인도 시장은 57% 급증했다. 고급 가전 시장은 25% 성장했다. 인도 내 자동차 생산은 작년 262만대로 전년 대비 13.5% 늘었다.

기술력으로 무장한 정보통신(IT) 산업은 인도의 미래다. 연평균 35% 이상 급성장하고 있고, 전체 수출액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을 비롯한 세계 유수의 IT업체들이 인도에 소프트웨어 개발기지를 두고 있다.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되던 인프라 분야는 최근엔 신성장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인도 정부는 2010년 3월까지의 1년 동안 교통·통신·에너지 등 3대 핵심 인프라 분야에 총 2조6700억루피(약 68조원)를 투자했다. 이 분야 외국인 투자도 2009년에 58억달러나 몰렸다. 인도 당국은 “앞으로 10년간 1조7000억달러(약 1870조원)의 인프라 투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도 경제인들은 “이제 인도는 느린 코끼리가 아니라 달리는 벵골 호랑이가 될 것”이라고 했다. “호랑이처럼 도약, 조만간 나는 용(龍·중국)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