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東京) 긴자(銀座)에 있는 ‘스시 아오키(靑木)’. 세계적 권위의 레스토랑 안내서 ‘미슐랭 가이드(Michelin Guide) 도쿄’로부터 별점 1개를 받은 긴자의 유명 스시(壽司·초밥)집이다.

이곳의 ‘스시 장인’인 아오키 도시카쓰(靑木利勝)는 오너 사장이지만 손님 앞에서 직접 스시를 주물러 내놓는다.

그는 2세 스시 장인이다. 도쿄 출신인 그의 아버지 고(故) 아오키 요시(青木義)는 16세에 도쿄 긴자의 초밥집 ‘나카타’에 입문했다. 일본에선 이 과정을 ‘수행(修行)’이라고 한다. 주방 청소와 설거지부터 시작하는 길고 고된 작업이기 때문이다. 심신을 수련하지 않으면 버티지 못한다. 아버지 아오키는 22년 동안 수행기간을 거치고 교토에서 첫 초밥집을 냈다. 아버지와 비슷한 길을 걷는 그도 21세에 입문한 이래 32년 동안 이 작업을 거르지 않고 있다. 아오키 사장은 “앞으로 30년간 더 주무르겠다”고 말한다. 여전히 초심을 잃지 않은 듯 보이는 그에게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을 물었다.


우선 하루 일과부터 묻자.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6시부터 뛴다. 고쿄(皇居·도쿄 가운데 있는 왕궁) 둘레를 한 바퀴 돌고 쓰키지 시장(築地·도쿄의 수산물 시장)까지 매일 12㎞ 정도 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생선을 사서 다듬고 정오에서 2시까지 점심 영업, 다시 정리하고 재료를 준비한 뒤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저녁 영업을 한다.”

운동부터 하는 이유는.
“음식점은 체력으로 버티는 것이다. 손님 앞에 서서 스시를 주무르는 작업이니까 몸을 긴장시키고 일을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는 시간은.
“10시에 영업을 마치지만 정리하고 집에 가면 자정이다. 새벽 6시부터 계산하면 대략 17~18시간을 일하는 것이다. 스시 장인은 ‘구속(拘束)시간’이 매우 긴 직업이다.”

일을 상당히 오래 한다. 힘들다는 것을 알면서 가업을 이어받았나.
“어린 시절부터 가게를 돕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집에선 고등학교에 갈 생각이 없으면 주방 ‘보조’ 일부터 시작하라고 했다. 그런데 대학까지 갔다. 그래도 스시가 천직(天職)이라고 생각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1년 동안 미국을 돌아다니다가 22세에 입문했다. 그러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28세에 가게를 이어받았다.”

아버지에게 일을 배웠나.
“수행은 다른 곳에서 한다. 꼭 스시집이 아니라도 좋다. 이탈리안, 프렌치도 괜찮다. 감성(感性)과 미적 감각을 익히는 게 필요하다. 이런 것을 배우지 않으면 손님과 대화가 안 된다. 손님과 나누는 대화는 스시 맛의 일부분이다. 이 모든 것을 교육받는 과정이 수행이다.”

아버지에게 특별히 배운 것이 있다면.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새벽부터 시장을 돌아다녔다. 아버지는 단골과의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했다. 시장에서 관계가 좋은 어물전은 요리사를 위해 미리 좋은 생선을 준비해주기 때문이다.”


▒ 아오키 도시카쓰 靑木利勝
스시 아오키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