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모든 기업은 서비스 기업이다. 제품의 사양이나 격차가 줄어들고, 상품과 서비스 간의 경계가 희미해졌기 때문이다.

파라슈라만(A. Parasuraman·63) 미국 마이애미대 석좌교수(경영학)는 고객 서비스 분야 전문가다. 그는 품질 만족도와 서비스의 우수성을 측정하는 가장 기본 지표인 ‘서브퀄(SERVQUAL·Service+Quality)’을 고안한 것으로 유명하다. Weekly BIZ가 조선비즈닷컴과 솔브리지 국제경영대학이 주최한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그를 만났다.


기업의 서비스에 대해 고객들이 대체로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는.
“기업 내부에서 생기는 시장 정보의 격차, 서비스 표준 격차, 서비스 실행 격차, 내부 커뮤니케이션 격차가 원인이다. 그중 시장 정보의 격차가 가장 큰 문제인데, 고객과 경영자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기업이 신설한 서비스가 실제로는 별 의미 없는 장식품(bells and whistles)을 늘린 것에 지나지 않을 때 확인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경쟁업체를 의식해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밖에 없지 않나.
“맞다. 그래서 발생하는 현상이 한 원숭이가 다른 원숭이를 따라하는 일(Monkey see, monkey do)이다. 왜 그래야 하는지도 모른 채 다른 회사가 하니까 나도 따라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기업은 경쟁사를 따라하기에 앞서 이 서비스를 소비자가 진짜 원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때로는 경쟁업체들과 다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회사가 커질수록 경영진은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현대 기업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가 바로 상향 소통의 부재(lack of upward communication)다. 고객의 반응과 정보가 위로 전달되지 않는 현상이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임원들은 서비스의 ‘최전선’에서 고객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당장 고객 만족을 고민하는 기업에 조언한다면.
“고객의 표현(expression)이 아니라 고객의 경험(experience)에 신경을 곤두세우라는 것이다. 기업은 고객이 경험하는 불만을 포착하기 위해 최대한 넓게 안테나를 펼쳐야 한다. 고객이 쉽게 불만을 말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불만에 대한 피드백을 줘야 한다. 무엇보다도 고객이 불편을 경험하기 전에 기업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최선이다.”


▒ 파라슈라만 A. Parasuraman
마이애미주립대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