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의 인터뷰에 응한 경영·경제 분야 세계적 석학들의 한국 경제에 대한 시각은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코노미스트’가 뽑은 최근 10년간 세계 최고 경제학자에 뽑힌 타일러 코웬 미국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 한국이 예전 같은 고(高)성장을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고, 판케즈 게마와트 스페인 IESE 교수는 “4~5년 후에도 한국의 1인당 소득은 2만달러대에 머물 것”이라고 했다. 이는 ‘한국의 1인당 소득이 2017년에 3만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IMF의 최근 전망보다 훨씬 어두운 것이다.

이들은 한국의 개방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여전히 낮은 점과 한국 문화가 최고라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류 같은 문화·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더 크게 키워 해외로 수출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류, 새로운 수출 동력

‘세계 122위, 111위, 98위.’ 122위는 한국의 GDP 대비 외국인 직접투자(FDI), 111위는 인구 대비 이민자 숫자, 98위는 1인당 국제통화 시간이다. 한눈에 봐도 낮아보이는 3가지 국제 순위들은 2012년 ‘글로벌 연결성 지수(DHL global connectiveness index)’에서 드러난 한국의 현주소다. 게마와트 교수는 “한국은 모잠비크, 나미비아 같은 아프리카 개발도상국들보다 개방 수준이 낮은데, 제로(zero) 성장을 모면하려면 문화적 개방 수준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이 생존하려면 문화적 색깔이 드러나지 않는 ‘컬처 프리’ 제품을 만드는 게 요체라고 했다. 그는 “2012년 수백만종의 한국 제품 가운데 ‘컬처 프리’ 제품은 갤럭시 스마트폰과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두 개뿐이다. 확실한 문화적 연결고리를 만들 수 없다면 문화적 색깔을 빼고 승부하는 게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코웬 교수는 두 번째로, 문화·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적극적으로 수출해 ‘한국 고유의 브랜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 업종이 경제성장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다른 서비스 수출 기업에 해외 진출 방향과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수출 동력의 기수(旗手)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기업가에 대한 과감한 규제 완화, 불필요한 국가공인 직업면허(occupational license)의 의무 취득을 줄이고 빠르고 쉽게 서비스업종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활성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 중국이 더 이상 ‘금광’이 될 수 없으며, 현재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시장은 아세안 시장이라고도 귀띔했다.

영어 실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토머스 대븐포트 하버드대 방문교수는 “한류(韓流)는 삼성의 스마트폰 못지않게 확실한 글로벌 가능성을 갖고 있는데, 글로벌 상품으로 만들려면 영어 실력 탑재가 절실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