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에어컨 제조업체 공장에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미국이 2020년 중국을 제치고 제조업 경쟁력 1위 자리를 탈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16년 발표된 글로벌 제조업 경쟁력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초 이후 중국 제조업 시장 강세가 지속됐으나 2020년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했다.

2012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제조업 부활을 위해 ‘리쇼어링 정책’을 펼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미국의 제조업을 다시 부흥시키겠다는 경제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산단가 절감을 위해 해외로 생산시설을 이전했던 수많은 기업이 다시 미국 내로 돌아오고 있다. 또 제조업 생산비용의 증가에 따른 손해를 서비스업에서 메꾸기 위해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융합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美, 일자리 창출 위해 제조업 부활시켜

이러한 추세는 4차 산업혁명시대 기술혁신으로 인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미 인공지능(AI) 기술 등이 접목된 스마트 공장의 등장으로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면서 인건비와 불량률을 혁신적으로 줄이고 있다. 또 새로운 기술융합으로 등장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복합상품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가 미국이 다시 제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

그렇다고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감소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국은 과거 저렴한 인건비를 통해 양적 성장을 하던 시대와 달리 정보기술(IT) 혁신 및 정부 주도의 정책으로 기술기반의 제조업을 집중 육성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이 더 견고해지고 있다. 미국·중국 외 제조업 강대국들의 국제적 지위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미래에도 여전히 제조업의 양대 전장(戰場)을 미국과 중국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현상이 더욱더 굳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부터 제조업 강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국가 경제발전 등을 우선순위로 삼고 제조업 육성 정책을 가속화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실업률이 상승하고,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850만 개 이상 없어지면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필요했다. 여기에다 서비스업 부문에서의 고용창출이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제조업 부문의 고용창출에 주목할 수밖에 없었던 측면도 있었다.

이를 위해 미국이 주목한 것은 독일의 제조업 관련 정책이었다. 당시 독일은 국내총생산(GDP)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에도 3.7%의 경제성장을 이뤘다. 오바마 정부는 독일의 제조업 육성정책을 벤치마킹해 ‘국가 제조업 르네상스 위원회’를 설치하고, ‘제조업 클러스터’ 개념을 도입했다. 또 저임금을 자랑하던 중국·멕시코 등의 신흥국가에서 임금이 빠르게 상승하자 오바마 정부는 제조기업의 국내 이전을 장려하는 정책을 고안했다.

미국이 제조업의 재부흥을 위해 다각적으로 펼친 노력의 결과가 ‘국가 제조혁신 네트워크(NNMI)’ 구축이다. 오바마 정부는 NNMI 구축을 위해 2016년까지 9개의 제조업 혁신센터(MII)를 설립했으며, 향후 10년간 45개까지 센터를 늘리기로 했다. 제조업 혁신센터는 기업, 대학, 연방·지방정부가 협력해 3D 프린팅, 경량화 금속 제조, 클린 에너지 등 제조업 기술혁신을 이끄는 기반이다.

트럼프 정부도 오바마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을 승계하면서 제조업 강화에 더 큰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제조업 사랑을 두고 ‘시대착오’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미국의 제조업 재부흥 정책은 글로벌 제조업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임이 분명하다.

미국이 자국의 제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비교적 최근에서야 제조업 경쟁력 강화정책을 펼친 반면, 중국은 전통적으로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제조업 강대국이 된 대표적인 국가다. 중국은 최근 신창타이(新常態) 시대의 개막을 선언하고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이를 위한 수단이 바로 ‘중국제조 2025’다. 중국제조 2025 정책은 일종의 중국판 4차 산업혁명 대비 제조업 매뉴얼이다. 2015년 세계 최고의 제조강국에 오른 중국이 그 지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만든 강력한 무기인 것이다.

최근엔 중국제조 2025를 뒷받침하기 위해 ‘인터넷 플러스’ 정책을 도입했다. 초기 스타트업 기업의 진출부터 스핀오프 과정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인터넷 플러스 정책은 중국의 신제조업 성장 견인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은 인터넷을 통해 전 산업을 융합시켜 새로운 경제발전 생태계를 창조하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15년 1조위안이었던 중국 인터넷 시장규모가 2018년 2조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 시장의 성장으로 인해 중국은 수많은 신종 업태가 출현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미래의 국부 증강의 핵심으로 제조업 발전을 꼽았다. 비록 양국의 제조업 혁신의 동기는 다르지만 그 방법에 있어서는 최첨단 제조기술 선점과 자동화라는 공통점이 있다.


미·중 제조업 경쟁 앞으로 더 심해질듯


중국의 반도체 공장. 사진 조선일보 DB

그러나 양국의 제조업 도약에 대한 전망은 사뭇 다르다. 딜로이트 그룹과 미국 생산성위원회가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 이후 미국에 제조업 1위 자리를 내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이 더 이상 값싼 노동력을 제공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제조업 관련 인프라가 아직도 열악하며 까다로운 규제도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글로벌 제조 기업은 중국보다 미국에 진출하는 것을 더 선호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인건비가 연 30%씩 상승한 반면, 미국은 비록 임금이 중국보다 높더라도 다른 비용을 줄이기가 더 수월하다는 것이다.

자금 조달의 용이성, 정부의 간섭 수준 등 전반적인 비즈니스 환경에서도 미국이 여전히 더 우세하다. 중국 입장에서는 효율성 이외에 이러한 종합적인 비즈니스 환경 측면에서 미국을 따라잡기란 쉽지가 않다. 실제 중국 항저우의 섬유 업체인 키어그룹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의 공장 증설에 무려 2억2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하고, 전체 사업을 미국으로 옮길 예정이다.

소비 시장 측면에서도 중국인은 미래의 소비자인 반면, 미국인은 현재의 구매자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미국 소비 시장을 타깃으로 삼는 것이 유리하다. 결론적으로 적어도 앞으로 10년 후까지는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우위에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욱 서울대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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