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UN지원SDGs협회 사무대표
김정훈
UN지원SDGs협회 사무대표

삼성전자는 2018년 연간 연결 기준 매출 243조7700억원, 영업이익 58조8900억원을 각각 기록한 초일류 기업이다. 2017년에 이어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아시아에서는 중국 기업을 제외하고 사실상 비교될 기업이 거의 없다.

이런 압도적인 기업조차 끊임없이 혁신과 변화를 말한다. 혁신을 외치는 삼성은 실제로도 변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은 반도체와 스마트폰이지만, 점차 인공지능(AI)과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으로 중심을 옮겨가는 모습이다.

삼성은 국내를 대표하는 지속 가능 경영 기업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홈페이지에서는 유엔의 SDGs(지속가능개발목표)에 따라 목표별 지속 가능 경영 설정, 실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SDGs는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혁신적인 목표로 꼽힌다. 17개 목표에는 인류 사회와 지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가 포함돼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SDGs는 해마다 약 3조3000억~4조5000억달러(3850조~5880조원)의 천문학적인 예산을 계획하여 집행한다.

최근 유엔도 SDGs를 효과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삼성 같은 기업처럼 혁신과 변화를 고민하고 있다. SDGs가 시작되던 2015년까지만 해도 이를 어떻게 이행할지 끝없는 회의를 열거나, 네트워크를 만들거나, 상징성 있는 인물을 초청해 연설하는 일에 대부분 집중했다. 또 이 막대한 예산을 어떻게 모을지 회의를 거듭하며 고민했다.

하지만 최근 유엔 본부는 연 1회 개최하는 지속 가능 관련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회의인 HLPF(지속가능고위급정치회담)를 앞두고, 외부의 MGoS(major groups and other stakeholders·각 분야 주요 이해 관계자 그룹)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사회 각계의 의견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게 수렴하고, 이들에게 강력한 권한을 줘서 유엔의 내부 변화를 선도하도록 주문한다.


2015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 정상회의 기간 중 유엔 건물 외벽에 지속가능개발목표 (SDGs) 로고가 나타났다. 사진 UN포토
2015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 정상회의 기간 중 유엔 건물 외벽에 지속가능개발목표 (SDGs) 로고가 나타났다. 사진 UN포토

기업과 사회는 초 단위로 빠르게 변하는 데 반해 여전히 사람을 모아서 무언가 선언하고,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등 네트워크에 치중하는 시대착오적 모습을 이제는 탈피하겠다는 유엔의 뜻을 분명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삼성을 포함한 한국의 대규모 기업집단은 모두 60곳이다. 이 중 SDGs의 이행을 공개 표명하고, 혁신과 변화의 모멘텀으로 삼은 기업은 삼성과 포스코·KT·CJ·아모레퍼시픽 등이며, 지속 가능 경영과 환경 경영, 환경 보호(environment)와 사회 공헌(social), 윤리 경영(governance)으로 대표되는 ESG 경영을 표명한 기업은 현대자동차와 SK·신세계·롯데케미칼 등이다. 또한 일동제약과 일동홀딩스·오뚜기·한솥 등은 대기업 못지않게 지속 가능을 선도하는 그룹으로 꼽힌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투자자와 내부 조직에 보여주기식 지속 가능성이 아닌, 일반 소비자와 고객이 직접 느끼도록 행동으로 표명하고 실행한다는 사실이다. 일반 시민이나 소비자, 고객이 모르는 지속 가능성은 유엔과 기업 입장에서 아무 이익과 효과가 없다. 지금은 혁신과 친환경 기술이 지배하는 지속 가능성의 시대다. 따라서 핵심 키워드는 ‘혁신’과 ‘변화’이며, 이를 이행할 수단은 ‘홍보’ ‘표명’ ‘실행(액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