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환 2010년 ‘하남돼지집’ 브랜드 창업, 인터파크 운영기획팀장, ‘중앙대 글로벌 외식산업 최고 경영자 과정’ 수료 /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장보환
2010년 ‘하남돼지집’ 브랜드 창업, 인터파크 운영기획팀장, ‘중앙대 글로벌 외식산업 최고 경영자 과정’ 수료 /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프리미엄 삼겹살로 외식업계에 새바람을 일으킨 장보환 하남F&B 대표. 그의 시작은 여느 평범한 샐러리맨과 다르지 않았다. 월급쟁이 생활을 하면서 커 가는 아이와 한정된 벌이로 고민했고 창업에 대한 열망을 키웠다. 오가며 지나치는 동네 건물에서 ‘임대문의’ 네 글자를 보고 무작정 식당 개업에 뛰어들었다. 사업 자금은 3700만원. 보증금 2000만원에 유동인구도 많지 않고 주변에 삼겹살집이 세 곳이나 있는 최악의 장소(하남시 창우동)에 가게를 열었다. 자금이 부족해 식기세척기는커녕 인테리어도 모두 손수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힘겹게 탄생한 ‘하남돼지집’은 모두의 우려를 깨고 첫날부터 대박이 났다. 호기심에 왔던 동네 사람들은 금세 단골이 됐고 맛이 좋다는 입소문이 났다. 순식간에 전국 각지에서 손님들이 벌떼같이 몰려들었다. 프랜차이즈를 하겠다는 문의도 쏟아졌다. 개설한 매장마다 성공했고 투자금을 회수한 창업자들이 제2, 제3의 점포를 여는 복수 창업이 늘었다. 거침없이 달려온 10년 동안 하남돼지집은 연 거래 매출 1507억원, 본사 매출 219억원, 전국 가맹점 수 198개(2018년 기준)의 중견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하남돼지집의 성공 요인은 장 대표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포기를 모르는 추진력으로 요약된다. 생소한 식자재인 명이나물을 삼겹살과 조합해 삼겹살의 풍미를 끌어올린 것. 한돈 등 기본적인 식자재의 품질을 최상급으로 유지하고 프랜차이즈 창업자를 2개월의 교육으로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주요 경영 방침이다.

2월 17일 경기 하남시에 있는 하남F&B 본사에서 만난 장 대표는 10년 동안 걸어온 숨 가쁜 행보를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털어놨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 근로 시간 단축에 이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외식업계에 불어닥친 쓰나미도 그의 열정을 꺾지 못했다. 장 대표는 “앞으로 10년은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고 오히려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다”며 “여러 위기를 거뜬히 잘 버텨온 하남돼지집 브랜드에 이제는 멋진 옷을 입혀줄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 10년의 소감을 말해달라.
“한 분야에서 ‘10년’은 위기와 기회를 수없이 경험하는 과정이며 그 업(業)의 진정성을 입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동고동락해준 사장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하남돼지집은 한돈 프랜차이즈의 가능성을 알렸으며 저가 일색이던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프리미엄 요구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또 하남돼지집의 성공을 발판으로 다양한 돼지고기 전문점들의 경쟁이 한층 활발해졌다. 국내산 한돈의 고급화·다양화를 견인했다고 감히 자부한다.”

하남돼지집의 성장 비결은 뭔가.
“가장 큰 원동력은 원료육과 초벌 공정에 있다. 최상급 한돈을 살코기와 비계의 황금비율로 정형한 원료육은 20㎜ 두께로 제공돼 두툼한 식감이 일품이다. 고온 초벌 역시 차별화된 아이덴티티다. 명이나물과의 조합을 최초로 시도한 것도 우리다. 모방은 할지언정 복제는 불가한 고유 자산이 있기에 하남돼지집은 충성 고객의 이탈이 상당히 적으며 이는 안정적인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타 프랜차이즈와 비교해 월등한 복수가맹점 출점률 또한 높은 가맹점 만족도를 보여준다.”

사업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었다면.
“김치찌개 등의 음식을 간편식으로 만들고 싶었고 투자도 많이 했다. 그런데 당시 가정식 대체식품(HMR)에 전문가라고 할 사람이 없었고 상품의 질이 점점 떨어졌다. 이 사업에 미련을 버리지 못해 지난 2년간 계속했는데 전문성이 부족하다 보니 완성시키지 못했고 결국 중단했다. 지금은 우리보다 잘 만들고 유통하는 회사가 있어 주문자위탁생산(OEM)으로 설계 중이다.”

기업 상장 계획은 어떻게 됐나.
“아직 상장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 자본시장에서 외식업계의 리스크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다양한 사업과의 연계를 요구한다. 연안식당·마포갈매기를 운영하는 디딤, 맘스터치 등 프랜차이즈들이 녹록지 않은 외식업 환경에서 선례를 남겨줬으면 좋겠다.”

무엇이 개선돼야 할까.
“기업은 실수 하나만으로 추락하고 큰 리스크를 해결하기 어렵다.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돼야 외식 사업 가치가 오를 것이다. 해외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브랜드가 자본시장에 진입해서 외식업계의 중심 모델이 된다면 매우 좋을 것이다.”

가맹점과의 갈등도 있었는데.
“공정거래위원회 사건으로 개인적으로 내상을 입고 절망감을 느꼈던 것은 사실이다. 가맹계약서 도장을 찍고 나면 가맹점 사업자들은 본인의 노력을 본사가 빼앗아간다고 오해를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본사는 개별 가맹점 수익보다는 전체 가맹점의 매출 추이를 분석하고 전략을 마련한다. 가맹점과는 브랜드에 대한 접근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가맹점과 본사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비전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소통하고 공감을 얻어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타개책이 있다면.
“우선 약 82㎡(25평) 규모의 소형 콘셉트 매장의 출점을 기획하고 있다. 기존 115㎡(35평) 내외였던 하남돼지집의 평균 필요 면적을 축소하게 된 것은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구인난, 워라밸(삶과 일의 균형)로 인한 회식 수요 감소 등 외식 산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더불어 배달 서비스를 병행해 공간 외 매출을 창출하는 전략을 펼 생각이다. 현재 배달 삼겹살이 다 저가형인데 프리미엄 배달 삼겹살의 시대를 열 것이다. 드라마 PPL 등 광고도 확대할 계획이다. 치킨, 피자, 족발이 배달 음식의 대표 주자라는 틀에서 벗어나도록 유도하겠다.”

올해 계획은.
“상반기 중 하남돼지집의 첫 해외 매장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유나이티드포인트점’이 문을 연다. 쿠알라룸푸르 매장을 통해 K푸드의 대표 주자인 코리안 BBQ 삼겹살을 널리 알리고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다.”

김유정 기자, 조강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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