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덕 한솥 회장이 도시락을 소개하며 활짝 웃고 있다. 이 회장 뒤로 ‘따끈한 도시락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한다’는 한솥의 기업이념이 적혀있다. 사진 조선일보 DB
이영덕 한솥 회장이 도시락을 소개하며 활짝 웃고 있다. 이 회장 뒤로 ‘따끈한 도시락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한다’는 한솥의 기업이념이 적혀있다. 사진 조선일보 DB

창업 후 27년 동안 단 한 번도 가맹점과 분쟁 또는 법적 소송을 벌이지 않은 기업.

이 한 문장이면 외식문화 기업 한솥을 소개하기에 충분할 듯하다. 700개가 넘는 전국의 가맹점과 30년 가까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한다는 건,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겸손과 상생의 철학으로 가맹점·협력업체·고객을 대하는 회사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외식문화 비즈니스 전문가가 한솥을 ‘한국식 프랜차이즈 사업의 성공 모델’로 꼽는다.

현재의 착한 기업 한솥을 만든 일등 공신은 국내 도시락 시장의 선구자로 인정받는 이영덕 대표이사 회장이다. 1993년 서울 종로구청 앞에서 26.4㎡(8평)짜리 소규모 매장으로 시작해 점포 수를 730개(2020년)까지 늘린 이 회장의 성공 스토리는 업계에서 이미 유명하다. 이 회장은 ‘따끈한 도시락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한다’는 기업이념을 인생의 신념처럼 여기며 맛과 브랜드 이미지를 모두 챙기기 위해 노력했다.

창업 초기에 화제를 모은 한솥 메뉴는 970원에 불과하던 콩나물밥. 당시 자장면의 절반 가격으로 든든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금세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한솥 종로 1호점은 늘 문전성시를 이뤘다. 배달 없이 테이크아웃만으로 살아남기 힘들다는 부정론을 저렴한 가격과 맛으로 깨뜨린 것이다. 콩나물밥 외에도 한솥은 치킨마요·동백·장모님 등 히트 메뉴를 잇달아 선보였다. 지금까지 200여 종의 메뉴가 6억3000만 개 도시락에 담겼다.

한솥 본사와 가맹점 간 관계를 끈끈하게 만든 계기는 1997년 터진 IMF 위기였다. 물가가 급등하면서 도시락 가격을 올리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지경까지 갔지만, 이 회장은 고통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게 기업 이념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초심을 지키자고 제안했다. 가맹점주들은 이 회장의 뜻을 받아들였다. 그해 한솥 점포 수는 100호를 돌파했다.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한 가맹점들을 위해 한솥은 지금도 식자재 공급가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주력 메뉴를 2900~5000원대에 제공할 수 있는 비결이다. 고가 메뉴군도 경쟁 브랜드 도시락보다 20%가량 싸다. 가격만 저렴한 게 아니다. 한솥은 2015년 10월 도시락 업체 가운데 이례적으로 농산물 실명제를 도입했다. 밥맛을 좌우하는 쌀은 최고급 품질을 자랑하는 ‘무세미 신동진 단일미’를 사용한다. 이 쌀은 일반 쌀보다 밥알이 1.5배 굵어 식감이 좋기로 유명하다.

이 회장은 사회공헌 활동도 적극적으로 주문한다. 발달장애인 특성화 복지관인 다운복지관과 아동 양육시설인 혜심원, 사랑의 쌀 나눔운동본부, 사랑의 열매 등에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이런 노력 덕에 한솥은 유엔(UN)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기구인 UN SDGs협회가 2019년 8월 1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UN 본부에서 발표한 ‘글로벌 지속 가능한 브랜드 40’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UN은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파트너십 홈페이지에 한솥을 우수 사례로 소개했다. 이 회장은 “인류의 공생 발전과 지구 환경 보호를 위해 더 큰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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