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조직을 신설하고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ESG 조직들을 중심으로 기술력을 강화, 수소로 대표되는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 11개 계열사는 올해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현대에너지솔루션, 현대오일뱅크 등 9개 사는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뒀다. 사외이사 3~4명에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했다. 사외이사가 없는 현대글로벌서비스와 현대로보틱스는 사내에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ESG위원회는 그룹사별 특성에 맞는 ESG 전략과 계획을 세우고 이행 여부를 심의하는 역할을 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또 그룹 전반의 ESG 경영을 조율하기 위한 ‘그룹 ESG협의체’를 만들었다. 현대중공업그룹 최고 지속가능경영 책임자(CSO)인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이 이끈다. 각사 CSO들이 협의체에 참여, 그룹 차원의 ESG 전략을 논의한다.

‘ESG자문그룹’도 운영한다. 위원장은 환경부 장관을 지낸 이규용 한국환경한림원 회장이 맡았다. 환경, 동반성장, 준법감시시스템(CS) 분야별 외부 전문가들이 현대중공업그룹의 ESG 전략을 제언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ESG 조직을 중심으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조선과 정유·화학, 건설기계 등 기존 사업을 친환경 사업으로 바꿔내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핵심은 수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30년까지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완성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조선해양이 수소 운송은 물론 생산·공급 등 주도적 역할을 맡았다. 한국조선해양은 해상 플랜트 발전과 수전해(水电解) 기술을 활용한 그린수소 개발을 추진한다. 또 수소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수소 운반선 개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수소 연료전지 추진선도 만들 계획이다. 지난 6월 롯데와 포스코, HMM, 한국선급과 그린 암모니아 해상운송·벙커링(선박연료 주입) 컨소시엄도 꾸렸다. 암모니아는 액화수소보다 약 1.5배 더 많은 부피를 저장할 수 있고 경제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도 블루수소 생산에 돌입한다. 세계 최대 석유 회사인 아람코와 관련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아람코에서 액화석유가스(LPG)를 가져와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생산된 블루수소를 탈황 설비에 활용하거나 차량, 발전용 연료로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ESG 경영 확산에도 힘쓰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한국기업데이터와 손잡고 협력사 맞춤형 ESG 평가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평가 기준을 마련해, 연말까지 협력사의 ESG 경영을 위한 지원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