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맨 오른쪽) 현대차그룹 회장은 경영 구루 피터 드러커의 저서 ‘최고의 질문’을 추천했다. 사진은 지난 3월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는 정 회장. 사진 현대차그룹
정의선(맨 오른쪽) 현대차그룹 회장은 경영 구루 피터 드러커의 저서 ‘최고의 질문’을 추천했다. 사진은 지난 3월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는 정 회장. 사진 현대차그룹

명확한 미션을 위한
최고의 질문
피터 드러커 | 유정식 옮김 | 다산북스 | 1만4000원 | 280쪽 | 2017년 4월 21일 발행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세계적인 경영 구루(스승) 피터 드러커(1909~2005)의 ‘최고의 질문(2017)’을 추천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 책은 정 회장이 ‘고객 중심 사고를 배울 수 있다’고 강조하며 주요 임원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있는 책”이라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이 책은 드러커 전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생전에 고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던진 ‘5가지 질문’의 의미를 미국의 한 연구소가 정리해 2015년 펴낸 책이다.

드러커가 던지는 질문은 ‘기업의 임무는 무엇인가’ ‘기업의 고객은 누구인가’ ‘기업의 고객 가치는 무엇인가’ 등이다. 책에는 기업가 스스로 ‘우리의 고객은 누구이며, 그 고객은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가’를 자답해보는 자가 진단지가 첨부돼 있다.

책의 핵심 메시지는 “경영은 도구이지 목적은 아니다. 기업가는 ‘경영을 위한 경영’이 아니라 ‘미션을 위한 경영’을 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가의 미션은 운영 방식을 정의하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 이유를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미션은 명확하고 강력해야 하며 설득력 있게 핵심을 찔러야 한다고 강조된다. 여러 질문에 대한 대답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고객의 중요성이 계속 강조된다.

정 회장은 고객 만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2018년 말 수석부회장에 오른 뒤 처음 주재한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사업 초기, 어떻게 하면 고객이 우리 차를 사줄까만 생각했던 그 초심으로 돌아가자”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3월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에서도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하는 고객에게 최선을 다해 만족시키면 입소문으로 전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올바른 지적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여 기대 이상의 결과를 제공해 우리의 ‘팬’이 되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내가 하는 일이 ‘고객에게 어떤 결과를 줄 것이냐’에 대해 우리가 같은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재계 관계자는 “정몽구 명예회장은 1998년 현대차 회장 취임 후 ‘품질만큼은 타협하지 말자’며 ‘품질 경영’을 강조했다”면서 “아들인 정 회장은 ‘고객 경영’을 화두로 삼은 것”이라고 했다.


Plus Point

故 정주영 회장을 극찬했던 피터 드러커

피터 드러커는 현대가(家)와 인연이 깊다. 드러커는 1980년대에 방한해 당시 전경련 회장이었던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과 만났다. 드러커는 정 회장을 만나자마자 “제가 잘못했습니다”라고 불쑥 사과했다고 전해진다. 드러커는 “모든 경영자가 나를 경영 구루라고 한다. 내가 가르친 기업가 정신의 핵심이 창의력과 혁신 정신인데, 창의력과 혁신 정신 부문에서 당신보다 더 극적인 산증인이 어디에 있나? 그런데도 나는 한국에 오기 전에 당신에 대해 잘 몰랐다. 그래서 사과한다”라고 했다. 기업가 정신은 불확실성이라는 안개 너머에 존재하는 사업 기회를 간파한 뒤 과감하게 도전하고 거기에 필요한 사람과 자원을 동원하는 리더십과 실행력을 의미한다. 드러커는 “정 회장은 조선과 자동차 분야에서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 큰 업적을 이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