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21년이 끝나고 2022년이 시작됐다. 2021년 본격적인 백신 접종을 시작으로 단기간 내 종식될 것으로 기대됐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의 세계적인 유행 영향 탓에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모양새다.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끝날 줄 모르는 경기침체로 2022년이 더 이상 희망적이지만은 않다. 미래가 불안할수록 도움이 되는 게 독서다. 독서를 통해 앞으로 펼쳐질 세상과 트렌드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조선’이 교보문고와 함께 2022년 트렌드 예측에 도움이 될 도서를 선정, 신년 합본호 ‘책 속의 책(북인북)’을 통해 소개하는 이유다. 추천 도서는 총 10권으로 재테크, 정보기술(IT), 경영⋅경제, 대중문화 등 네 가지 분야에서 선정했다.

재테크 분야 도서는 2022년 주식시장을 전망하는 ‘미스터 마켓 2022’와 새로운 디지털 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는 NFT(Non Fungible Token·대체 불가 토큰)에 대한 풍성한 설명을 담은 ‘NFT 사용설명서’가 선정됐다.

IT 분야 책으로는 양자역학과 양자컴퓨터 입문서인 ‘퀀텀의 세계’와 2022년 예상되는 과학기술 이슈와 이에 대응하는 미래전략을 담은 ‘카이스트 미래전략 2022’를 선정했다.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경영⋅경제 분야 추천 도서로는 총 4권을 선정했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사무환경 변화 내용을 담은 ‘스마트오피스 레볼루션’과 팬데믹 이후 비즈니스 변화 속도가 빨라진 실상을 다룬 ‘거대한 가속’,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전략을 다룬 ‘기후위기와 비즈니스의 미래’, 팬데믹 이후 달라진 기업환경과 문화, 사람들의 행동을 이야기하는 ‘그냥 하지 말라’를 경영⋅경제 추천 도서로 선정했다.

대중문화 분야에서는 2022년 K콘텐츠 전망을 담은 ‘2022 콘텐츠가 전부다’와 최근 늘어난 고령 1인 가구들이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소개한 ‘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를 뽑았다.

독서는 다른 사람이 경험한 인생과 지식을 얻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다. 성공한 최고경영자(CEO)들의 좋은 습관으로 독서가 꼽히는 이유다. 실제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옛 페이스북) CEO 등 수많은 성공한 경영자는 성공 비결로 독서를 꼽는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 역시 유명한 독서광이다. 그가 지금까지 읽은 책 권수만 1만 권이 넘는다고 한다. 독서는 미래를 여는 ‘꿈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어린 시절 판타지(fantasy) 소설과 공상과학 소설을 즐겨 읽었던 머스크는 2002년 우주탐사 기업인 스페이스X를 설립했고, 우주 진출 꿈을 꾸고 있다. 그가 어린 시절 읽었던 ‘우주 전쟁’이라는 소설이 꿈의 단초가 됐다. ‘이코노미조선’과 교보문고가 함께 선정한 도서 10선(選) 역시 독자들에게 희망적인 2022년을 열어줄 꿈의 씨앗이 되기를 바란다.


Plus Point

[Interview] 교보문고 광화문점 박미옥 파트장
“2021년은 판타지 소설과 재테크 도서가 인기였습니다”

심민관 기자, 이다비 기자

박미옥 교보문고 광화문점 경제·자연 파트장
박미옥 교보문고 광화문점 경제·자연 파트장

“2021년은 판타지 소설과 재테크 도서가 인기였습니다.”

박미옥 교보문고 광화문점 경제·자연 파트장은 2021년 12월 21일 ‘이코노미조선’과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파트장은 ‘이코노미조선’과 교보문고가 진행한 ‘2022년 트렌드’ 책 추천 과정에 직접 참가해 도서를 선정한 실무자다. 박 파트장은 “사람들이 2021년 선호했던 책은 양극단으로 나뉜 것 같다”며 “판타지 소설 등 현실세계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다룬 책들이 인기였는가 하면 재테크 도서와 같이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을 담은 책들도 인기였다”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21년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많이 둔 분야는.

“2020년 코로나19 유행 이후 2021년까지 가장 높은 도서 판매 신장률을 보이는 분야가 경제·경영 분야다. 이 분야는 2020년에 이어 2021년 2년 연속 20~30% 수준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2021년의 경우에는 인문이나 소설 분야 등을 제치고 단행본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분야로 자리잡았다. 경제·경영 분야 내에서는 재테크 도서의 판매가 주를 이뤘다. 최악의 경제상황을 맞았던 코로나19 시대에서 재테크 도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은 분야이기도 하다. 코로나19라는 불안한 시대를 살면서도 시장에는 ‘유동성’으로 돈이 넘쳐난다고 하니 어떻게 돈을 모을 것인가가 화두가 된 한 해였다. 책 제목에 ‘부’ ‘부자’ ‘돈’과 같은 키워드가 많았고, ‘주린이(주식+어린이)’와 같이 이제 막 재테크를 시작하는 이들을 위한 주식 입문서들도 많았다. 그러나 2021년 주식시장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분발하지 못했는데, 그래서인지 독자들은 암호화폐,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 NFT와 같은 가상세계 관련 투자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도 재테크 도서 시장의 특징이다. 그중 암호화폐 관련 도서 판매는 2020년 대비 6.2배 증가했다. 투자 가이드, 주식투자, 부동산투자 등의 도서 판매 신장률을 월등히 앞섰다.”

2022년 트렌드 도서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나.
“2021년이 암호화폐, 메타버스, NFT와 같은 주제가 인기였다면, 2022년에는 어떤 주제들이 관심을 받을까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 또 다른 산업혁명을 불러올 수 있어 주목받는 양자컴퓨터를 다룬 ‘퀀텀의 세계’, 미국에서 불고 있다는 퇴직 열풍과 그 이후에 변화를 이끌 ‘시니어 트렌드’ 등이 그 예다. 그리고 해가 갈수록 몸으로 체감하게 되는 기후변화 주제, NFT 등의 이슈는 지속적으로 가져가야 할 트렌드라고 생각했다. 책 구매자의 연령대 역시 두 부류로 나눠 고려했다. 2030으로 대표되는 젊은 독자들의 경우, 자신의 미래를 준비할 실용적 팁을 얻고 싶어한다. ‘2022 콘텐츠가 전부다’ ‘미스터마켓 2022’ 등이 그런 책이다. 반면 40대 이후의 독자들은 다가올 미래의 판을 읽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하다. ‘NFT 사용설명서’ ‘퀀텀의 세계’ ‘거대한 가속’ ‘기후위기와 비즈니스의 미래’ 같은 책이 여기에 속한다.”

팬데믹 이후 책 소비 변화는 없었나.
“전반적으로 종이책, 전자책(eBook), 오디오북 등 읽는 콘텐츠 시장의 수요가 커졌다고 생각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코로나19 초기에만 해도 사람들이 ‘집콕’ 생활을 하면서 떠올릴 콘텐츠 소비가 넷플릭스, 게임, 유튜브 정도였지만,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다양한 관심사로 눈을 돌린 것 같다. 그 수많은 관심사 중 하나가 책이었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책도 변화가 있었다. 2021년은 특히 양극단으로 나뉜 것 같은데, 판타지 소설이나 판타지 만화와 같이 현실세계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을 다룬 책들이 인기였는가 하면 재테크 도서와 같이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을 담은 책들도 인기였다. 판타지 소설인 ‘달러구트 꿈 백화점’과 ‘미드나이트 라이브러리’ ‘귀멸의 칼날’ 등이 베스트셀러 1위를 번갈아가며 갈아치우는 한편 주식이나 부동산, NFT에 대한 책들이 어마어마한 인기를 누린 것이 2021년 도서시장을 대표하는 두 가지 트렌드였다.”

연초에 읽을 한 권의 책을 추천한다면.
“스콧 갤러웨이 교수가 쓴 ‘거대한 가속’을 추천하고 싶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변화의 속도와 실체를 알아야 미래를 진단하고 대비하기가 수월해진다. 저자는 코로나19가 우리 사회를 변화시킨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미래에 겪을 변화의 추세를 10년씩 앞당겼다고 진단한다. 변화가 아닌 가속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우리 앞에 놓인 미래 속에서 비즈니스, 교육, 정부의 역할이 어떻게 바뀌게 될지 저자의 혜안을 통해 살펴보기 충분하다.”

심민관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