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 3년 후, 5년 후, 10년 후 우리 기업들의 오피스 환경과 일 문화는 완전히 달라져 있을 것이다. 2022년 이후 본격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열리면 세계 곳곳에서 혁신적인 비즈니스가 더 빠르게 탄생하고, 반대로 20세기형의 낡은 비즈니스는 무너지고 부서질 것이다. 현재의 비즈니스를 고수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시대의 개척자가 될 것인가? 지금 우리는 그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오피스 디자인 업체인 ㈜디자인그룹아침을 운영하는 김한 대표의 저서 ‘스마트오피스 레볼루션’은 이런 물음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김 대표는 1989년 (주)디자인그룹아침을 설립, 30년 이상 업계에 몸담은 오피스 디자인 전문가다. 유한킴벌리, 풀무원, SK텔레콤 등 국내 굴지 기업의 스마트오피스 공간을 연출하면서 스마트오피스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현재 ‘행정안전부 공간혁신 위원회 자문 위원’과 ‘정부 중앙재난대응 컨트롤타워 합동청사 공간 자문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관공서의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워크’를 현실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기업들은 ‘스마트 공간과 스마트피플, 그리고 팀 문화’의 힘으로 10배 생산성을 낼 수 있다고 소개한다. 그러면서 그는 스마트오피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10배, 100배 성장하는 기업으로 가는 기본 환경이긴 하지만, 기존의 조직문화에 스마트오피스만 그대로 복제한다고 기업문화가 혁신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한다.


김한 ㈜디자인그룹아침 대표. 사진 라온북
김한 ㈜디자인그룹아침 대표. 사진 라온북

스마트오피스는 단순한 공간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오피스는 도심에 있는 사무실로 출퇴근하는 대신 원격 근무가 가능하도록 직원들의 주거지 인근에 마련한 정보기술(IT) 기반 사무실을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스마트오피스는 단순한 공간을 나타내는 개념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스마트오피스는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연결된 기업문화를 만드는 뿌리이자 물줄기라고 정의한다. 신뢰에 기반한 기업문화가 정착되고,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오피스가 구축돼야 10배의 생산성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저자는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하기 전 각 기업에 맞는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설계해야 하며, 유행을 좇듯이 무턱대고 스마트오피스로 전환을 감행해선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자기 주도적 업무 환경 시스템과 문화가 정착되지 않으면 스마트오피스의 효과가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소통이 스마트오피스 성공 키워드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높은 임대료 때문에 리모트 워크(장소와 관계없이 비대면으로 일하는 근무 형태)를 선호한다. 재택근무 역시 리모트 워크의 한 종류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비싼 사무실 임대료로 비용을 쓰는 대신 그 비용을 직원들을 위해 쓰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비대면에서 오는 소통의 부재가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IBM과 야후는 리모트 워크를 도입했다가 직원 간 소통 문제를 겪자 원래 근무 형태로 돌아갔다. 이 때문에 기존 리모트 워크의 단점을 극복하는 게 스마트오피스 성공의 최대 과제로 꼽힌다. 저자는 비대면 근무 상황에서도 직원 간 연결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문화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업무 채팅이나 화상회의 같은 기본 시스템 외에도 온라인상에서 직원들이 잡담을 나누거나 소통할 수 있는 공식 교류 채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언택트(untact) 환경만큼 콘택트(contact) 환경도 굳건히 다져야 스마트오피스가 성공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심민관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