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 올해 최고의 트렌드를 꼽는다면 단연‘웰빙(Well-Being)’일 것이다. “너도 나도 잘살자”는 웰빙 문화는 단숨에 핫 이슈가 됐다. 웰빙 바람을 타고 가장 큰 인기몰이를 한 품목은 농산물이다.
웰빙 푸드가 농약과는 거리가 먼 유기농 식품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으면서 유기농 식품이 농산물 진열대에 즐비하게 늘어섰다.

 남의 한 식품매장. 매장 안은 친환경 제품들로 빼곡히 들어찼다. 저녁 찬거리를 사러 온 한 주부는 일반 농산물을 샀다가 금방 그 옆에 있는 친환경 농산물로 바꿨다. 예전에는 1차 농산물만 유기농이었지만 이제는 유기농으로 만든 가공식품까지 즐비하다.

 웰빙이 인기를 얻으면서 ‘참살이’라는 순수 한국말도 생겨났다. 웰빙 푸드가 무엇이길래 많은 사람들이 웰빙 푸드에 열광을 하고, 또 많은 기업들이 웰빙 푸드에 관련된 제품들을 내놓는 것일까. 건강한 몸을 유지시켜 주는 동시에 음식을 입에 넣는 순간 자신을 가장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음식. 이것이 웰빙 푸드를 단순하고도 가장 잘 표현한 말일 듯싶다.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유기농 식품이 연평균 20% 이상의 높은 매출 증가를 보이며 전반적인 경기 불황 속에서도 30~40%의 고속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의 곳곳에서 웰빙 푸드와 관련된 코너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고, 눈에 띄게 많은 종류의 식품에 웰빙 타이틀이 붙여진 것도 찾아볼 수 있다.

 경기도 파주의 풀하나 농장은 분무식 수경재배법을 통해 40여 종의 친환경 엽채류를 생산하고 있다. 지하 암반수에 13가지 영양소를 배합해 뿌리 부분에만 분무하는 방식으로 재배하는 이 농장의 채소는 일하다가 그냥 따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다.

 오염되지 않은 간척지에서 무공해로 재배돼 깨끗하게 가공된 쌀인 오씨피오쌀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맛’을 자랑한다. 지난 3년 동안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우렁이를 통해 병해충을 방제하며 친환경 농법을 시행해 온 결과, 올 가을부터는 무농약 유기농쌀로 출시된다.

 직접 제조한 한방영양제로 병충해를 예방해 생산된 충북 옥천 도덕봉 농원의 복숭아 ‘한방이 백두봉’은 복숭아의 명품으로 통한다.

 유기네 김치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유기농산물 가공식품으로 인증을 받았다. 유기농 가공식품으로 인증받은 김치는 2종류밖에 없다.

 풀하나 농장의 양승호씨는 “친환경 유기농산물에 대한 인식이 점차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조만간 밥상 위 농산물은 전부 유기농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풀하나 수경원

 지상에서 키우는 채소 ‘아시나요’



 
기도 파주. 6월의 들녘은 벌써 한여름이다. 모내기를 끝낸 들이 나날이 초록색을 더하고 있다. 왜가리 한 쌍이 여기저기를 뒤적이며 미꾸라지를 잡는 모습도 눈에 띈다. 아직 오염이 덜 됐다는 증거다. 그러는 옆으로 7500평에 달하는 온실이 보인다. 양승호씨(54)와 그의 아내 최희순씨(52), 그의 두 아들 재모씨(30) 순모씨(27) 등 가족들이 운영하는 풀하나 농장이다. 전국 최대 규모의 엽채류 수경 재배 농장이다.

 이 농장에서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분무식 수경재배법을 통해 40여 가지의 신선한 채소를 생산하고 있다. 분무식 수경재배법은 기존의 수경재배법과는 다르다. 기존 방법은 작물의 뿌리 부분이 물에 잠겨 있지만 분무식은 일정 시간이나 햇빛의 광도에 따라 물을 뿌리 부분에 안개처럼 뿜어 주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작물의 뿌리 부분에 산소공급을 원활하게 해 성장에 더 유리하다고 한다. 또 물도 적게 사용해 비용절감도 된다. 풀하나 농장은 이 방식을 3년 전에 직접 개발해 특허도 얻은 상태다.

 양씨는 포스코에서만 13년을 근무한 철강맨이었다. 그는 농업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지난 1990년부터 파주 인근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농사에 대한 꿈은 1980년대부터 시작됐지만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경기도 양평이 고향이었지만 농사를 지어본 적도 없었다. “그냥 ‘꿈’ 있잖아요. 봉급쟁이를 관두면 나중에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 농사를 짓고 싶어졌어요” 그의 솔직한 대답이다.

 양씨는 이후 일본이나 유럽 출장을 가게 되면 꼭 짬을 내 농업현장을 들르곤 했다. 특히 네덜란드와 일본에서 채소농장을 갔을 때 그들의 생산방식을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미 그때 일본이나 유럽에서는 수경재배가 자리를 잡고 있었어요. 무농약으로 재배하는 신선한 채소를 보고 ‘이거구나’ 하고 생각했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처음에는 파주시 교하면에서 300평으로 시작했다. 말하자면 시범사업이었다. 지금 자리로 옮긴 것은 1995년. 1만평의 땅을 구입하고 4500평의 유리온실을 짓기 시작했다. 초기 투자비 30억원은 개인적으로 조달한 돈과 정부지원금으로 마련했다. 유리온실과 수경재배시스템 건립은 네덜란드 회사가 맡았다. 그들은 전문가였지만 포스코에서 근무한 양씨도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유리온실에 들어간 쇠기둥이 520개입니다. 직접 설계하고 구멍을 뚫고 세웠죠. 한 치의 오차도 있어서는 안 되는 작업이었습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이 내가 하는 일을 보더니 입을 딱 벌립디다.” 처음에는 잘못 되면 당신이 책임지라고 한 네덜란드 회사도 아무 말을 못했다고 한다. 가장 큰 위기였던 1998년 경기도 북부를 강타한 수해에서도 끄떡없었다고. 4~5m 높이의 지붕까지 물이 찼지만 전기설비 외에는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 작물들도 물에 뜨는 베드위에서 키우기 때문에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한다.

 풀하나 농장은 파주의 제1농장 외에도 강원도 평창과 전남 해남에 제2, 제3의 농장을 가지고 있다. 강원도 평창의 제2농장은 해발 700m의 무공해 청정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총면적 7만평 규모다. 이 농장에서는 주로 4월부터 10월까지만 고랭지 채소를 재배한다. 



 세 개 농장에서 연중 생산

 전남 해남의 제3농장은 4만평이며 점차 면적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농장에서는 주로 겨울철에만 농작물을 재배하고 휴작기에는 녹비작물을 심어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연작장해와 병충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주요 생산 품목은 적상추, 치커리, 생채 등 엽채류 30여 가지와 양상추, 양배추 등 양채류다. 최근에는 기존 작물의 형태를 바꾼 샐러드, 새싹 채소, 베이비채소 등도 내놓고 있다. 이들 농작물은 모두 무농약으로 키운다. 수경재배방식은 토양으로부터 오는 병해충을 사전에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으며, 불가피할 경우 무당벌레와 같은 천적을 이용한 미생물제제를 사용한다. 그래서 일하는 인부들도 점심 때는 채소를 씻지 않고 그대로 먹는다고 한다.

 물은 지하 200m에서 끌어올린 지하 암반수에 13가지 영양소를 첨가해 이용한다. 하우스 지하에는 500톤 규모의 물탱크가 있다고. 하루 3회 각 탱크의 영양 상태를 자동으로 체크해 부족한 영양소를 채워 넣는다.



 두 아들 후계자로 양성

 풀하나 농장의 특징은 한 가족이 생산·판매 및 유통·관리를 담당한다는 것이다. 양씨 등 3부자가 담당하는 것은 생산이다. 유통은 양씨의 부인이 맡는다. 양씨 부인은 남편이 처음 농사를 짓겠다고 했을 때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생산과 판로개척에 너무 바쁜 남편이 구조신호를 보내자 두 달만 봐준다는 조건으로 시작한 게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판매점 사원들의 교육과 매장관리 등 전반적인 유통을 책임지면서 남편의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큰 아들인 재모씨는 경희대 산업공학과를 2002년 졸업한 이후 바로 아버지 뒤를 이었다. 지금은 고려대 원예학과에 다니며 농사 공부를 하고 있다. 재모씨는 “대학 1학년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농사를 지은 셈이죠. 하다 보니 발전 가능성이 있고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라면 제가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뛰어 들었습니다”고 말했다. 둘째 순모씨는 대학 때부터 농업을 전공하고 미국 유학까지 다녀왔다.

 양씨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식들이 참여해야 했습니다. 우리 같은 구세대보다는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지금의 소비자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죠”라며 웃는다. 풀하나 농장은 이들 젊은 세대를 통해 단조로운 기존 오프라인 유통망에서 벗어날 계획이다. 이미 이를 위한 계획이 착착 진행 중이다. 또 무엇보다도 수경재배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바꿀 계획이다.

 풀하나 농장에서 재배한 각종 채소를 세척, 절단해 소스나 다른 음식에 곁들여 먹을 수 있도록 포장한 제품인 샐러드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인증을 받는 것도 이러한 계획의 일환이다. 수경재배 채소는 그냥 먹을 수 있지만 식약청 인증을 받음으로써 식품의 안전도를 공식적으로 알린다는 생각이다. 또 기능성 채소와 특용작물을 수경재배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양씨는 이것을 ‘히든카드’라고 표현할 정도로 기대가 컸다.

 그는 “일주일에 4~5톤씩 생산되는 작물의 판로는 다 준비돼 있습니다. 없어서 못 팔 지경이죠. 하지만 제값을 받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다른 유기농 작물보다 비싸면 소비자들이 사지를 않습니다. 수경재배는 특별하다는 인식을 하루빨리 심을 생각입니다”라고 말했다.



 오씨피오쌀

 간척지에서 무농약 재배 ‘오! 씹힌다’



 
리나라의 대규모 갯벌은 대부분 하구갯벌이다. 여러 가지 영양분이 강을 타고 갯벌에 쌓인다. 그런데 이 영양이 가득한 갯벌에 땅을 만들어서 벼를 심어 키운 간척지 쌀이 인기다.

 흔히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는 햅쌀밥맛’‘고소한 밥맛’‘찰기 있는 밥맛’을 느끼게 하는 쌀이 ‘오씨피오(OCPO)’쌀이다. 오씨피오쌀은 새만금간척지 인근인 전북 김제시 옥포에서 두성균씨(56)가 생산하고 있다. 두씨는 오씨피오라는 의미는 한글로 읽을 때 ‘오! 씹힌다’’오, 씹으십시오’라는 맛있게 씹힌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한다.

 오씨피오쌀은 일본 품종으로 세계적인 품질을 자랑하는 ‘고시히카리’를 교배해 더욱 우수하게 개량한 유메찌쿠시를 계약재배를 통해 생산한 것이다. 쌀의 가격은 10㎏들이 1포대당 3만8000원대다. 타 지역 일반 쌀이 2만5000원선에 불과한 데 비하면 가격 차이가 1만원 이상 난다.

 오씨피오쌀은 비옥하고 토양이 오염되지 않은 간척지에서 무공해로 재배돼 두씨의 미곡처리장에서 깨끗하게 가공된 쌀로서 낟알의 투명도가 높으며 밥에 윤기가 흐르고 맛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두씨는 “유메찌쿠시는 일본품종입니다. 일본인구의 70%가 먹고 있다는 고시히카리의 고품질 개량 품종으로 일본인들도 고품격쌀, 명품쌀로 인식하고 있어요. 일본말로 ‘꿈에 만들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을 정도로 맛을 인정받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두씨의 도정공장에서는 농촌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젊은 여성을 만날 수 있다. 두씨의 두 딸인 효정씨(27)와 윤수씨(25)다.

 효정씨는 “우리 자매는 지금 유메찌쿠시에 미쳐 있습니다. 한 마디로 얘기하면 환상적인 이 쌀의 밥맛에 빠져 버린 거죠”라고 말했다. 이들 자매는 소위 말하는 강남 8학군에서 유아시절과 학창시절을 보낸, 남들이 말하는 서울사람이다.

 아버지 두씨가 하는 도정공장 일에 먼저 뛰어든 사람은 언니인 효정씨였다.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 중이던 효정씨는 2년 전 쌀시장 개방 등으로 사업을 접으려는 아버지 얘기를 듣고 농촌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효정씨의 시작은 온 가족의 반대의 연속이었다. 그런데도 아버지를 설득시키는 데 성공한다.

 효정씨는 “지금까지 투자한 게 아까웠죠. 그리고 주식이 쌀인데 시장이 개방된다고 다 망하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좋은 쌀을 만들면 유망하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회상했다.

 효정씨는 누가 알아 주지도 않는 그 일에 정성을 쏟고 포스터를 만들며 밤을 새워 고민하면서 쌀의 토질과 품종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밥맛만 있으면 나머지는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우렁이농법으로 병해충 방제

 여기에는 간척지라는 땅 자체가 경쟁력이 됐다. 간척지는 땅 자체에 염분함량이 일반 평야에 비해 높아 벼가 자라는 데 필요한 면역력을 높여 주고 미생물적인 요소, 토질 자체가 가진 영양분이 풍부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효정씨는 “간척지는 영양분을 풍부하게 제공할 수 있는 완벽한 토질입니다. 영양공급 상의 어려움을 안고 있는 유메찌쿠시는 간척지에서 재배하는 데 딱 맞는 품종이었죠”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지평선이 보일 만큼의 드넓은 대지로 조성된 김제평야는 일조량 또한 뛰어나다. 자연에서 나오는 풍부한 영양분과 작열하는 태양을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먹고 자란 유메찌쿠시는 식품화되었을 때에도 밥맛은 기본이고 풍부한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토질은 간척지이니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고, 품종은 밥맛이 아주 뛰어난 유메찌쿠시여서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며 이리저리 뛰면서 쉼 없는 열정으로 나날을 보냈다고 회고한다.

 윤수씨는 지난해 아버지와 언니가 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토록 가족들이 바라던 대학을 가지 않기로 결정한 그녀는 요리학원도 가고 조리사자격증도 따는 등 열심히 요리에 빠져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벤처농업’ 심포지엄에 우연하게 참가하면서 언니와 합류하게 됐다.

 윤수씨도 언니와 구상하고 뭉치고 결속하면서 세계적인 요리사가 아닌 도정업의 선두주자로 꿈을 바꿨다. 윤수씨는 “자연에 쏟아 붓는 꾸밈없는 농부의 그 모습에 힘을 얻고 미래 또한 있다고 보는데 너무 막연한 것 같아 걱정이 앞서요”라고 말했다. 두 딸의 저지(?)로 두성균씨는 결국 사업을 계속하게 됐다.

 유메찌쿠시 품종은 벼가 자라면서 잘 쓰러지고 비료 등을 많이 줬을 경우에도 수확량에 영향을 받으며 밥맛에 차이 또한 생기기 때문에 재배하기에 까다로운 품종이다. 옥포 도정공장에서 생산하는 오씨피오쌀은 올 가을부터 무농약 쌀로 출시된다. 지난 3년 동안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우렁이를 통해 병해충을 방제하며 친환경 농법을 시행해 온 결과다.

 두씨와 두 딸은 계약재배를 통하여 이를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향후에는 바이오연구기술을 접목한 제품들을 내놓을 생각이다. 이들 부녀는 이제는 하나가 아니라 셋이라며 지금은 어려워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방복숭아

 한약제 퇴비로 키운 복숭아 ‘맛은 끝내줘요’



 
당귀, 계피, 감초를 각각 발효시켜 만든 한방 영양제와 풍부한 유산균과 효모가 든 천혜녹즙, 갖가지 식물 효소액 등으로 재배된 한방 복숭아 ‘한방이’를 만나 보자. 자연농업으로 재배 관리된 한방 복숭아는 과즙이 많고 당도와 향미가 좋은 데다 저항력까지 길러 준다.

 충북 옥천 도덕봉 농원 강영근씨(53)는 본격적으로 다가온 복숭아 수확철을 맞아 한창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6월20일부터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됐다. 총 7000평 규모의 복숭아 과수원을 운영하면서 연간 20톤 이상의 복숭아를 판매하고 있는 강씨는 올해로 20년째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다.

농업전문학교를 나와 1985년 복숭아 재배를 시작할 당시, 농부들에게 복숭아는 인기 있는 작물이 아니었다.“복숭아는 흠집이 생기면 금방 까맣게 변해 버립니다. 그래서 제값을 받기가 힘들었죠.”

 주위의 농가들이 높은 값에 팔려 나가는 포도를 키우기 시작할 때 강씨는 오히려 재배와 관리가 까다로워 농민들이 꺼리던 복숭아 농사에 뛰어들었다. 당장은 수익이 생길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포도가 과잉 생산돼 제값을 받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초기에는 병해충 예방을 위해 농약을 사용했다. 하지만 화학약품을 사용하니 자신의 건강도 점점 나빠지고 소비자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들어 10년 전부터 농약사용을 중단, 자연농법을 도입했다.

 2001년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받았다. 농약을 대신해 친환경적으로 병해충을 예방하려면 작물을 스스로 튼튼하게 만들어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데 강씨는 당귀, 계피, 감초를 각각 발효시켜 만든 한방영양제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그는 “우리 조상들은 농약이나 비료 없이 농사짓는 방법을 찾다 한방농업을 도입한 것입니다. 사람에게 보약을 먹이듯 나무에게 한약제로 발효한 영양제를 주고 저항력을 높여준 겁니다”라고 말했다. 말 그대로 한약제로 퇴비를 이용한 고품질 복숭아만을 생산하는 것이다.

 강씨가 직접 제조한 한방영양제는 유산균과 효모가 풍부, 잎과 과일을 건강하게 자라게 해서 자연스럽게 병충해를 예방할 수 있다. 이런 노력으로 생산된 복숭아가 바로 브랜드 농산물로 자리잡은 ‘한방이 백두봉’이다.

 그는 조금이라도 질이 떨어지는 상품은 전량 폐기처분해 퇴비로 사용한다. 농산물도 기업의 마인드를 적용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 강씨의 생각이다. 하지만 직접 과수원을 방문한 사람들은 흠집이 난 복숭아를 사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는 온라인 직거래만 고집하고 있다. 그래서 소비자들의 조그만 요구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

 강씨는 지금은 이웃 주민 52명과 작목반을 만들어 한방농법 전수에도 열심이다. 워낙 실패를 많이 해 쌓인 노하우가 보통이 아니라고. 그의 시행착오를 통해 지금은 주위의 농가들이 한방농법을 통해 포도나 복숭아를 재배하고 있다고 한다.

 강씨는 또 복숭아 포장재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는데 요즘 대부분의 과일포장재로 사용되는 윗면이 오픈된 포장상자를 개발한 것도 바로 강씨다. 오픈 포장상자는 일단 기존 상자에 비해 작업하기가 수월할 뿐더러 상품의 신선도와 품질을 손쉽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소비자들이 선호한다고.

 강씨는 1단 10kg 포장상자와 2.5kg 포장상자, 1단 5kg 상자를 각각 개발했는데 이 중 2.5kg짜리 소포장상자를 한 유명한 수출회사가 도입해 강씨에게 특허사용료를 준다고 밝힌다.

 강씨는 “소비자들을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나눔의 농사’를 철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여기를 찾는 사람들은 가족의 건강을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가족들이 먹을 수 있는 ‘생명 먹을거리’를 생산한다는 생각으로 복숭아를 키우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유기네 김치

 멸치.새우젓,  천일염만 사용

 ‘인공조미료 안녕~



 국산 유기가공식품 중에 김치와 녹차가 있긴 하지만 그 품목은 많지 않다. 특히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유기농산물 가공식품으로 인증을 받은 김치는 2종류밖에 없다. 이 가운데 하나가 유기네 김치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의 유기가공품 인증은 95% 이상이 국내산 유기농산물을 사용하고 수질검사와 각종 생산능력을 감안해 인증된다. 식약청 기준으로 원재료의 95% 이상만 유기농산물을 사용하면 유기농이란 표시를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까다롭다.

 유기농 김치는 김치의 원재료와 부재료를 포함해 김치에 들어가는 모든 농산물을 유기재배 농산물로만 사용해 담근다. 또 제조나 포장과정에서도 일체의 인공조미료나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고 만든다.

 유기네 김치의 김태훈(45) 사장은 “지난 3년간 유기가공의 개척자로 47종의 유기농산물 품질인증을 받았습니다. 올해 9월 식약청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인증의 공장을 신축하고 생산자 이력제를 도입해 최고의 재료와 시설, 고객서비스로 신뢰를 이어갈 것입니다”고 말했다.

 유기네 김치는 1998년 지금은 생산만 책임지고 있는 박미재(62) 할머니가 김치를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설립됐다. 처음에는 일반 배추로 김치를 만들었다.

 친환경 유기농산물로 김치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2002년. 박 할머니는 김치를 만들다 남은 배추를 인근 농가에 줬지만 소나 돼지도 먹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이것이 계기가 돼 유기농으로 키운 채소와 농산물만 사용해 김치를 만들게 됐다. 김태훈 사장은 유기농협회에서 일하다 작년부터 박 할머니의 사업에 합류했다.

 박 할머니는 “처음에는 몰랐죠. 하지만 이제는 건강한 밥상을 만들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밥상에 늘상 오르는 김치부터 건강해야겠죠”라며 웃었다.

 유기네는 살아 있는 땅에서 생산되고, 정부의 유기농산물 친환경 품질인증을 받은 유기농채소, 유기농과실, 유기농곡식만을 원재료로 사용한다. 유기농산물은 생산자들과 직접 계약을 통해 공급받는다. 이들 유기농 생산자들은 경기, 충북, 제주, 전북 등 전국적으로 퍼져 있으며, 최소한 무농약 재배를 10년 이상 했으며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멸치젓, 새우젓은 서·남해에서 직접 엄선, 구매해 땅속에서 저온 숙성시킨다. 소금은 최소한 일 년 이상 간수를 뺀 서해안의 천일염을 사용한다.

 간은 멸치, 다시마, 무로 끓여낸 물로만 쓰며 인공조미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인공감미료 대신 숙성된 매실효소와 삼백초효소를 첨가하고 있다. 물은 지하암반수를 사용한다.

 김 사장은 “명품 김치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동화기계를 배제하고, 손맛으로 정성을 가득 담아 김치를 담그고 있습니다. 명품 김치는 어머니의 손맛과 정성이죠”라고 말했다. 재료비를 포함해 비용은 일반 김치를 만드는 것보다 2배 이상 들어간다고 한다. 그래서 가격도 다른 일반 김치에 비해 2배 이상 비싼 편이다.

 워낙 비싸 판매량은 아직 많지 않다. 입소문으로 들은 사람만 찾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웰빙 열풍으로 조만간 히트를 예감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일본 도쿄박람회 출품을 시작으로 해외 수출의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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