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저명한 투자자인 저자는 조직에서 혁신이 성공하려면 혁신팀뿐 아니라 전사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실리콘밸리의 저명한 투자자인 저자는 조직에서 혁신이 성공하려면 혁신팀뿐 아니라 전사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코끼리를 날게 하라
스티븐 호프먼|이진원 옮김|마일스톤
1만8000원|416쪽|10월 10일 출간

관리자인 당신에게 서로 모순되는 두 가지 미션이 떨어졌다. 매출 목표도 달성하고 동시에 혁신도 하라는 것이다. 매출 목표는 눈에 보이는 확실한 지표다. 반면 혁신은 모호하다. 혁신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성공 확률은 얼마나 되는가. 혁신의 가치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하지만 매출 목표를 놓치면 보너스가 줄어들고, 심지어 승진 대상에서 빠질 수도 있다.

당신이 유능하다면 고위 경영진을 기쁘게 하기 위해 말로는 혁신을 지지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할당된 매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매진할 것이다. 약간의 자원을 혁신 프로젝트로 돌리는 ‘시늉’을 할 수 있겠지만, 실상 어떠한 가시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다.

글로벌 10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투자육성 회사)이자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을 창업 초창기에 알아보고 투자한 경험이 있는 ‘파운더스 스페이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저자는 혁신을 진짜 성공시키고 싶다면, ‘처음부터 모든 사람을 동참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혁신을 담당하는 팀과 고위임원뿐 아니라 모든 직급과 기능의 직원이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주인의식을 공유하고, 수평적 협업과 협력을 장려해야 한다. 이를 통해 혁신이 성공했다면, 해당 팀만 수퍼스타가 되는 게 아니라 협업한 기존 부서 등 모든 참가자가 공(功)을 공평하게 나눠 갖는 게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래야 잘되고 있는 혁신을 무너뜨리는 질투심과 텃세 문화가 싹조차 자랄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집요하게 질문해야 작은 아이디어 얻어

저자가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투자자이고, 책 제목의 ‘코끼리’가 스타트업을 뜻하기 때문에 스타트업 창업가 또는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참고할 만한 책 정도로 평가절하될 수 있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겨보면 세계적인 대기업도 참고할 만한 경영 노하우가 빼곡하다. 저자는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작은 아이디어를 찾으려면 ‘기존 믿음을 의심해야 한다’면서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에 질문을 던지라’고 주문한다. ‘고객들은 저렴한 제품을 원한다’는 가정에 ‘유기농 제품은 판매조차 할 수 없는 것인지’ 되물으라는 식이다. 가정을 뒤집는 질문을 넘어, 제품에 대한 고객 반응이라든지 공급망 개선 여지, 대체할 만한 마케팅 전략의 존재 여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구축 가능성 등 비즈니스 관점에서도 질문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총 서른다섯 가지에 달하는 실리콘밸리 성공 기업의 핵심 경영 지침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핵심 역량으로 정곡을 찔러라’ ‘고객을 참여시키고 올바로 질문하라’ 같은 기존 경영서에서 볼 수 없던 지침도 가득하다. 관건은 역시 ‘실행’일 것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면
디지털 전환 성공전략 김홍진의 스마트경영
김홍진|위클리비즈 북스
1만5000원|221쪽|10월 10일 출간

국내외 정보기술(IT) 업체에 근무하다 KT 글로벌&엔터프라이즈 부문 사장을 끝으로 퇴임한 저자가 이후 3년간 언론사에 기고한 글을 묶은 칼럼집이다. 정치‧사회‧경제 분야를 넘나드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견해가 드러나 있는데 핵심은 ‘정부도, 기업도, 개인도 모두 혁신해야 한다’로 요약된다. 이를테면 주 52시간 근무제 시대 도입이 불가피한 만큼 팀에 새로 배정된 사람이 생산적으로 일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특정 업무에 대해 그동안 전임자들이 주고받은 대화, 결재 과정, 문서 등을 모두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식이다.

신세계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의 운영권을 확보하면서 붕괴한 상권을 살린 방식도 참고할 만한 흥미로운 사례 중 하나다. 신세계는 투입된 자본 기준으로 공간의 가치를 판단하고 이를 임대료에 전가하는 기존 방식을 탈피해, 사람을 많이 불러모을 수 있는 것이 곧 공간의 가치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별마당 도서관’을 공간 한가운데에 배치해 성공을 거뒀다. 이런 발상의 전환은 공간을 혁신하려는 많은 기업에 시사점이 될 수 있다.


역사에서 배우는 경영 한 수
기업가 문익점
윤동한|가디언
1만5000원|272쪽|9월 1일 출간

고려 말 국내에 목화씨를 들여온 문익점의 이야기는 대체로 그가 붓 대롱에 목화씨를 몰래 숨겨왔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첫 역사경영 에세이에서 문익점이 들여온 목면의 종자가 선조들의 의생활 전부를 바꿔놓았을 뿐 아니라 군인들의 갑옷, 돛단배의 돛, 천막의 재료로도 쓰였고, 심지어 조세를 대신하는 화폐로도 기능하며 국가(조선) 기간산업을 키웠다는 점에 주목한다.

평소 인문 역사 공부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진 그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사료와 목면 자료 등을 연구해 문익점이 어떻게 목면 산업을 확산하고 전파했는지를 치밀하게 추적했다. 그 핵심 중 하나는 문익점이 목면 보급을 실행할 수 있는 인재를 파악해 실제 등용한 데 있었다.

문익점은 한반도 목면 재배에 홍원이라는 인재를 활용했고, 이 기술을 이어받아 재배를 확장할 인물까지도 모두 염두에 뒀다고 한다. 기업가 관점에서 역사 속 인물의 업적을 달리 살펴봄으로써 경영의 힌트를 찾아볼 수 있다.


‘극도의 오너십’을 조율하는 법
리더십의 이분법
조코 윌링크‧레이프 바빈|세인트마틴스
28.99달러|320쪽|9월 25일 출간

2015년 10월 ‘극도의 오너십(Extreme Ownership)’을 출간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조코 윌링크와 레이프 바빈이 그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 신간 ‘리더십의 이분법(The Dichotomy of Leadership)’을 최근 내놨다.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팀의 최우수 지휘관이었던 저자들은 전작에서 ‘결과에 대한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지 말라’ ‘모든 책임은 리더에게 있다’며 극도의 오너십을 강조했다. 이번 신간에서 이들은 리더십의 우선순위와 조율 방식에 대해 말하고 있다. 모든 미션에 리더가 오너십을 가져야 하지만 이 오너십을 팀원들에게 분산해 책임감을 부여할 것, 팀원 개개인의 성공과 미래에 관심을 기울이되 팀 전체의 이익과 상충할 때는 팀과 미션 완수를 우선순위에 둘 것, 리더는 인간적인 면모를 갖춰야 하지만 팀과 미션을 해칠 수 있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반드시 반격할 것 등 세 가지가 핵심이다.

네이비실 팀에서의 훈련과 전투 경험을 통해 깨달았던 교훈을 설명하면서 이를 어떻게 현실 비즈니스 세계에 적용할 수 있는가를 설명한다. 구성은 단순한 편이지만, 기존 경영서와 차별화된 예시가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