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립자는 고통스러운 실패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인생이며, 극단적으로 투명해질수록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사진 블룸버그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립자는 고통스러운 실패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인생이며, 극단적으로 투명해질수록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사진 블룸버그

원칙
레이 달리오|고영태 옮김|한빛비즈
3만5000원|712쪽

1975년 방 두 개짜리 아파트에서 출발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를 40년 만에 1600억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헤지펀드로 성장시킨 레이 달리오는 회사를 운영하는 데 ‘원칙’을 고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원칙은 ‘극단적인 투명성’이다. 한 예로 브리지워터에서는 모든 회의와 업무 관련 대화를 녹화해 보관한다. 추후 아무나 그 내용을 다시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극단적 투명성은 리더십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달리오는 어느 누구도 스스로 진실(객관적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이해)을 알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 개방해야 더 제대로 된 해결법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회사의 문제를 까발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므로 피해야 한다고 인식한다.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것과 같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달리오의 생각은 정반대다. 그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좀 더 투명해질수록 상대에게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실제 이런 과정을 통해 개인도 회사도 성장한다고 주장한다.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212개의 원칙

‘달리오는 직원들이 무능하거나, 쓸모없거나, 창피하거나, 압도당하거나, 왜소하거나, 압박받는다는 생각이 들도록 만들거나 다른 방식으로 기분 나쁘게 만든다.’

1993년 달리오는 직원들의 메모를 받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의 솔직함과 직설적인 화법이 직원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되레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었던 것이다. 달리오는 자신의 철학을 직원들에게 더 잘 이해시켜야 이런 오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수십 년에 걸쳐 그가 브리지워터의 원칙을 문서로 작성하게 된 단초가 된 사건이었다. 한두 개에서 시작해 212개로 완성된 원칙은 브리지워터 직원들의 필독 자료이자 기업 문화를 상징하는 문서가 됐다. 

달리오의 확고부동한 원칙 중 하나는 ‘아이디어 성과주의 시스템’이다. 그는 원칙에서 ‘나이나 경력에 근거한 서열은 필요 없다. 권력은 개인의 위치가 아니라 생각에서 나온다. 누가 아이디어를 냈든 가장 좋은 아이디어가 승리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직원끼리 의견을 교류할 때 자신의 생각과 의문을 거르지 않고 이야기하도록 한다. 모든 과정을 녹화한다. 

‘좋게 보이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말고, 목표 달성에 대해 걱정하라’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이 당신이 잘못된 일을 하고 있고 당신만 그것을 모른다고 말한다면 편견에 사로잡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라’ 등 회사뿐만 아니라 개인이 맞닥뜨리게 되는 의사 결정 과정에서도 적용해볼 만한 원칙들이 수두룩하다.


공간이 사람을 만든다
어디서 살 것인가
유현준|을유문화사
1만6000원|380쪽

이 책은 아이들이 12년 동안 생활하는 학교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상자 모양의 4~5층짜리 건물, 대형 운동장 형태의 학교는 인격이 형성되는 아이들이 생활하기에는 너무나 획일적이다. 한국에서 이런 구조로 된 건축물은 학교와 교도소가 대표적이다. 양계장에서 독수리가 나올 수 없듯이 교도소 같은 건물 속 획일적인 교육 아래 성장해 온 아이들에게 창의성을 요구하는 것은 닭으로 키우고 독수리처럼 날라고 하는 격이다. 학교 건물 속에서 똑같은 교실, 숫자만 다른 3학년 4반에서 커 온 아이들은 대형 아파트의 304호에 편안함을 느낄 것이다. 저자는 학교 건축물에 대한 비판을 넘어 대안까지 제시한다. 건물을 더 작게 쪼개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작은 마당과 외부 공간을 갖추라는 식이다. 여건이 안 되면 테라스라도 만들라고 한다. 공간은 사람이 만들지만 그 공간이 결국 사람을 만든다는 저자의 주장은 특히 학교 이야기에서 더 와닿는다.

저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와 건축을 인문학적으로 해석하는 데 모든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독자는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어떤 공간을 만들어나가야 할지를 고민해 볼 수 있다.


상대에게 편안한 느낌을 주는 팁
불편한 사람과 편하게 대화하는 법
고니시 미호|김윤경 옮김|비즈니스북스
1만3000원|216쪽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는 부담스러운 비즈니스 미팅을 앞두고 있을 때, 말 안 통하는 상사와 단둘이 점심을 먹어야 할 때, 여러 사람과 대화 중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을 때, 우리는 위트 있는 대화는 고사하고 당장 말 잇기조차 버거운 경우가 많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부터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까지 1700여 명의 국내외 유명 인사를 인터뷰해 온 일본 NTV 기자인 저자는 일면식 없는 사람을 만나 짧은 시간에 편안하게 대화하는 법을 소개한다.

상대방이 한 말의 뒷부분을 소재로 삼아 앵무새처럼 이어 가라거나 ‘그렇군요!’ ‘정말요?’ 등 호응을 통해 상대방의 말을 귀담아듣고 있다는 표현을 수시로 해 주라는 식이다. 이를 통해 상대방이 대화가 편안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성공이다.

우리가 흔히 겸손의 표현으로 ‘다소 준비가 부족한 면이 있지만’ ‘긴장해서 이야기를 잘 정리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과 같은 말을 먼저 내놓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내 이야기는 재미도 없고 내용도 중요하지 않다’고 스스로 고백하는 꼴인 만큼 차라리 아무런 수식 없이 본론으로 들어가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여성들도 일한 만큼 벌 수 있는 비법
여섯 자리 연봉을 버는 여성들의 비밀
바바라 스태니|하퍼비즈니스
14.99달러|304쪽

여성이 남성보다 연봉을 덜 받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수년 전부터 여성들의 연봉 불이익에 관한 논쟁이 지속됐다. 미국 노동부 통계를 보면 여성의 평균 연봉은 남성의 50~70%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런데 어떤 여성들은 우리 돈으로 1억원 수준인 10만달러(100,000달러여서 여섯 자리라고 표현), 많게는 700만달러(75억5000만원)까지 벌어들이고 있다. 저자는 도대체 이런 고연봉 여성들의 비결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심리학자부터 회사 창립자, 컨설턴트, 프리랜서 작가, 심지어 아르바이트생까지 고연봉 여성 100여 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이들은 여성 직장인들이 흔히 듣는 ‘멘토를 찾으라’는 조언에 반기를 제기한다. 고위직 여성에게 멘토링을 받는다는 것은 질문과 조언이 필요한 하위직임을 스스로 규정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대신 특정 여성인들의 모임에 합류할 것을 권한다. 이런 모임에서는 비즈니스 전략이나 각종 기술적인 조언을 서로 나눌 수 있는데, 더 나아가 더 높은 연봉과 이를 막는 사내 장애물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에 관한 실질적인 팁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