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 테크놀로지 콘퍼런스에서 관람객들이 구글의 자율주행차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2016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 테크놀로지 콘퍼런스에서 관람객들이 구글의 자율주행차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2022 누가 자동차 산업을 지배하는가?
다나카 미치아키|류두진·문세나 옮김|한스미디어
1만8000원|360쪽|1월 30일 출간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차세대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곧 모든 산업의 미래’라는 것이다. 과거엔 자동차 산업이 기계 중심이었기 때문에 다른 산업 분야와는 따로 생각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IT·전기·전자·화학 등이 융합돼 있기 때문에 하나의 그림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차세대 자동차 산업에 뒤처진다는 것은 미래 전 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잃게 된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일본 릿쿄대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기업 컨설팅 회사 ‘머징포인트’의 대표인 저자는 소매·유통·제조·테크놀로지 등 다양한 기업의 컨설팅 경험을 토대로 일본 주요 언론에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경제 주간지 ‘도요게이자이(東洋經濟)’ 온라인판 등에 자동차 산업에서 벌어지는 혁신에 대해 썼다.

그는 국내 대표 완성차 제조사인 현대자동차의 위기를 직접 언급하진 않는다. 하지만 각 산업의 글로벌 거대 기업들이 얼마나 맹렬하게 미래차 시장에 대비하는지를 집중 조명함으로써 국내 관련 산업계에 위기감을 전한다. 책을 읽다 보면 한국 자동차 산업의 몰락이 곧 한국 미래 산업 전체의 몰락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느끼게 될지 모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자율주행차가 곧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 등 IT 기업뿐 아니라, GM 등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까지 앞으로 2년 내 완전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처럼 “사람이 운전하는 차에서 자율주행차로, 가솔린·디젤차에서 전기차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면서 기존 자동차 산업 구조가 무너지고 있다”며 “이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자동차 제조사들은 앞으로 5년 내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고 진단한다. 물론 저자의 얘기는 자동차 생산 자체가 급감한다는 뜻은 아니다. 미래에도 누군가는 계속해서 대량으로 신차를 만들어낼 것이다. 다만 몇몇 강력한 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자동차 제조사들은 소멸하거나 다른 회사에 통폐합될 것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저자는 자동차·IT·전기·전자 등 개별적으로 존재했던 업종 간 경계가 사라지고 이들 업종이 하나로 융합되면서, 기존과 전혀 다른 형태의 산업 구조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한다. 전기차만 해도 그렇다. 기존 차량에서 가장 중요했던 엔진 관련 부품이 아예 사라지고, 모터·전지·인버터처럼 새로운 부품이 중요해지게 된다. 자동차는 이제 ‘자동차·IT·전기·전자 산업의 통합 제품’이라 부르는 편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차세대 자동차 산업의 참여 역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자율주행차, 차량용 인공지능(AI) 비서 등이 차세대 자동차 산업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구글·아마존 등 IT 공룡들이 대거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었고, 기존 자동차 회사도 기술 기업을 인수하면서 빠르게 자동차·IT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를 움직이는 AI 기술력을 쥔 반도체 기업과 통신 기업들이 오히려 차세대 자동차 산업을 선도할 기세다.

이 책이 미래 자동차 산업을 전망한 기존 책들과 또 다른 부분이 있다. 저자는 “해당 기업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사업을 전개할지 예측하려면 매일매일의 급박한 뉴스만 쫓고 있어서는 상황의 본질을 놓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경영자의 철학·사상, 다시 말해 기업의 미션·비전·핵심가치로부터 기업의 미래를 읽어낼 것을 권한다.


개미에게도 통하는 국부펀드 투자 공식
노르웨이처럼 투자하라
클레멘스 봄스도르프|김세나 옮김|미래의창
1만6000원|256쪽|1월 16일 출간

지난해 부터 국내 주식시장이 하강기를 맞았다. ‘개미’라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은 수익률 급락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세우고 국가 기금을 운용하는 정부 기관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요동쳐도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수익률 유지를 위해 투자 전략을 치밀하게 세울 필요가 있다.

본받을 만한 기관 투자자가 있을까. 북유럽 특파원 출신 저자는 노르웨이의 국부펀드 ‘오일펀드’를 소개한다. 오일펀드는 1998년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한 후 연평균 6%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오일펀드 운용 규모는 약 1145조원으로 세계 1위의 국부펀드다. 저자는 “오일펀드의 투자 공식은 거의 모든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적합한 것”이라면서 “2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 관점에서 신흥국과 소형주 투자에 적극 나서는 것이 비결”이라고 말한다.

추상적인 지침만 담겨 있는 게 아니다. 포트폴리오 구성안의 구체적인 예시를 비롯해 주식, 채권, 부동산을 망라하는 자산별 투자 법칙, 상장지수펀드(ETF) 판별 방법까지 상세한 투자 전략이 담겨 있다.


법의학자가 직접 들려주는 죽음의 의미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유성호|21세기북스
1만6000원|280쪽|1월 23일 출간

“우리 모두 죽음을 비껴갈 순 없습니다. 그게 바로 우리가 죽음을 마주 보아야 하는 이유죠.” 저자는 죽음이 인생의 필연적 마지막 과정인데도 모두들 언급을 피하는 현실을 지적한다. 진정한 삶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 죽음의 민낯을 더듬어보자는 것이 이 책의 취지다.

저자 유성호 서울대 의과대 교수는 매주 월요일, 사망 원인이 불투명한 시체를 부검하는 법의학자다. 그가 20년간 부검한 시체만 1500구에 달한다. 그는 죽음의 원인을 과학자의 눈으로만 분석하지 않는다. TV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자문교수이기도 한 그는 탐정의 눈으로 망자의 삶을 재구성한다. 사고사로 죽은 한 아이에게서 가정 폭력의 흔적을 발견하고, 타살당한 줄 알았던 한 여인에게서 촉탁 살인 증거를 포착한다.

유 교수는 이렇게 맞닥뜨린 죽음의 조각들을 모아 2017년 대중을 대상으로 기초 교양 강의를 진행했다. 죽음을 유발하는 범죄와 질병을 비롯해 자살과 의료 분쟁 문제 등 죽음에 관한 모든 것이 강연 주제였다. 이때 진행됐던 유 교수의 강연 내용을 책에 담았다.


유모가 바라본 미국 저소득층 삶의 현실
메이드(Maid)
스테파니 랜드|아셰트
27달러|288쪽|1월 22일 출간

“최저임금을 받고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가족까지 부양할 수 없어요. 불가능합니다.”

미국 워싱턴주 스카짓 밸리의 한 가정집 유모가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과 인터뷰에서 밝힌 말이다. 최근 이 평범한 중산층 가정집 유모에게 미국 전역에서 인터뷰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그녀가 그간 미국 사회에서 외면받는 저소득층 노동자의 고충을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을 책으로 엮어낸 스테파니 랜드에 관한 이야기다.

랜드는 28세에 원치 않는 임신으로 미혼모가 되고, 딸과 함께 노숙인 보호소에서 생활한다. 유모로 취직하지만 노동조합 없는 일터에서 저임금과 초과 근무에 시달려 병가도 내지 못한다. 하지만 그녀는 고된 생활에도 야간 대학 강좌를 들으면서 작가의 꿈을 버리지 않는다. 글을 쓰기까지 힘겨웠던 과정을 책에 담아내면서 정부가 저임금 노동자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랜드는 “감당 가능한 가격의 음식, 주택, 아이 돌봄 서비스가 (저소득층 노동자들이) 가난에서 벗어나는 열쇠”라면서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은 잘못된 맹신”이라고 했다.

백예리·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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