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스다코다 주 윌리스턴 인근의 셰일오일 시추 현장. 사진 블룸버그
미국 노스다코다 주 윌리스턴 인근의 셰일오일 시추 현장. 사진 블룸버그

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
피터 자이한|홍지수 옮김|김앤김북스
1만9000원|544쪽|1월 29일 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시리아 주둔 미군의 전면 철수를 선언하면서 “미국은 세계의 경찰 역할을 맡을 수 없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미국 우선주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독자적인 선택이 아닌 오래전부터 감지된 변화다. 일례로 2016년 대선에 뛰어든 20여 명 중 미국이 세계 안보와 무역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인물은 공화당 경선 후보였던 존 케이식 전 오하이오주지사 한 명뿐이었다.

국제 전략 분석가인 저자 피터 자이한은 2014년 이후 미국에서 본격화된 셰일 혁명을 이 같은 변화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을 기점으로 미국이 나라 밖 정세에 직접 개입하게 된 이유로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질서 수호에 더해 에너지 확보를 꼽는다. 두 차례의 걸프전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모두 미국이 석유 확보를 위해 치른 전쟁이라는 것이 증거다.

지미 카터 대통령은 “미국의 에너지 확보를 위협하는 세력을 막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카터 독트린’을 제시했고 부시 대통령 부자는 이를 충실히 이행했다. 그런데 1991년 소련이 몰락하면서 소련을 제어하기 위해 다른 동맹국들의 사정을 봐 줄 필요가 없어진 데다 셰일 혁명으로 에너지 자급자족이 가능해지면서 석유 수송로를 지키는 데 열의를 가질 이유도 사라졌다.


중동 혼란해지면 중·일 충돌할 수도

문제는 미국이 국제무대에서 독자 생존의 길을 택할 경우 전 세계가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냉전기 소련에 맞서기 위한 미국 중심의 안보 동맹이 오늘날 세계질서의 근간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비춰 보면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소련에 직접 맞서 싸우기보다 동맹들을 키워 ‘방어막’으로 쓰는 게 훨씬 더 이익이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안보 동맹의 동맹국들에 자국 시장을 내줬다는 주장이다.

한국 경제의 고속 성장도 같은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 미국은 군사력을 동원해 동맹국과 교역을 안전하게 보호했고, 그 덕분에 한국 경제는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주변 열강의 위협에서 벗어나 날개를 활짝 펼 수 있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미국의 빈자리가 커질수록 에너지와 국제 에너지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국지전 발생 가능성도 함께 커질 것이다. 러시아는 무력으로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발트 3국을 되찾으려 할지 모른다. 그렇다 해도 미국이 핵 강국인 러시아와 전쟁에 참여할 이유는 더 이상 없다. 중동 패권을 둘러싼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갈등도 이미 심각한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저자는 중동 정세가 혼란에 빠지면 중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가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일각에서 주장하는 ‘미국 쇠퇴, 중국 부상론’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생각인지를 설명한다.

중국과 일본이 남중국해와 동남아시아의 거점을 장악하기 위해 전쟁을 벌일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국이 싸움터가 될 수도 있다.

저자는 이와 관련해 “나는 한국이 이러한 진퇴양난에서 벗어날 해법도, 한국에 헛된 희망도 제시하지 않는다”며 “다만 크고 작은 여러 나라들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만을 제시할 뿐”이라고 밝혔다.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모든 산업은 서비스업이다
구독과 좋아요의 경제학
티엔 추오·게이브 와이저트|박선령 옮김|부키
1만8000원|364쪽|1월 30일 출간

‘구독 경제(Subscription Economy)’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미국 기업인 티엔 추오가 ‘서브스크라이브드 매거진’ 편집장 게이브 와이저트와 함께 집필한 구독경제 사용 설명서다. 구독경제란 신문이나 잡지를 구독하는 것처럼 일정 기간 구독료를 지급하고 상품,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는 경제모델을 뜻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소비 트렌드 변화 가속으로 ‘제품 경제’와 ‘공유 경제’ 단계를 지나 어느새 구독 경제 시대에 진입했다. 이제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콘텐츠 서비스는 물론 자동차와 항공기, 병원과 은행 서비스까지 ‘구독’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책은 제품에서 고객으로 비즈니스 모델의 중심을 전환하는 것이 구독 서비스의 핵심이라면서 “히트 상품을 최대한 많이 판매해 마진을 늘리는 걸 목표로 하기보다는 지속적인 가치와 서비스를 제공해 반복적인 수익이 창출될 수 있도록 고객을 구독자로 전환하는 방향이 더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동차가 아니라 승차 공유를, 앨범이 아니라 음악에 초점을 맞춰 서비스하는 인식의 전환도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비즈니스에서 빛나는 철학적 사고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김윤경 옮김|다산초당
1만6000원|336쪽|1월 21일 출간

저자 야마구치 슈는 철학이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학문이라는 생각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본질을 꿰뚫고 최적의 해결책을 찾아내는 철학적 사고법이야말로 현대 직장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무기라는 것이다. 철학 전공인 그가 경영학 석사학위(MBA)도 없이 세계 1위 경영·인사 컨설팅 기업 콘페리헤이그룹의 임원 자리에 오른 것을 보면 설득력 있게 들린다. 저자는 “철학을 배워 얻는 큰 소득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깊이 있게 통찰하고 해석하는 데 필요한 열쇠를 얻게 해준다는 점”이라고 주장한다.

책은 비즈니스 현장에서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는 50가지 철학과 사상을 담았다. 비즈니스 모델을 찾을 때는 니체의 ‘르상티망(약자의 질투 혹은 패배자의 시기심)’을 이용해 타인의 기회를 찾아보았고, 새로운 제도를 정착시키는 방법을 모색할 때는 사회심리학의 아버지 쿠르트 레빈의 ‘변화의 3단계 과정(변화의 필요성을 인정-변화 준비-실제 변화)’을, 적은 비용으로 만족할 만한 솔루션을 얻고 싶을 때는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원칙에 입각한 가격 결정 모델을 적용하는 식이다.


‘변화의 시대’에 맞는 리더십 원칙
리더 시프트(Leader Shift)
존 맥스웰|하퍼콜린스
18.39달러|302쪽|2월 5일 출간

지난 40년간 세계 180개국에서 500만 명의 지도자를 훈련한 리더십 구루이자 50개 언어로 3000만 권 이상의 책을 팔아치운 작가 존 맥스웰의 신작이다. “모든 것이 빠른 속도로 변하는 시대에 맞는 리더십”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 집필 동기다.

그는 구체적으로 특정한 계획에 집착하기보다 대체 가능한 옵션을 두고 움직일 것, 조직 구성원들을 기쁘게 하려고 애쓰기보다 늘 새로운 도전 과제를 줄 것, 현재 직위에 따른 행동 원칙보다 보편타당한 도덕적인 원칙에 따라 행동할 것, 목표를 이루는 데 필요한 수단을 찾으러 다니지만 말고 직접 준비할 것 등 11가지 변화의 원칙을 제시한다. 맥스웰은 자신의 리더십 멘토로서의 삶을 한 단어로 정의하면 바로 ‘질문’이라고 단언한다. 그에게 질문이란 새롭게 배우고, 성장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자신을 자극하며 팀을 발전시키고 더 나은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원동력이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이끌고 목표를 성취하고 싶은 사람, 주변 사람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우며 더 큰 목표를 향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