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페스타 바이 민구’ 내부와 강민구 셰프,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캐주얼 유러피안(casual European)’을 표방한 다양한 음식들. 사진 반얀트리 서울, 조선일보 DB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페스타 바이 민구’ 내부와 강민구 셰프,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캐주얼 유러피안(casual European)’을 표방한 다양한 음식들. 사진 반얀트리 서울, 조선일보 DB

“눈 뜨고 먹으면 양식, 눈 감고 먹으면 한식.”

한 손님이 식사하고서 남겼다는 이 말보다 더 정확하게 ‘페스타 바이 민구’의 음식을 표현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서울 남산에 있는 도심 속 리조트호텔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 7월 8일 공식 개장한 레스토랑이다. 반얀트리 대표 식음 매장 ‘페스타(Festa)’를 강민구 셰프가 맡으면서 ‘바이 민구(by Mingoo)’를 덧붙여 새롭게 출발하게 됐다.

강민구씨는 한국을 대표하는 셰프다. 2010년 미국 퓨전 일식 레스토랑 ‘노부’의 바하마 지점 최연소 총괄셰프로 근무한 강 셰프는 지난 2014년 모던한식 레스토랑 ‘밍글스’를 서울 청담동에 열었다. 한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밍글스는 레스토랑 가이드 미쉐린(Michelin) 서울판에서 별 2개(최고 3개)를 받는 등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서울의 식당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강 셰프가 페스타를 맡았다는 소식을 듣고 어떤 음식이 나올지 궁금했다. 그는 “한국적 터치가 들어간 캐주얼한 양식”이라고 했다. “페스타에 처음 와 둘러보면서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구나’ 했어요. 도심이지만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해외 리조트 같은 풍경과 분위기라 파인다이닝(fine dining·고급 미식)이나 모던한식은 맞지 않는 듯했어요. 비즈니스, 휴양, 파티, 웨딩, 돌잔치 등 여러 성향의 손님을 두루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도 있어서 ‘캐주얼 유러피안(casual European)’으로 콘셉트를 잡았습니다.”


랑구스틴을 채운 꽈리고추 튀김. 사진 반얀트리 서울
랑구스틴을 채운 꽈리고추 튀김. 사진 반얀트리 서울

캐주얼 유러피안이 뭔지 감이 오지 않아 “돈가스, 함박스테이크 같은 경양식이냐”고 묻자 “그건 아니다”라고 했다. “양식이지만 한국 사람이 먹기에 부담 없고 편안한 맛의 음식입니다. 주말이면 밍글스에서 쓰고 남은 재료를 집에 가져다가 가족에게 음식을 해 드려요. 얼마 전 가족을 이곳에 모시고 식사했는데, 아버지가 ‘집에서 네가 해주는 음식 같네’라고 하시더라고요.”

강 셰프가 만든 음식을 맛보니 그의 아버지 말씀이 바로 이해됐다. ‘랑구스틴을 채운 꽈리고추 튀김’이 대표적이다. 맛도 모양도 바닷가재와 새우 중간쯤 되는 갑각류인 랑구스틴 살을 발라내 꽈리고추에 채워 튀김옷을 입혀 바싹하게 튀겨낸 이 음식을 한입 베어 물자 분식집에서 떡볶이와 함께 주문하는 고추튀김이 바로 떠올랐다. 하지만 훨씬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맛이었다.

‘한우 볼로네제 파스타’는 한국 사람에게 가장 익숙한, ‘바로 그 스파게티’ 맛이다. 전형적인 토마토 미트 소스인데, 면발을 포크로 말아 입에 넣을 때마다 친근한 매운맛이 느껴졌다. 알고 보니 소스에 고추장이 아주 조금 들어 있었다. 먹어서 바로 알 정도는 아니나 먹다 보면 확실하게 느껴지도록 한 분량 조절이 섬세했다.

‘덕자병어구이’는 여름이 제철인 덕자병어를 노릇하게 구워 베어네즈 소스를 곁들였다. 달걀노른자·식초·버터 등으로 만드는 전형적인 프랑스 소스 베어네즈에서 묘하게 한국적 뉘앙스가 느껴졌다. 강 셰프는 “된장과 참기름을 아주 살짝 넣었다”고 했다. 이 밖에 ‘시저 샐러드’에는 멸치액젓과 유자청이 들어가는 등, 메뉴에는 적혀 있지 않지만 한국 식재료를 점찍듯 가미해 한국인 손님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했다.

동시에 재료 자체의 맛을 살리기 위해 양념이나 조리는 최대한 단순하게 한다. 한우 오마카세 레스토랑으로 이름난 ‘본앤브레드’로부터 받는 최상급 한우는 그릴에 구워 소금만 살짝 뿌려 내는 식이다.

밍글스도 돌봐야 하는 강 셰프를 대신해 페스타에 상주하며 음식을 책임지는 윤태균 셰프는 이 점이 자신이 추구하는 요리 철학과 같아 합류하게 됐다고 했다. 강 셰프와 동갑내기(1984년생)인 윤 셰프는 경기도 일산에서 현대적으로 업데이트한 프랑스 요리를 내는 ‘보트닉’을 2년간 운영해왔다. 한국적 미감(味感)을 섬세하게 더하며 원재료를 최대한 부각시키기, 이것이 ‘강민구식 캐주얼 유러피안’인 듯하다. 개인 업장과 호텔 업장이 만나 빚어내는 긍정적 시너지를 페스타 바이 민구에서 봤으면 한다.


페스타 바이 민구 (Festa by Mingoo) ★★

주소 서울 중구 장충단로 60(반얀트리 클럽 & 스파 서울)

전화번호 (02)2250-8170

분위기 한쪽으로는 수영장 너머 서울 전경이, 다른 한쪽으론 남산 풍광이 통유리창을 통해 시원하게 펼쳐진다. 서울 한복판이지만 리조트에 여행 온 듯 긴장이 풀린다. 두 번째 만나는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완전 한식은 아니지만 한국적인 맛을 느껴보도록 하고 싶다면 알맞다.

서비스 캐주얼하면서 격식을 갖췄다. 이곳 음식 같다.

추천 메뉴 랑구스틴을 채운 꽈리고추 튀김 1만8000원, 두부와 참깨 엔다이브 샐러드 2만원, 덕자병어구이, 베어네즈 소스, 제철 채소 3만8000원, 차가운 허브 파스타 2만3000원, 한우 볼로네제 파스타 2만4000원, 최상급 한우 구이와 페스타 채소 셀렉션 5만5000원, 페스타식 해산물 플래터 9만8000원, 샤퀴트리와 콜드컷 플래터·미니 샐러드 4만8000원

음료 스파클링와인 6가지, 화이트와인 11가지, 레드와인 23가지를 갖췄다. 글라스와인(잔술)은 스파클링(샴페인) 3만2000원, 화이트 프랑스·독일·이탈리아 3가지 2만2000~2만8000원, 레드 칠레·프랑스·이탈리아 3가지 2만7000~3만2000원으로 ‘이 가격이면 차라리 병으로 마시겠네’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병으로 주문해도 화이트와인 기준 최저 9만6000원부터로, 와인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커피 맛집으로 이름 났으며 전국 여러 커피 전문점에 원두를 제공하는 프릳츠(Fritz)가 호텔에는 처음 납품한 원두로 내린 드립커피가 1만5000원(식사 시 1만원), 아메리카노·에스프레소·카푸치노·카페라테 1만3000원(식사 시 8000원)이다.

영업시간 점심 정오~오후 3시, 저녁 오후 6~10시

예약 권장

주차 편리, 발레파킹 서비스

휠체어 접근성 좋음

★ 괜찮은 식당
★★ 뛰어난 식당
★★★ 흠잡을 곳 없는 식당

조선일보 음식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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