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 임페디먼트는 어딘가에 붙어 있지 않은 모든 자연물을 말한다. 돌멩이, 낙엽, 나뭇가지, 나무토막, 동물의 사체와 배설물 등이다. 모래와 흩어진 흙, 이슬과 서리, 물은 루스 임페디먼트가 아니다. 사진 대한골프협회
루스 임페디먼트는 어딘가에 붙어 있지 않은 모든 자연물을 말한다. 돌멩이, 낙엽, 나뭇가지, 나무토막, 동물의 사체와 배설물 등이다. 모래와 흩어진 흙, 이슬과 서리, 물은 루스 임페디먼트가 아니다. 사진 대한골프협회

골프 규칙은 ‘코스는 있는 그대로’ ‘공은 놓인 그대로’ 플레이해야 한다고 분명히 못 박아 놓았다. 이에 따라 플레이어는 공이 지면에 놓인 상태(라이)나 스탠스 구역, 스윙 구역, 플레이 선, 구제구역 등을 개선해선 안 되며 이를 어길 경우 2벌타를 받게 된다. 잘 친 공이 디벗(divot·팬 자국)에 들어가도 그대로 쳐야 한다는 게 비합리적이라는 의견도 많지만, 이는 놓여 있는 공을 그대로 쳐야 한다는 골프의 기본 특성을 잘 반영하는 케이스다.


모래와 이슬, 물 등은 ‘루스 임페디먼트’에 포함 안 돼

하지만 지레짐작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그대로 쳐야 한다고 생각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 골프 규칙을 잘 이해하고 적절하게 적용하면 타수를 크게 잃을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

대표적인 게 ‘루스 임페디먼트(loose impediment)’. 루스 임페디먼트란 “어딘가에 붙어있지 않은 자연물로서 돌멩이, 낙엽, 나뭇가지, 동물의 사체와 배설물, 뭉쳐진 흙덩어리”라고 정의하고 있다. 골프 코스에는 크게 자연물과 인공물이 있는데, 루스 임페디먼트는 자연물 중 어딘가에 붙어있지 않은(loose) 장애물(impediment)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페널티 없이 플레이어는 코스 안팎 어디에서나 루스 임페디먼트를 제거할 수 있다’는 골프 규칙을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가장 잘 활용했던 선수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다.

1999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피닉스오픈 최종 4라운드는 골프룰에 있어서 기억될 만한 사건이 일어난 날이다. 이날 우즈는 파5 13번 홀에서 티샷을 당겨 쳤다. 공은 큰 돌덩이를 맞고 뒤에 멈췄다. 우즈는 이 돌이 루스 임페디먼트인지 판단을 요구했고, 경기위원은 “맞다”라고 판정했다. 그러자 우즈는 갤러리의 도움을 받아 돌덩이를 옮긴 뒤 플레이를 속개해 버디를 잡았다.

프로 대회에서 장독만 한 커다란 돌덩이를 루스 임페디먼트가 아니냐며 판정을 요구한 건 우즈가 사실상 처음이었다. 슈퍼스타 특혜 논란이 있긴 했지만, 이는 이후 많은 골퍼가 따라 할 수 있는 ‘판례’가 됐다.

올해 1월 유러피언(EPGA) 투어 사우디 인터내셔널 첫날에도 알바로 키로스(스페인)의 공이 바위 옆에 떨어졌다. 바위는 지면에 단단히 박혀 있지 않았기에 키로스는 자신의 캐디와 다른 선수 캐디와 힘을 합쳐 바위를 치운 후 샷을 했다.

이처럼 평소 골프 룰을 잘 이해하고 있으면 규칙의 도움을 받아 타수를 잃을 상황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의 앞뒤에 방해가 되는 돌멩이나 나뭇가지 등이 있다면 무턱대고 그냥 칠 게 아니라 말끔히 제거한 뒤 샷을 하면 ‘굿 샷’을 날릴 확률이 더 크다.

하지만, 바위를 치울 수 있다고 해서 공 주변의 흩어진(뭉쳐있지 않은) 흙이나 모래를 치우면 라이 개선으로 2벌타를 받는다. 모래와 흩어진 흙, 이슬과 서리, 물 등은 루스 임페디먼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루스 임페디먼트는 페널티 없이 코스 안팎 어디에서나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루스 임페디먼트를 제거하다 공을 움직이면 1벌타를 받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다만 퍼팅 그린에서는 공이 움직였더라도 벌타 없이 원래의 지점에 리플레이스하면 된다.


1999년 피닉스 오픈 최종 4라운드 13번 홀에서 타이거 우즈의 공이 커다란 바위 앞에 멈춰 있다. 우즈는 갤러리의 도움을 받아 ‘루스 임페디먼트’로 판정받은 바위를 옮겼다. 우즈는 바위의 방해 없이 샷을 날렸다. 사진 PGA 투어 동영상
1999년 피닉스 오픈 최종 4라운드 13번 홀에서 타이거 우즈의 공이 커다란 바위 앞에 멈춰 있다. 우즈는 갤러리의 도움을 받아 ‘루스 임페디먼트’로 판정받은 바위를 옮겼다. 우즈는 바위의 방해 없이 샷을 날렸다. 사진 PGA 투어 동영상

움직일 수 있는 인공 장애물은 벌타 없이 치울 수 있어

그럼 인공 장애물은 어떻게 처리할까. 움직일 수 있는 인공 장애물로부터 방해를 받는 경우에는 코스 안팎 어디에서든 그 장애물을 제거할 수 있다. 공이 벙커 옆에 있는 고무래에 걸려 정지해 있다면 벌타 없이 고무래를 치우고 칠 수 있다. 고무래를 제거하다 공이 움직이면 페널티 없이 볼을 리플레이스하면 된다. 고무래를 제거하기 전에 공을 먼저 집어 올리면 1벌타를 받으니 주의해야 한다. 고무래를 치워서 공이 움직일지 안 움직일지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공을 리플레이스해야 하는지 드롭을 해야 하는지 기준은 공이 지면에 닿아 있는지 여부다. 앞 조에서 흘리고 간 수건 위에 공이 놓여있는 경우에는 지면에 닿아 있는 공이 아니기 때문에 먼저 공을 집어 올려도 페널티가 없다. 그 수건을 제거하고 원래의 공이 있었던 수직 아래 지면을 기준점으로 해서 홀에 가깝지 않게 한 클럽 길이 이내 드롭을 하면 구제가 완료된다.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인 경우에는 그 장애물을 피해 가장 가까운 완전한 구제 지점을 기준점으로 한 클럽 길이 이내 구제를 받을 수 있다. 카트도로와 스프링클러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런 구제 원리는 비정상적인 코스상태라 불리는 동물이 만든 구멍, 수리지, 일시적으로 고인 물,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 모두 동일 방법으로 구제 가능하다.


TV 중계 타워 등 임시 장애물은 플레이선까지 구제

골프 대회 중계방송을 보면 플레이선상에 TV 중계 타워가 걸릴 경우 구제를 받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특정 경기를 위하여 코스나 코스 바로 옆에 쉽게 움직일 수 없도록 고정시켜서 임시로 설치해놓은 이런 추가 구조물을 움직일 수 없는 임시 장애물(Te-mporary Immovable Obstructions)이라고 한다. 그랜드 스탠드나 텐트 같은 것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움직일 수 없는 임시 장애물들은 물리적인 방해와 시선상의 방해가 있는 경우 로컬룰로 구제를 허용하고 있다. 플레이선까지 구제를 받기 때문에 완전한 구제 지점에서 한 클럽 더 옮긴 곳을 기준점으로 잡는다.

대한골프협회 룰 담당 구민석 과장은 “그린 주변 스프링클러는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이지만 로컬룰에 따라 퍼터로 플레이할 경우 플레이선 구제를 해주는 경우가 많다”라고 했다.

민학수 조선일보 스포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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