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이 지난해 8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실적 발표 기자회견에서 비전펀드의 투자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조선일보 DB>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이 지난해 8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실적 발표 기자회견에서 비전펀드의 투자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조선일보 DB>

1 |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
스기모토 다카시 | 유윤한 옮김 | 서울문화사
2만5000원 | 600쪽

아시아의 록펠러, 혁명아, 파괴자, 카리스마의 화신. 1957년 일본 규슈 사가현 도스(島嶼)의 무허가 판잣집에서 재일교포 3세로 태어나 일본 최대 자산가로 성장한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사장을 일컫는 말들이다. 오랫동안 산업 분야를 취재해온 저자는 300년 앞을 내다본 손 사장의 도전 역사를 재조명하면서 사업가 손정의가 아닌 ‘인간 손정의’에 초점을 맞춰 분석했다.

책은 손 사장이 사사키 전 샤프 상무의 백수(白壽) 기념파티를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사사키는 그가 전자번역기에 투자를 부탁했을 때 흔쾌히 종잣돈을 내놓으면서 사업가의 길을 열어준 은인이다. 아이템과 열정만으로 굴지의 전자회사 중역을 찾아간 손 사장도 대단했지만, 그의 비범함을 단번에 알아본 사사키의 안목이 없었다면 지금의 손정의는 없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필요하면 꼭 손에 넣는 투자

손 사장의 남다른 배포는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에서도 잘 드러난다. 손 사장은 2016년 7월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 암(ARM)홀딩스를 240억파운드, 당시 환율 기준으로 약 35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암이 업계 최고 기업인 건 분명하지만, 연매출 2조원 규모의 회사가 그만한 투자 가치가 있냐는 점에서 이견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손 사장은 반도체 칩 설계 시장 규모가 향후 몇 년 내 1조달러(약 1075조원)에 이를 것이며, 암홀딩스가 칩 설계의 90~99%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같은 해 미국 그래픽칩(GPU) 제조업체 엔비디아의 지분도 40억달러(약 4조3000억원)어치 매입했다.

일본 유력 일간지에서 오랫동안 산업 분야를 취재해온 저자는 손 사장이 암을 인수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묘사했다. 그가 엄청난 거금을 들여 암을 인수한 이유에 대해서는 로봇이 인간을 능가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로봇의 주요 부품인 반도체 설계 기술을 보유한 암의 미래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이다. 저자는 암 인수 건을 중심으로 손 사장의 과거와 현재·미래를 입체적으로 풀어낸다.

또 소프트뱅크의 전·현직 간부들도 여러 차례 인터뷰해 무일푼에서 시작해 10조엔에 가까운 부를 거머쥔 손 사장의 가치관과 판단 기준을 파고든다. 저자가 일관되게 보여주는 손 사장의 사고 중심에는 ‘플랫폼’이 있다. 암 인수의 경우에서 보듯 관련 시장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에 플랫폼을 선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손 사장의 행동 패턴에 대해서는 “하나의 사업에 성공하면 또 다른 사업거리를 찾아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손 사장은 이를 ‘패러다임 시프트’라고 이름 붙였다. 저자가 ‘세계 어디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독특한 경영자’로 평가하는 손 사장의 미래가 궁금하다면 읽어볼 만하다.


알면 보이는 절세 노하우
2 | 세금을 알아야 부가 보인다
이동기 | 청림출판
1만5000원 | 320쪽

올해 세법 개정안을 반영한 절세 관련 서적이 나왔다. 세무사인 저자는 세금 이슈를 크게 상속과 증여, 부동산, 사업, 근로로 나눠 합법적인 절세 비법 53가지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증여·상속을 할 때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하고 그것을 자녀 명의로 투자해 재산을 늘리는 것이 최근 추세라면서, 증여세는 10년 단위로 계산하기 때문에 10년의 간격을 두고 증여한다면 증여금액이 분산돼 많이 공제받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나이가 들면 사용하는 돈의 출처를 기록해놔야 한다고도 말한다. 사업을 하는 사람의 경우, 돈이 입출금된 흔적은 있는데 사용처가 명확하게 기재되지 않아 현금으로 ‘증여’했다고 오해받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통장에 간단한 사용 내역을 기재해두면 세금 문제가 발생했을 때 소명자료로 쓸 수 있다고 한다.

부동산 거래 시점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저자는 매년 6월 1일을 기점으로 부동산 소유자에게 1년치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모두 부과된다며 거래 시점을 잘 잡아야 한다고 귀띔한다.

이 밖에 합법적으로 세금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사례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엠제이 드마코(왼쪽). <사진 : 페이스북>
엠제이 드마코(왼쪽). <사진 : 페이스북>

정해진 소득을 넘어 부자가 되고 싶다면
3 | 언스크립티드
엠제이 드마코 | 안시열 옮김 | 토트
1만9800원 | 496쪽

계층 이동 사다리는 어느새 자취를 감췄다. 세계적인 문제인 양극화 속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그날 벌어 그날 먹고살기도 버겁다.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부자가 돼야 한다.

청소부를 하다가 리무진 차량 예약 서비스 ‘리모스닷컴’을 창업해 30대에 백만장자가 된 저자는 빠르게 돈을 벌어 부자가 되는 방법을 ‘부의 추월차선’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와 관련해 정해진 각본(경제·산업 시스템)에서 벗어나 부의 추월차선을 달리기 위한 실천법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사업 상대방과 ‘주고받기’는 관계로 발전하기에 앞서 먼저 ‘주기’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조건을 달지 않은 매력적인 제안을 해야 신뢰가 쌓이고 네트워크 확장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자신의 조언에 따라 부를 증식한 사례도 소개한다. 2011년 저자가 운영하는 ‘추월차선 포럼’에 사업을 시작한다는 글을 올렸고, 2014년 미국 가정용 건축자재 유통회사 홈데포 입점에 성공한 샐 파올라가 대표적인 예다.


조직문화의 핵심은 신뢰와 협동
4 | The Culture Code(문화 코드)
다니엘 코일 | 반탐북스
28.14달러 | 304쪽

저자가 성공적인 조직문화를 설명하기 위해 예로 든 사례를 보자.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를 병행하는 피터 스킬먼(Peter Skillman)은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탑쌓기 실험을 했다. 유치원생들과 경영대학원 학생들을 각 4명씩 팀을 꾸려 시간 제한을 두고 요리되지 않은 스파게티·테이프·마시멜로가 붙은 끈을 이용해 탑을 쌓는 방식이다.

아이들은 대학원생들과 달리 전략·분석을 하지 않았다. 또한 역할 분담 및 책임 소재를 정하는 일도 없었다. 아이들은 책임과 권한,규칙, 비난의 두려움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그저 탑을 쌓는 놀이에 집중했다. 수십 번 반복된 실험을 통해 아이들은 평균 약 66㎝의 스파게티 탑을 만들었다. 반면 대학원생들은 시간 제한에 걸리거나 평균 25㎝ 미만의 탑을 만드는 데 그쳤다. 저자는 아이들이 어른들과 달리 지위를 놓고 경쟁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서로 도움을 주고 위험을 함께 감수하면서 해결책을 빨리 도출해냈다는 것이다.

저자는 성공적인 조직의 문화는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진심으로 협력하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이런 문화에서는 조직원들이 심리적 안정감을 갖고 그룹의 목표를 받아들인다고 설명한다.